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72012 Tagged with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의 통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의 통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기업 내 고위급 임원들이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6시간~8시간)을 함께 하는 실습형 이벤트이기 때문에 기업내부 실무자들로서는 준비와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무척 많기 마련이다. 컨설턴트들이 많은 경험들이 있다고 해도 기업 실무자로서는 하나 하나 꼼꼼하게 챙기지 않으면 무언가 사소한 문제라도 발생하지 않을까 조마조마하다.

이와 함께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면서 메인 컨설턴트가 통제해야 할 상황들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에 대해 한번 돌아보자. 일반적으로 메인 컨설턴트는 시뮬레이션 전반에 걸쳐 개입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하지만, 시뮬레이션 진행에 있어 심대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부분적으로 개입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상황이 시뮬레이션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할 만큼 위기관리 위원회의 위기대응 수준이 떨어지는 경우다. 이는 감정적으로 상황적으로 해당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시뮬레이션에서 제시한 위기 시나리오를 해석하지 못하거나, 제대로 대응하는 프로세스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메인 컨설턴트는 이런 상황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진단을 내린다. 이런 상황이 초기에 지속된다면 메인 컨설턴트가 자율적인 시뮬레이션 진행을 일시 중단하고, 위기관리 위원회와 함께 해당 시나리오를 중심으로 대응 프로세스 하나 하나를 가이드 해 준다. 분명한 것은 해당 위기관리 위원회가 위기대응을 할 줄 모르는 것이 아니라, 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온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는 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가능한 메인 컨설턴트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진행 도중 위기관리 위원회의 활동에는 개입하지 않는다. 몇가지 예외적인 상황을 이외에는 위기관리 위원회 스스로 상황을 헤쳐 나가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단, 필요시에 한해 메인 컨설턴트는 시뮬레이션을 일시 중지시키고 토론을 리드하거나, 진행 코칭을 하거나, 피드백을 주면서 시뮬레이션 전반을 정상화 시킬 수 있다]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해당 상황에 몰입하지 못하는 경우들도 있다. 일부 핵심 임원께서 시뮬레이션 상황에 몰입하지 않으시며 블랙베리를 들여다 보시고 계신다거나, 랩탑을 가지고 오신 임원께서 사무 처리를 하시고 계신다거나 하는 경우다. 이는 사전에 CEO등의 인가를 얻어 강력하게 제한하는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시뮬레이션에 참여한 임원들의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절대적으로 제한할 수는 없겠지만, 전체적으로 시뮬레이션에 몰입하지 못하는 상황까지는 가면 안 된다.

일부 임원들이 시뮬레이션 시나리오가 적절하지 않거나 현실적이지 않다 비판하고 나오시는 경우들도 있다. 이는 상당히 사내 정치적인 이슈이기 때문에 뚜렷한 해결책이나 방지책은 없어 보인다. 위기관리 프로젝트를 리드하고 있는 부문과 그와 각을 세우고 있는 다른 부분간의 견제행위라고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런 상황은 발생할 수도 없는 상황인데 왜 이런 시나리오를 가지고 우리가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해야 합니까?” 또는 “시뮬레이션의 흐름을 이해할 수가 없어요. 사건 발생이 바로 한 시간전인데 어떻게 언론이 이렇게 빨리 들이닥칩니까? 언론이 이 내용을 알 수가 없지요?” 이때 이런 질문이나 항의에는 메인 컨설턴트가 답변을 하면 안 된다. 위기관리 위원회 스스로 이런 부정적인 반응들을 자제시키면서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물론 위기관리 프로젝트를 리드하는 부문의 임원이 가장 큰 역할을 해야 한다. 여기에서 핵심은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기 위해 컨설턴트들은 해당 시나리오들에 대해 최대한 현실성(feasibility) 체크를 했다는 사실이고, 여러 전문가들이 이를 검증했다는 점이다.

가끔은 CEO께서 시뮬레이션 도중에 자리를 비우시는 경우도 발생한다. 여기에서 CEO부재의 의미는 시뮬레이션의 집중도를 가시적으로 떨어뜨리기 때문에 경계해야 할 상황이다. 위기관리 위원회 임원들의 경우 CEO가 시뮬레이션 진행을 리드하실 때와 CEO께서 잠깐 자리를 비우실 때 그 집중도가 확연하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다. 지속되는 시나리오별 의사결정에 있어서도 그 이전과 다른 비효율성을 보인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CEO께서 시뮬레이션에 참가하셨으면 끝까지 함께 하시는 것이 최선이다. 대부분 시뮬레이션에 참가하신 CEO들은 다른 임원들 보다 훨씬 더 강한 몰입도와 참여열정을 보여주시곤 한다.

위기 상황 전개 플랜에 따라 시나리오들이 정기적으로 하달 되는데 이 간격이 너무 빠르거나 늦거나 하는 경우도 있다. 상황의 변화와 전개는 늦어도 안되고 빨라도 안 된다. 이 완급에 대한 조정과 통제는 메인 컨설턴트와 컨트롤룸의 리드 컨설턴트의 핵심적인 몫이다. 메인 컨설턴트와 리드 컨설턴트는 일대일 커뮤니케이션 라인을 통해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한다. 이를 통해 상황과 대응의 완급을 상시적으로 조정한다.

아주 가끔은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미처 컨설턴트들이 예측하지 못한 입장과 대응활동을 하는 경우들이 발생한다. 이런 경우 기존에 준비해 놓은 시나리오의 틀이 망가지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가 컨설턴트들에게 가장 최악의 상황이다. 만약 위기관리 위원회가 정말 엉터리 같은 입장과 대응으로 정상적인 상황을 극단적으로 치 닿게 하는 경우라면 메인 컨설턴트는 시뮬레이션을 잠시 중단시키고, 그 대응방식들에 대해 토론을 진행한다. 하지만, 위기관리 위원회가 상당한 수준의 전략적 대응을 해 시나리오 흐름을 망가뜨리게 되면 메인 컨설턴트와 리드 컨설턴트는 빠른 시간 내에 기존 시나리오들을 변경해 대응해야 한다. 이해관계자 역할을 하는 컨설턴트들도 완전하게 바뀐 시나리오와 이해관계들을 빨리 수정 이해해야 하고, 실행해야 한다.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이 얼마나 빨리 새로운 시나리오에 적응하는 가 하는 부분도 그들의 경력과 능력에 대한 주제가 되겠다.

돌아보면 위기라는 상황 자체가 예측 불가능하거나 통제 불가능한 주제다. 위기관리는 더욱 혼란스러운 주제다. 거기에 시뮬레이션이라는 단어가 붙으니 그 혼란스러움은 더 말할 수 없는 경지에 다다른다. 컨설턴트들과 위기관리 위원회는 이런 혼란스러움을 극복하고 조정 통제하며 시뮬레이션을 진행한다. 그래서 시뮬레이션 이후에는 스스로 자신감이 생긴다. 경험에 의한 실질적인 자신감이다.

다음 글에서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 하반부의 진행’을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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