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Public Relations)라는 것의 전제 조건도 마찬 가지지만, 특히나 위기관리 및 이슈관리의 전제 조건은 ‘해당 기업이나 조직이 선(善)하다’는 믿음이다. 반대로 말해서 악(惡)한 기업이나 조직은 위기관리나 이슈관리의 대상이 아니다.
악한 기업이라고 하니 약간 종교적 냄새가 날 수도 있겠다. 풀어 설명 하면 ‘문제가 없는 기업이나 조직’을 의미하겠다. 제품이나, 서비스, 구성인력, 일을 하는 방식과 철학 그리고 이해관계자들을 바라보는 시각과 태도들에 있어서 ‘특별한 문제가 없는 기업이나 조직’을 의미한다.
평소 좋은 제품을 오랫동안 만들다가 ‘실수’로 이물질이 하나 들어간 제품을 판매해 소비자들의 불만을 접수한 기업에게는 위기관리나 이슈관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식재료/원료를 아끼려고 동물의 사료를 섞어 급식용 빵을 제조해 판매한 기업에게는 위기관리나 이슈관리가 있을 수 없다.
국민을 섬기는 자세를 가지고 열심히 정책을 실행하다가, 예기치 않았던 이슈가 발생해 국민간에 논란이 생기고,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늘어가는 것은 분명 위기 및 이슈관리의 대상이다. 그러나, 국민을 속여 정권의 안이나 이득을 취하려고 하는 짓에 대해 국민의 비판이 늘어간다면 이 이슈는 관리의 대상이 아니다.
실무자들이나 컨설턴트들의 경우 회사의 위기나 이슈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사실을 확인’해야 한다. 무엇이 사실인가? 누구에게 잘못과 책임이 있는가? 문제의 발단은 무엇이었는가?
이러한 확인을 통해서 해당 회사가 잘못이 있으면 잘못을 시인하고 용서를 빌면 된다. 잘못이나 문제가 없다면 당당하게 대응 커뮤니케이션을 하면 된다.
문제는 잘못 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덮어 보려 하는 회사들이다. 위기관리나 이슈관리를 통해서 어떡해든 무마 하고자 하는 회사들이다. 그들은 위기관리나 이슈관리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공중을 속이고 있는 것이다. 곧 공중 기만이다.
윤리적인 컨설턴트라면 이러한 공중기만 시도에는 당당하게 뒤돌아 손을 씻어야 한다. 손을 더럽히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