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경영진이 기자회견장에 우르르 몰려나와 머리를 90도로 숙이며 국민에게 사죄하는 광경을 흔히 접할 수 있다. 제품에서
조그만 결함이 발견되거나 자사 직원들이 물의를 일으킨 경우에도 대국민 사죄는 약방의 감초처럼 꼭 따라다닌다. 일본에서 공적
책임을 따질 때 ‘사과(아야마리)’라는 단어 보다 ‘사죄(샤자이)’라는 표현을 더 많이 쓰는 것도 책임의 무게를 강조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매일경제]
기업의 위기시 클라이언트에게 “아무래도 공개적으로 사과를 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하면 10중 10이 모두 ‘노(No)’를 하신다. 이 ‘No’라는 의미는 ‘사과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공개적으로 CEO 또는 오너께서 허리를 굽히는 등의 퍼포먼스를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사실 이런 결정은 CEO 또는 오너 스스로 하신다 하실 때만 가능하지, 내부에서 아무리 ‘공개 장소로 나가시라’ 해도 실현될 가능성은 없다. (심지어 그런 요청이나 조언을 하는 인하우스도 되레 총 맞기 쉽상이다. 그래서 매우 민감하다.)
이번 사건이 상당히 위태롭고 중대한 사태라는 것을 알긴 하지만, CEO나 오너께서 허리를 굽히시는 것은 그들을 ‘두번 죽이는 것’이라는 생각이 의외로 팽배하고 견고하다. 따라서 이런 퍼포먼스를 강조하는 것은 전술적으로 위기 관리 코치의 수명을 단축시킬 뿐 아무 이득이 없다.
반대로 정치권이나 공공기관 그리고 NGO등에서는 의외로 자주 허리를 숙인다. (생각같아서는 그 반대일 듯 한데 아니다) 이들은 그 만큼 명분에 죽고 사는 비지니스를 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어제 여러 대기업 임원들이 모여 술자리 중 한임원에게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사실 회사 사장 처럼 독재가 어디있어? 회사 사장에게 반기를들거나 비판하는 세력이 있을 수 있나? MB같은 경우에도 CEO출신이라고 하지만 민주적 경영 개념이 있을 수 없잖아. 특히 현대라는 기업 자체의 리더십에서도 현재까지 민주적 측면을 발견하기 힘든데…MB가 그런 민주적인 태도를 가질 수 없었던 것이 어떻게 보면 당연한 거지…”
그 이야기에 대해서 상당히 공감을 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기업이 민주적 리더십을 가지고 비지니스를 해 나가고 있다고 착시한다. 바로 이런 기업의 독재적인 리더십이 위기관리의 성공률을 저하시키는 주된 요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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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Responses to 회사 사장들 처럼 독재가 어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