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

4월 092014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원 포인트 레슨 3편] 공격 대신 공경을 행한 토요타 아키오 사장

 

공격 대신 공경을 행한 토요타 아키오 사장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 시에는 경청(listening, 敬聽) 하라 한다. 평시도 물론이지만 위기 시에는 더더욱 이 경청이 큰 가치를 발하는 법이다. 경청이란 남의 말을 공경(恭敬)하는 태도(態度)로 듣는 것을 의미한다. 위기 시 여러 이해관계자들에게 존경심을 먼저 가지는 것이 경청을 가능하게 하는 전제 조건이다. 일본의 최대기업 토요타. 창업자의 증손자인 아키오 사장은 이해관계자들의 소리를 들었다. 공격 대신 그들을 공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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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월 초 토요타의아키오사장은 일본 나고야에 자리한 토요타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는 당시 발표된 국제 리콜 사태에 대한 사과의 뜻을 밝히기 위해서였다. 아키오 사장은 토요타 가문의 4대 총수로 토요타를 창업 한 토요다 사키지의 증손자다. 문제는 기자회견에 그가 숙인 고개의 각도였다.

그는 세계 각국 기자들 앞에서 고개를 숙이며 이렇게 이야기 했다. “전세계 고객들에게 걱정을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 이번 제작결함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품질관리 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서구 언론에서는 엉뚱한 것에 시비를 걸었다.

미국의 LA타임즈는 이 기자회견을 평하면서 “‘의례적 인사(ritualistic bow)’에 불과했다. 일본 예절에선 사죄할 때 90도 각도로 허리를 깊이 숙여 길게 절하지만 토요타 사장은 그저 짧고 의례적인 인사에 그쳐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케 했다고 지적했다. 토요타 입장에서는 참으로 당황스러운 반응이 아닐 수 없었다. 한 언론에서는 아키오 사장이 숙인 고개의 각도를 각도기로 재 ‘40로 표시하기 까지 했다. 형편 없는 각도라는 뜻이었다.

AP통신은 토요타 사장은 일본식으로 절했지만 그의 전임자를 포함한 다른 경영자들이 사죄할 때 하듯이 깊은 절은 하지 않았다고도 비판했다. 영국의 더타임즈는 동양 예절 전문가들에게 의견을 물었다며 토요타 사장의 절은 참회를 의미하는 깊고 긴 절에 상반되는 짧고 형식적인 절이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단순한 가십을 넘어 아키오 사장과 토요타 전체의 진정성 까지를 의심하게 하는 지독한 비난이었다.

보통 이런 언론의 삐딱함에는 대부분 기업들은 무시로 대응하거나 해명하면서 정면 돌파하고자 하는전략을 강구하게 마련이다. 내부적으로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기사로 쓰는 기자들의 자질이 문제다라던가  그런 수준 이하의 의도적 비난에 대해서는 댓구 할 가치도 없다며 화를 내는 임원들이 넘쳐나게 된다. 언론을 상대하는 홍보실에서도 VIP의 진정성을 지적하는 기자들에게 하소연을 하거나 너무 하는 것 아니냐 항의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토요타의 아키오 사장은 좀 달랐다. 4일 후 중국 북경에서 열린 동일한 취지의 기자간담회. 그는 다시 한번 사과와 개선의 메시지들을 던지며 고개를 숙였다. 그의 고개는 거의 책상에 닿을만한 각도로 숙여졌다. 이후 언론은 이전과 같이 각도를 재어 ‘60로 머리를 숙였다 칭찬(?)했다. 어떻게 이런 변화가 가능했을까? 누가 아키오 사장에게 머리를 더 숙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라고 조언이라도 한 것일까?

이런 아주 작지만 큰 변화에는 아키오 사장의 경청철학이 기반이 되어 있다 보는 해석이 많다. 자신을 비롯한 자신의 회사를 비웃는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불평을 존경심을 가지고 듣고 있다는 표현을 하고 싶어서였을 수도 있다. 언론사들의 억지스러운 비아냥을 공격으로 받아 치는 대신 공경을 바탕으로 수용했다. 위기 시에 자신을 비난하고 비판하는 이해관계자들에게 공경심을 표하며 경청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억울하기도 하고, 스스로도 원통하기도 하고, 한두 번이지 계속되는 의도적 비난에는 화를 내는 게 당연하다.

아키오 사장은 달랐다. 경청하고 그래? 그러면 내가 머리를 조금 더 숙여서 진정성을 다시 한번 보여줄 필요가 있겠군알았어하는 전략적 결심이 있었던 것이다. 그 이후 계속되는 기자회견과 청문회 그리고 딜러들과 고객들을 향한 장소에서 그는 더욱 진정성 있게 머리를 깊이 조아렸다. 이전 언론들은 더 이상 그의 진정성에 대해 논하지 못했다. 일본이라는 나라에서 날아와 희한하게 머리를 숙이며 용서를 비는 세계적 기업의 총수에게 또 다른 비난은 불가능했다.

경청. 이 또한 리더의 결심이자 철학의 반영이다. 위기 시 리더 스스로 경청을 외치고, 아래 임직원 모두가 우선 경청하고 주요한 이해관계자들이 원하는 것을 찾아 하자는 개념만 형성된다면 위기관리에 실패할 가능성은 부쩍 줄어든다. 위기 시 홍보실을 통해 진행하는 모니터링이 우리를 누가 욕하고 있는지 살피는 것이 목적인지 아니면 주요 이해관계자들은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지를 살피는 것이 목적인지는 리더의 경청 마인드에 따라 갈린다. 성패에 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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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는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뉩니다. 이 글은 위기 발생 후 기업, 정부, 공기관등이 위기관리를 위해 실행 한 커뮤니케이션 중 하나의 성공 포인트만을 잡아 예시한 것입니다. , 이 원 포인트가 해당 케이스 위기관리 전반의 성공을 대변하고 있지는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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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082007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습관이란 城을 함락시키자!

