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

3월 292009 Tagged with , , , 2 Responses

바뀌는 포지션과 일관된 포지션

이번 정수기 케이스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지금까지의 여러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법칙들에 대한 실제적인 insight들을 제시한다.

최초의 포지션이 방송 이후 바뀐 기업이 있는 반면에 바뀌지 않고 일관되게 가는 기업들이 각각 존재한다. (이렇게 케이스를 디자인을 하라고 해도 하지 못하겠다)

1. 포지션의 변경 사례

먼저 W사의 경우 방송상에 나타난 공식 입장은 부인과 해명이 주된 포지션이었다. 하지만, 방송이 나간 직후 자사 홈페이지에는 사과광고를 게시했다. 왜 이런 메시지를 최초 취재때 강력하게 핵심 메시지로 가져가지 못하고 추후에 포지션을 변경했는지 아쉽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겪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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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포지션의 유지 사례 – 1

C사의 경우 방송 취재 전반에 걸쳐 전혀 문제점에 대해 동의하지도 않았고,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심지어 자사 일선 직원들의 농담들과 실제 실험 결과들에 대해서도 무조건적으로 부인하는 전략과 포지션을 견지했다. 방송후에도 홈페이상에는 전혀 아무런 사과나 해명이 없다. (마치 해당 방송을 보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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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포지션의 유지 사례 – 2

K사의 경우는 방송을 통해 사과와 개선의지를 강력하게 전달했다. 방송 이후 홈페이지상에서도 일관되게 같은 메시지를 전달했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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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시 최초 전략적으로 선택된 포지션은 위기관리 성공의 핵심이다. 잘 정립된 포지션이 일관되게 유지되면 곧 그것이 성공이다. 하지만, 잘못된 포지션에 대한 일관된 집착이나 최초 옳지 않았던 포지션의 사후 포기등은 곧 위기관리의 실패를 위미한다.

3개사가 각각 색깔이 있다는 것은 좋은데…현재는 일개사의 옳은 포지션과 일관성이 차별화 되지 못할만큼 업계 전체가 큰 위기를 겪고 있는 듯 하다. 안타깝다.

3월 282009 Tagged with , , , , , , , , , 8 Responses

전략적 위기 관리는 회사 크기에 비례하지 않는다

지난 목요일 저녁에 방송된 소비자불만제로 정수기편은 오랫만에 대기업들이 줄줄이 노출되는 편집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언급으로는 W사, C사, K사라고 익명 처리를 한 반면에 실제 캡션에서는 회사명을 똑똑히 밝혀 주었다. (이는 다른 편들에서는 보기 힘든 방식인데 아마 취재 과정에서 이 회사들의 대응방식이 취재팀에게 스트레스를 준 듯 하다)

이러한 탐사취재 프로그램에 대한 대응방식과 관련해 여러번 이야기를 했었지만, 이번에도 여실하게 준비가 되지 않은 대응 방식들이 눈에 띈다.

이 프로그램에 대한 대응방식을 분석해 보면,

우선 W사의 경우에는 정식으로 홍보팀장이 배석한 가운데 기획팀장이 직접 인터뷰를 실시했다. 업계 1위 업체로서 당당함을 가지고 대응을 한 것 까지는 좋았는데 그 이외 모든 면에서 참패를 당했다고 평가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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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자들과 같은 포지션을 설정하는 데 실패했다
– 회사입장에서의 일방적 주장이 많았고, 극단적인 메시지로 무조건 비난을 회피하려 애썼다 (결국 실패)
– 논리적이지 못한 메시지가 전달되었다. (시청자들을 화나게 했다)
– 일선 소비자관리 요원들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다. (이 부분은 거의 모든 업체들의 문제다)
– 배상에 대해 언급을 했다. 이 부분이 사전에 회사내부에서 대규모 배상을 결정한 것인지 확인은 불가능하지만 이 부분이 만약 말 실수나 애드립이었으면 위험하다.

C사의 경우는 가장 최악의 대응방식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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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거절하고, 회사를 찾아온 취재진을 사무실에서 박대한다. 그러다가 일부는 모자이크 처리해서 인터뷰 형식으로 언급을 하기도 한다. (완전히 거부한 것도 아닌 듯 하다)
– 전화 인터뷰까지 거절하지는 못하고, 녹취상태에서 전략적이지 못한 일방적 메시지들로 대응을 했다
– 잘못 인정 이전에 문제에 대해서 조차 절대 인정을 하지 않았다 (문제가 없으면 불만제로가 왜 취재를 했을까)
– 다른 회사들과 비교해 상당히 부정적인 이미지들을 스스로 생성시켰다

K사의 경우는 이 중 가장 최선의 대응을 했다고 평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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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가 있었다면 일선 방문직원들을 제대로 교육하고 통제하지 못했다. (소비자들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전제를 제발 없애자)
– W사와 같이 홍보팀장이 직접 인터뷰에 임했다. 여기에서 상당히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잘못이 있으면 점검해서 작은부분이라도 고쳐나가겠다 고 메시징을 했다.

이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소비자불만제로에 취재대상이 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위기관리 방식이다. 취재 프로그램에 압력을 넣어 방송을 빼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사전에 이런 일을 수수방관하지 말고 소비자들 편에서 잘 관리를 했으면 이런 취재 요건상에도 맞지 않게 되었다는 거다.

일단 취재가 시작되면 빨리 포지션을 정하는 것이 나중에 보면 유리하다. 프로그램 자체를 재미있게 만들지 말라는 거다. 시청하는 소비자들을 화나게 만들지 말라는 거다. 문제를 빨리 인정하고 개선 메시지를 핵심으로 가져가라는 거다.

만약 이 2개사가 K사와 같이 모두 처음부터 문제를 인정하고 사과하고 개선을 약속했다면 이렇게 까지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되지는 않았을꺼다. 물론 취재진이나 소비자들도 이렇게 크게 화를 내지는 않았을꺼다.

전략적 위기 관리 방식은 회사 크기나 시장점유율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상당히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