6월 062009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응혈과 라인

최근 시국선언에서 교수들은 이명박 정부의 소통 부재를 민주주의의 중대한 위기로 지적했는데, 적어도 청와대 내부에선 그것이 맞는 듯하다. 국민과의 소통은 오히려 차후의 문제일 수 있다. 당정청 사이의 소통 역시 다음의 문제일 수 있다. 청와대 내부에서, 정청(政靑) 간에 소통을 막고 있는 ‘응혈(凝血)’부터 치료해야 한다.

응혈 전 단계에 자리잡은 인사들은 무사안일에 안주하고, 응혈 이후의 라인은 대통령에게 새로운 판단 자료를 제공하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국가 최고지도자가 국민들에게 호소하는 말은 예나 지금이나 “경제가 문제다. 안보를 챙겨야 한다”는 것밖에 있을 여지가 없다. [한국일보]

일반 기업에도 위기시 상황분석을 저해하는 응혈이 존재할 수 있다. 이 응혈이라는 것은 외부에서 보는 것 만큼 ‘의도적’이거나 ‘억지스러운’ 방식으로 존재하는 것은 보통 아닌 것 같다.

보통 일반기업의 이 응혈은 해당 위기에 대한 상황을 분석하고 보고하는 라인에서 1차 맺어진다. 이 라인은 해당 위기상황에 오너십을 가지고 있었던 부분이기 때문에 평소 자신들이 제대로 해당 위기 요소들을 관리하고 있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을까봐 전전긍긍하기 마련이다.

당연히 상황의 심각성이나 파급력을 축소하고 의미를 폄하하고 해결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하면서 상황을 보고하곤 한다.

두번째 응혈을 맺게 하는 라인은 보고 라인 그 주변에 있는 부문들이다. CEO는 보통 이렇게 묻게 된다. “이번 건으로 다른 부문에 미칠 영향은 무엇이 있고 얼마나 심각할 것인가?”하고 제 2차 위기발생 가능성을 점치려 한다. 이 때 다른 부문들은 최초 보고 라인의 큰 틀을 함부로 벗어나기가 힘든게 사실이다. 생산에서 최초 보고하면서 이번 이물질이 식스시그마 불량 비율의 10분의 1도 안되는 엄청나게 특이한 케이스였고, 이정도 문제면 우리 회사가 예측하거나 통제 불가능했었던 이슈라고 보고를 했다고 치자. 마케팅이 이 상황에서 나서서 우리 브랜드에 대한 임팩트가 심할 수도 있으니 좀더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운운하면 완전히 내부적으로 적을 만들게 되는 법이다.

당연히 마케팅 임원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혹시 모르는 우리 브랜드 영향력을 민감하게 모니터링 해야 옳다’는 대략적인 의견을 조심스럽게 피력하게 된다.

세번째 응혈은 CEO자체의 응혈이 된다. CEO가 모든 보고라인과 인접라인의 보고를 받고 나서 일단 해당 위기에 대한 상(image)를 스스로 파악했다고 자신하면 이에 일관된 의사결정들을 연속적으로 진행하고 그 효과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는 거다.

물론 해당 의사결정들과 대응방식들이 운이 좋게도 잘 통하면 모르지만, 그것이 해당 상황을 더욱 파국으로 치닫게 하는 방식이거나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들로 점철되면 그건 재앙이된다.

그래서 응혈이라든 표현과 현 상황에 대한 소통의 문제에 대해 쓴 위 칼럼에 대해 100%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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