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1월 222008 Tagged with , , , , , 8 Responses

삼성중공업의 사과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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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신문에서 삼성중공업의 사과광고를 꼼꼼히 읽어 보았다.

  • 1번째 문장에서는 사건의 개요를 중립적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쌍방과실의 맞은편 선박 이름은 전부다 기재해주었다)
  • 2~3번째 문장에서는 삼성중공업의 Sympathy를 절절하게 표현했다.
  • 4번째 문장에서는 지금까지 삼성중공업이 소리없이 참여했었던 방제활동에 대해 간단히 언급했다.
  • 5번째 문장에서는 앞으로 삼성중공업이 방재 마무리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최선에 대한 약속이다)
  • 6번째 마지막 문장은 국민들에게 사과한다는 사과의 표현으로 끝맺었다.

전체적인 메시지 디자인과 전략으로 볼 때 역시 그 수준이 높다. 다른 업체들의 사과 광고들에는 많은 미숙함이나 감정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사과 광고에는 그런 noise가 없다. 오랜 기간동안 심사숙고한 증거다.

연합은 22일자 <삼성, 태안 기름유출사고 자원봉사 ‘쉬쉬’> 기사에서 자세하게 삼성차원의 태안반도 봉사활동 기록들을 자세한 수치들을 제시하면서 다루어 주었다. 삼성중공업측은 이 기사에서 제시한 기존의 봉사결과들을 앞으로는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필요가 있겠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오늘 아침자 신문 지상의 사과광고 게재를 한겨레만 제외시켰다는 점이다. 한동안 대립각을 세워 온 경향신문에게도 준 사과광고를 한겨레에게는 주지 않았다.

이 또한 어떤 전략적인 고민이 있었던 것인지 궁금하다. 감은 가지만 이해는 되지 않아서 아쉽다.  

 

1월 212008 Tagged with , , , , , 6 Responses

삼성중공업과 위기관리 교과서

삼성重, 태안사고 47일만에 대국민 사과

연합보도에 따르면 충남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 사고의 한 당사자 삼성중공업이 사고 발생 47일만에 대국민 사과를 한다고 한다.

삼성중공업의 메시지는:

  • 사고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수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우려해 입장 표명을 자제해 왔다
  • 21일 검찰이 삼성중공업 크레인선과 예인선단 및 유조선 쌍방에 과실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양쪽의 관련 피의자 5명을 기소하는 것으로 수사결과를 발표함에 따라 대국민 사과문을 내놓게 됐다.
  • 유조선에 의한 해상오염은 ‘무과실책임주의’로 사고책임과 관계없이 유조선측에서 일차로 배상하게 돼 있다
  • 따라서 이번 사고도 유조선사가 우선 배상하고 삼성중공업에 대해서는 과실 정도에 따라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을 뿐
  • 도의적 책임에 관한 문제는 현단계에서 언급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이 메시지와 포지션을 해석해 보면 기존의 ‘위기관리 교과서’에 나오는 대응방식과 완전히 일치한다.

위기관리 교과서들에서는 이렇게 가르친다.

  • 법률적인 판단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의 일방적 과실을 인정하면 안된다. (특히 이번 중과실이 인정될 때에는 무한책임 수준까지 가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 일단 법률적인 결정이 나면 즉각적으로 기업의 포지션을 밝혀야 한다.
  • 공표하는 기업의 포지션은 법률적 결정에 근거하여야 하고 그 범위를 벗어나면 안된다.
  • 법률적인 결정에 대해서는 불만을 표현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한편 교과서의 이런 부분들은 간과했다.

  • 위기가 발생한 후에는 가능한 빠른 시간내에 기업의 입장을 밝혀야 한다.
  • 공중에게 큰 피해를 끼친 재해에는 먼저 ‘Deep Sympathy’를 적절히 표현해야 한다.
  • 때때로 법률적인 판단에 의한 입장 표시보다는 국민의 감정을 읽고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이 국민감정법이 헌법에 우선한다)

종합적으로 삼성중공업의 위기대응 방식의 이유는;

  • 모기업 삼성그룹의 위기와 맞물려 그 시기가 안좋았다. 따라서 잘못을 광범위하게 인정하면 기존의 위기들과 시너지를 일으키게 될 개연성도 있다.
  • 시간을 끄는 방식으로 모든 관련 위기 상황을 희석하는 것인 전반적인 기본 전략일수도 있다.
  • 국민감정법에 따라 휘둘리는 잘못된 사례를 남기면서까지 부담을 떠 앉을 필요가 없다는 내부 판단일수도 있다.

삼성이 고민없이 이런 장기전을 택한것은 아니라고 본다. 나름대로의 전략적인 판단이었으리라 본다. 아무튼 참 어려운 상황이다. 여러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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