습관이란 城을 함락시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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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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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習慣). ‘습관을 고치는 것은 튼튼한 성 하나를 함락시키는 것 보다 더 어렵다’는 말이 있다. 습관은 제 2의 천성이라고도 한다. 그 만큼 습관은 고치기 불가능한 대상이다.

그러나 고치기 어렵다고 습관을 그냥 천성으로만 유지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 더구나 CEO의 커뮤니케이션 ‘습관’은 언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성패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

CEO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일반적인 커뮤니케이션 습관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 잘 듣지 않는다 : 경청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영어로는 hearing은 하지만 listening은 하지 않는 습관을 말한다.
● 공감대를 찾지 못한다 : 일부는 감정이입이라고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나는 나 너는 너’식의 기조를 가지고 말을 나눈다.
● 자신을 오픈 하지 않는다 : 자신의 이야기 보다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기 즐기고 익숙해 한다.
● 비언어적 메시지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 얼굴표정이나, 눈 빛, 눈동자의 움직임, 손과 발의 동작, 언어 이외의 소리 등이 커뮤니케이션을 방해 하더라도 그렇게 신경을 쓰진 않는다.
● 대체적으로 말이 길고, 말을 끊어 하지 못하고, 논리적으로 정열하지 못한다.

보통 CEO분들은 말씀 하시기를 즐기시고,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말을 하는 데 사용하는 분들이다. 반면 경영학 또는 커뮤니케이션학에서는 ‘경청(敬聽)’을 성공하는 CEO의 덕목이라고 꼽는다. 언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이 ‘경청’의 가치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의 기본 소양으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자의 말을 주의 깊게 들어 주는 것 만으로도 반 이상은 커뮤니케이션에 성공한 것이라는 뜻이다.

기자와 마주 앉은 CEO라면 누구나 상대 기자를 경계하게 된다. ‘불가근 불가원’의 원칙을 지킨다는 마음에 기자와는 쉽게 공감대를 찾지 않는다. 하지만 위기 시일수록 기자를 이해하고 빨리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왜 저 기자들이 이런 질문을 하는 건지, 왜 이렇게 공격적으로 나오는 것인지를 이해하고 공감한다면 커뮤니케이션은 훨씬 쉬워진다.

CEO 열분 중 아홉은 자신에 대한 이야기들을 기자에게 개인적으로 개방하는 것을 꺼린다. ‘기자들이 이걸 알면 내게 무슨 긍정적인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에서다. 가끔 저녁자리에서 기자들이 CEO에게 “자제 분들은 어떻게 되시나요?”라는 약간 사적인 질문을 하면 “아 뭐, 아들 놈 하나 있습니다” 하시면서도 ‘더 이상은 묻지 말았으면…’ 하는 인상을 짓는 분들이 계시다. 물론 자신의 사생활을 다 개방하라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 적절한 자신에 대한 개방은 기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부드럽게 하는 윤활유가 될 수 있다.

CEO들은 다수의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데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일대일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는 비교적 비언어적 요소의 관리에 어색함을 느끼곤 한다.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하면서 TV 카메라로 CEO의 인터뷰 모습을 촬영해 보면, 많은 분들이 눈동자 움직임의 관리에 익숙하지 않은 것이 한 예가 될 수 있다. 자신의 비언어적인 커뮤니케이션 습관을 확인하려면 대화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동영상 촬영을 해 보자. 여러 가지 인지하지 못했던 습관들이 눈에 보일 것이다. 그것들이 긍정적이지 않는 것들이라면 고치면 된다.

대부분 전문적인 트레이닝을 받지 않으신 CEO분들은 말의 단위가 길다. 예로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후보 등은 전형적으로 말의 단위가 길고, 반복되며, 끊어지는 듯 하면서도 다시 이어지는 형태의 습관을 가지고 계신다. 반면에 김대중 대통령은 말의 단위가 짧은 단문형 커뮤니케이션 습관에 익숙하신 분으로 분류된다. 보통 TV 뉴스 인터뷰의 멘트 길이는 약 5~8초 가량이다. 종종 멘트 중간이 잘려나가는 홍보 담당자들을 뉴스에서 많이 목격한다. 짧은 게 좋다. 물론 논리적인 단문이어야 한다.

경청하고, 공감하고, 적절히 개방하고, 비언어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잘 활용하면서 짧게 말하자. 그 후에 논리적인 메시징을 고민하자. 자신의 커뮤니케이션 습관이 회사의 논리를 언론에 전달하는 데 장애가 되지 않게 하자.

다음 주부터는 실제적인 언론 커뮤니케이션 스킬에 대해 살펴본다. 미디어 트레이닝 제1장의 제목처럼 우리 함께 ‘미디어 게임을 즐겨보자!(Let’s Enjoy Media Game!)’.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등 다수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에게 Media Training 서비스 제공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도쿄)/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InBev Corporate Affairs Conference in Miami에 참석해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의 Mr. Isherwood에게 두번째 Media Training 및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by 우마미 | 2007/11/05 14:25 | Crisis & Comm | 트랙백 | 덧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