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프로세스에서 아마 모니터링만큼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까 싶다. 보통 기업내부에서 위기발생 후 모니터링을 실시한다고 하면 수량적인 분석이 주를 이루는 경우들이 많다. 어디 어디에 얼만큼의 관련 기사가 났다거나, 오프라인에 얼마, 온라인에 얼마 하는 기준으로 분석 보고를 하곤 한다.
중요한 것은 대화의 내용들이다. 기자들이 기사들을 통해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그리고 각 블로그와 커뮤니티, 대화방등에서는 어떤 대화들이 오가는지, 댓글들은 어떤 요구들을 하고 있는지를 폭넓게 수렴하고 분석하는 것이 모니터링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현장에서는 이런 대화 분석 결과들이 종종 과소평가되고, 핵심적인 의사결정에 참고사항으로서의 비중을 낮게 가져가는 경우들이 흔하다. (오늘 포스팅했던 하드코어 반대자들의 일부 의견으로 그냥 치부하는 거다)
공중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기업의 표현과 내색이 위기관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때가 많다. 공중들에게 “아 저 회사가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 있구나!”하는 느낌을 주는 게 중요하다는 거다.
그런 의미에서 B사는 이번 베이비 파우더 이슈를 두고 ‘대화를 듣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오늘 아침 본사 사이트에 게시했었던 팝업창에는 안내문 이라는 이름으로 게시를 했었다. 그러나 이후 오후 2시경에는 다시 전체 게시물을 수정해서 올렸다. 그간 온라인상에서 진행 중인 소비자들의 대화 내용들을 듣고 있었던 것 같다.
2009년 4월 2일 오전 게시문
2009년 4월 2일 오후 2시경 게시물
일단 ‘듣고 있다’는 느낌과 진정으로 사과하는 듯 한 표현이 한층 업그레이드 되었다고 보인다. 단, 아쉬운 것은 역시나 포지션이나 메시지가 처음과 나중이 같지 않았다는 거다. 최초 포지션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insight를 다시 한번 선물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