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st Scenario

8월 17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2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 運을 기대하려면

위기관리, 運을 기대하려면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 시스템이 구축되었고, 위기시 사내의 모든 기능들이 각자 자신들이 해야 할 일들을 이해했다면 그 다음은 지속적인 훈련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대응 및 실행능력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성공적 위기관리의 핵심이라 했다.

많은 위기관리 전문가들이나 경영컨설턴트들이 위기를 말 그대로 풀어 해석해서 ‘위태로움과 기회가 공존’하는 개념으로 이야기한다. 또
일부에서는 ‘위기가 곧 기회’라는 아주 희망적인 이야기들을 하곤 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기업이나 조직들이 ‘위기관리에
성공해 위태로움을 기회로 만들기 위해 좀더 적극적인 열정을 가지라’는 조언을 하기 위함일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렇게 희망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 많은 기업들과 공공조직들의 위기관리 시스템과 실행 프로세스를 옆에서 함께
지켜보면서 느끼는 바 때문이다. 최소한 위기관리 매니저는 항상 ‘What If? (만약에?)’라는 생각을 끊임 없이 해야 옳다.
기능적인 비관론자(pessimist)가 되라는 말이다. 그리고 이에 더 나아가 항상 최악의 시나리오(the worst
scenario)를 깊이 고려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이 속한 기업이나 조직에게 희망적인 결과를 선사할 수 있다.

위기를 기회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전 고려사항들과 장기간의 준비 그리고 훈련이 필요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절대
위기관리는 기술(skill)의 문제가 아니다. 위기관리는 철학에 관한 문제이고, 비즈니스와 현상들을 해석하는 기준에 관련되어
있다. 한두 사람 개인의 리더십으로만 해결되는 문제도 아니며, 또 반대로 사공이 여러 명이라도 문제가 생기는 아주 까다로운
업무다.

말 그대로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해야 하는 것이 위기관리다.

물론 실제 위기관리에
있어서 사소한 운(運)은 존재할 수 있다. 우리 회사의 위기보다 더 큰 위기가 다른 회사에서 동시 발생해서 사회적으로나
시장적으로 주목을 덜 받을 수도 있다. 소리 없이 위기를 내부적으로 관리해서 언제 그랬냐는 듯이 무마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요일상으로도 위기발생과 위기사실 확산에 관련되어 해당 기업측에 유리한 요일이 존재하기도 한다. 담당자들끼리는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하는 경우들도 있다.

이러한 일반적인 행운들이 기업이나 조직에게 고려사항 또는 희망사항이 되면 성공적인
위기관리는 힘들어진다. 그러나 놀랄 만큼 많은 기업들이 ‘뭐 어떻게 되지 않겠어?’ 또는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운에 맡기는
거지…’하는 식의 위기관리 의식을 가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또한, CEO로부터 말단 직원들까지 위기에 대한 생각을 그렇게 깊이
있게 해 보지 않은 기업이나 조직들이 대부분이다. (위기요소 워크샵을 진행해 보면 90%이상의 해당 기업이나 조직들이 모두 이번
위기 세션이 그들의 첫 경험이라 답한다)

예산배정의 문제에 있어서도 위기관리는 기업이나 조직 사업의 우선순위에
있어 다른 예산부분들 보다 비교적 뒤로 밀려난다. 위기가 발생하면 반짝 커지는 중요도와 위기 인식들이 금새 사그라들고 말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일단 예산과 시간이 드는 위기관리 시스템 작업보다는 예산과 시간이 면제되는 운(運)에 대한
기대가 더 크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도 어떻게 되어 왔는데 앞으로도 별 큰일은 없겠지 하는 자의적인 믿음 때문이다. 조직적으로는
위기관리에 대한 오너십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며, 누구든 부정적인 업무를 나서서 담당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공적인 기업이나 조직에게 운(運)은 운(運)일 뿐이다. 운(運)만을 기대하고 위기를 준비하거나 대응 훈련하지 않는 곳은 성공
조차도 운(運)이라고 생각하는 기업이나 조직에게나 어울리는 포지션이다. 운(運)을 절대 믿지 않는 홍보실무자들의 자각과 리더십이
좀더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정 용 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스트래티지 샐러드(www.strategysalad.com) 대표 파트너
前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EDS,
JTI,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교원그룹,
Lafarge, Honeywel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 대상 미디어 트레이닝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전문 블로그 Communications as Ikor (www.jameschung.kr)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