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마케팅이라는 명칭으로 진행되고 있는 회사 활동들에는 대략적으로 공통 부분들이 있는 것 같다. 최근에도 자주 목격되는 서포터즈니 체험단이니 리뷰니 심지어는 외부 기자단이니 하는 형식들이 바로 그것들이다.
이 활동들을 좀더 가만히 들여다보면 또 공통적인 기법이 있는데…바로 ‘댓가 지불’ 형식이다. 그 댓가가 무료 선물, 리뷰용 제품 및 서비스 제공, 일정 수당 지급, 행사 관련 소용경비 지원등으로 지불(paid)되는 형식이다. – 이 기준에서는 paid라는 측면에서 분명히 PR은 아니다.
기업에서는 ‘소비자 중심적’ 시각을 가지고 이런 활동들을 진행해 나간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 의미는 ‘소비자가 만든 컨텐츠’를 레버리징해서 브랜딩 및 판매를 촉진하겠다는 생각으로 해석된다.
물론 여기서 소비자가 만든 컨텐츠는 paid contents의 의미이며 미국에서는 sponsored conversation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지만, 분명히 이 컨텐츠는 소비자가 ‘만든’ 컨텐츠이고 ‘소비자의 컨텐츠’는 근본적으로 아니라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마케팅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paid contents는 기존 광고집행 형식과 비교 했을 때 비교가 불가할 정도로 cost effective한 형식임에는 틀림 없다. 기존 TVC나 Newspaper ad cost는 이제 상한가를 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블로그 마케팅에 대한 관심은 budget 중심 관점에서 볼 때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는 거다.
다 좋다. 블로그 마케팅을 통한 paid contents 극대화에 대해서 왈가왈부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기업의 목적을 위해 기본적으로 어떤 마케팅 tool에 대한 편식도 도움이 될게 없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방식도 나름의 의미는 있다.
문제라면 기업이 블로고스피어를 바라보는 시각이 이런 원시적(!) paid contents creation으로서 블로그 마케팅에만 편향되고 있는 부분이다. 블로그를 통한 WOM이나 Buzz가 얼마나 기업 마케팅에 큰 영향을 지속적으로 전해 줄 수 있을찌에 대한 전반적 고민이 부족하다는 거다.
이는 기존 오프라인 PR에서 Publicity를 통해 신문지상에 많은 기사들을 만들어 내는 것이 오직 목적인 현실과 동일한 근시안적 활동이라는 거다. 또한 기존 마케팅에서 여러 매체에 광고를 게재했다는 사실 자체를 곧 퍼포먼스로 잡는 현상과도 같다. (물론 노출 결과등에 대해 나름대로의 수치들을 내세워 퍼포먼스를 자의적으로 입증하지만…이는 내부 리뷰용 아닌가)
기업 블로거들이나 브랜드 블로거들이 모두 ‘대화’를 블로고스피어의 중심에 놓고 이에 대해 고민하는 듯 해 보이지만…사실 실무자들이 진정한 대화를 어떻게 정의하는지도 헷갈리는 게 사실이다.
진짜 오랫동안 관계를 만들어 온 사랑하는 사람과 하는 ‘대화’와 토킹바등에서 몇십만원 짜리 술한병을 시킨 후 종업원과 나누는 ‘대화’를 동일한 가치로 볼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기업 활동들을 분석해 보면서 기업을 지속경영 하려는 기업들이 생각보다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을 점점 더 크게 하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업 블로깅은 소중한 공중들과의 진솔한 대화와 이를 기반으로 하는 관계형성이 가장 큰 가치다. 하루 이틀 연속적인 paid/sponsored conversation으로 단기적 목적들을 추구하는 하루살이 방식만으로는 지속경영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해외의 성공한 기업들의 결과적 매출을 탐내하기 보다는 그 이전 과정에서 그들의 지속적이고 일관되고 통합적인 대화 노력들과 그들의 철학을 탐 내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거다. 돈만을 탐내면 항상 급해지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