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거포인팅

2월 172010 Tagged with , , , , , , , 3 Responses

두개 회사가 같은 메시지를?: 라면 MSG케이스

롯데마트 관계자는 “한국야쿠르트와 함께 여러차례 시제품 테스트를 해본 결과 MSG가 들어갔을 때 맛이 가장 좋았다”고 설명했다 (중략) 롯데마트 관계자는 “다른 라면업체도 MSG는 아니더라도 향미증진제(화학첨가물)를 넣고 있다”며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애초에 라면을 먹지 않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경향신문]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식품첨가물을 알리지 않은 채 라면을 시식한 결과 고객들이 천연 물질이 든 라면보다 MSG가 든 라면을 선택하는 경향이 많았고, 안전성에 대한 명확한 의학적 판단이 없는 상황이라 MSG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흥미로운 관점 포인트

같은 메시지를 마트 관계자와 제조사 관계자가 동시에 딜리버리 하고 있다. 기자들이 두 회사의 관계자(홍보팀으로 보이는)들에게 동일한 질문을 했을 때 서로 동일한 로직과 메시지를 내세우고 있다는 게 놀랍다.

이 의미는 이미 취재 이전에 이러한 이슈에 대하여 내부 검토가 완료되었고, 그에 대한 대외 커뮤니케이션 메시지와 로직을 상호간에 합의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P.S. 양사간 메시지 합의는 없었다고 합니다. 단, MSG에 대한 팩트는 동일하기 때문에 그렇게 양사가 딜리버리를 했다고 합니다.)

일단 그들의 로직은 다음과 같다.

MSG는 의학적으로 유해하다는 결론이 아직 나지 않은 상황이다소비자들이 MSG 함유 제품을 더 맛있다고 해서 사용하고 있다다른 라면 업체들도 유사한 식품첨가물들을 사용하고 있다.

첫째 로직은 과학적 로직, 둘째는 마케팅적 로직, 그리고 마지막은 핑거 포인팅 전략에 근거한 로직이다.

얼핏 보면 논리적으로 별무리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Context가 아닐까?

MSG에 대한 논란은 이미 과학적이거나 의학적인 논란의 주제를 떠난 지 오래 되었다. 소비자 감정의 문제라는 이야기다소비자들이 더 맛있다고 해서 사용했다는 로직은 이번 대응 메시지의 백미다. 식품회사로서=소비자들의 안전과 건강이라는 도식을 사용한다는 것이 낯설다. (P.S. 이 부분이 어떻게 보면 상당히 극단적인 표현 같지만, 소비자 정서상으로 그렇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이슈에 있어 가장 주목된다는 뜻이다. 태국이나 베트남 소스류 레이블에 보아도 ‘No MSG’라 크게 명기되어 있고, 미국 거리의 중국식당들 간판에 항상 가장 크게 써 있는 글자도 ‘No MSG’다. 전세계 식품관련 비즈니스들이 ‘No MSG’를 말하려고 하는 이유들이 뭘까? 소비자 context에서…) 마지막으로 핑거 포인팅 또한 아쉽다. 경쟁사이자 마켓 리더를 견제하기 위한 장치 같은데아쉽다. 다른 방식도 있었을 텐데.

두 개의 회사가 같은 메시지에 합의를 했다는 게 놀랍다. (P.S. 합의는 없었다고 한다.) 그 메시지가 생산이나 마케팅쪽에서 이미 만들어져서 홍보팀에게 딜리버리 의뢰만 되었다면 모르지만, 그 메시지를 홍보담당자들이 직접 개발해 딜리버리 했다면 더욱 놀랍다. Context를 상식적으로 감안해도 일정부분 무리가 있는 메시지와 로직이 아닐까?

소비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