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82010 0 Responses

[EconBrain 기고문] 성공적인 위기(危機)관리? 철학과 시스템이 한다

성공적인 위기(危機)관리? 철학과 시스템이 한다

 

정용민 대표

스트래티지샐러드

 

위기가 발생하면 경영진들은 모두 모여 회사의 철학을 적어 놓은 액자를 먼저 바라보라는 말이 있다. 기업에게 위기란 그 기업의 철학을 시험하는 아주 명확한 기회다. 내부적으로 우리는 이런 이런 회사다라는 공감대를 실제로 확인해 보는 기회다. 외부적으로도 저 회사는 우리를 위해 이런 이런 좋은 일을 해주는 회사라는 공중들의 인식을 더욱 공고히 해 주는 기회다.

 

위기관리의 실패는 기업이나 조직이 그런 내외부의 공감대와 인식들을 무참하게 깨버리기 때문에 발생한다. 공중들이 신뢰했고 사랑했던 기업이나 조직이 위기가 발생하자 우리가 언제 너희에게 신뢰나 사랑을 원했었냐?’하는 식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면 위기관리는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많은 기업이나 조직들이 위기시 자신들의 철학을 바라보지 않는다. 이익만을 생각할 뿐이다. 평소 자신들을 둘러싸고 있던 이해관계자들에게 무엇을 이야기했었는지, 어떤 관계를 맺고 있었는지를 기억해 보면 위기관리는 너무나 간단한 법이다. 위기발생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자신들의 철학이 이미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평상시 자신들의 철학이 부재했거나 부실했다면 성공적인 위기관리를 위해 처음 해야 할 작업은 자신들의 철학을 좀 더 확고하게 가다듬고 공유하고 발전시키는 일이다. 소비자들을 사랑한다 외치지만 말고 실행을 해야 한다. 품질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최상의 품질을 위해 실제 노력해야 한다. 서비스를 최고로 제공한다 이야기 해왔다면 실제 멋진 서비스를 위해 조직의 생명을 걸 수 있어야 한다.

 

소비자들을 사랑한다 외쳤었지만, 우리 제품에 불만을 가진 소비자들을 따돌리고 무시하고 폄하하고 있지는 않은지 한번 살펴보자. 품질에 대해 이야기했었지만, 우리 제품에서 나온 이물질을 보고 먹어도 죽지 않는다는 말로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려 하지는 않나? 최고의 서비스를 이야기했으면서, 우리 서비스에 불평하는 고객들에게 당신은 너무 까다로운 사람이야하진 않나? 실패하는 위기관리는 항상 이런 모습들이다.

 

기업이나 조직이 존재하고 살아 움직이며 성장하는 이유를 한번 돌아보자는 거다. 왜 우리가 여기에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말이다. 위기관리의 정답은 그런 확고한 인식에서 나온다. 이 부분이 확고하게 공유되어 있지 않으니 위기관리가 힘든 거다. 기본적으로 위기는 다루기 까다롭지만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

 

기업이나 조직의 올바른 철학이 잘 공유되어 있다면, 그 다음 필요한 작업은 그 철학을 반영한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다시스템은 생각이나 정신만이 아니라 실행을 전제로 한 사람들이 그 중심이다. 기업이나 조직을 움직이는 사람들 하나 하나가 그 핵심이다.

 

철학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사람들이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누가 움직여야 하는지, 왜 그렇게 움직여야 하는지, 언제 그리고 누구를 향해 움직여야 하는지를 총체적으로 조직화하는 것이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이다.

 

사람이 핵심이라고 했다. 따라서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에서는 사람들을 움직여 같은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어프로치다. 그래서 트레이닝이 중요하고, 시뮬레이션이 중요하다. 위기관리를 정신교육으로만 하려는 기업이나 조직이 있는데, 실제 사람들이 움직이지 않거나 움직여 본 경험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정신무장도 절름발이 결과를 낳게 마련이다.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 형태에 따라 각 부문이나 담당자들에게 오너십을 부여하자. 그들로 하여금 솔루션을 찾게 하는 거다. 그리고 그들에게 실제와 비슷한 위기 상황을 조성해 실제 누가 어떻게 움직이는 지를 한번 체크해 보자.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 피드백을 주고 지속적으로 반복해 보자. 이러한 반복적인 개선(Kaizen)작업이 곧 성공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의 구축 그 자체다.

 

기업과 조직이 좋은 철학을 가지는 것도 힘들다. 더 나아가 그 철학을 밑바탕으로 해 훌륭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매우 힘들다이 때문에 성공적으로 위기관리를 실행하는 기업이나 조직들이 생각보다 드물다. 항상 성공하는 기업이나 조직은 그 이유가 있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그 이전에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노력들과 준비의 시간들이 있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보다 쉽게 좋은 철학과 시스템을 구축하는 기업이나 조직들도 있다. 그런 기업이나 조직들의 공통된 특징은 CEO의 깊은 관심과 지원이 지속적으로 기울여 지는 경우다. 현실적으로 보아도 실무자들만 움직여서는 제대로 된 철학과 시스템 구축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다. 아무리 열성적인 직원들과 임원들이 합심을 해 철학과 시스템을 만들어 위기에 대비하고 대응한다 해도 CEO가 그로부터 멀리 있거나 등져있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문제는 항상 원인과 방법을 알면서도 행하지 않는 경우다. 행하지 않거나 때를 놓치는 경우다. 많은 기업이나 조직들은 스스로 문제의 원인을 알고 있다. 더 나아가 해결방법 또한 알고 있다. 그렇게 원인과 해결방법을 파악하고 있다 해도 행하지 않거나 실행이 늦는 곳들이 우리 주변에 널려있다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항상 지금이 가장 빠른 타이밍이다. 성공하는 기업이나 조직을 부러워만 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빨리 시작하자. 위기를 두려워만 하지 말고, 준비해서 대응하자. 반복적으로 이야기 하지만, 위기관리는 까다롭기는 해도 그 자체가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준비된 기업에게는 위기도 일반적인 비즈니스의 한 과정이자 부분이다. 전혀 두려운 것이 아니다.

 


Communications as Ikor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댓글 남기기

Communications as Ikor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