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052009 Tagged with , 0 Responses

이자까야와 PR에이전시에 대한 생각

자주 가는 논현동 모 이자까야에 가서 술 한잔을 하면서 든 생각. 오래
전부터 PR업계 분들하고 자주 모임을 가진 집이고, 음식과
안주에 대한 반응들이 좋아 자주 가게 된다. 얼마 전 가게에서의 주문 대화.




술은 일단 뭘로 할까요? 쿠보타천슈
어때? 그게 좀 가격도 좋고 먹을 만 하던데. 여기요구보타천슈 일단 하나 하고요…”

“어죄송합니다. 손님. 지금 쿠보타천슈가없는데요. 다른
것은 어떠세요?”

“(약간 실망해서) 그래요? 그럼이걸로 주세요.”

“그리고안주는 이카고노와다 한 접시 내주시고.”

“어손님. 요즘 이까가 안 들어와서요. 죄송합니다. 혹시 사시미고노와다는 어떠신가요?”

“사시미고노와다는 그리 좋아하지 않아요. 됐습니다. 그러면고야참프루 하나 주세요.”

“어이구. 손님. 자꾸 죄송해요. 그것도 안됩니다.”




결국 여러 다른 안주로 다른 술을 마시고 나왔지만나올 때 까지 여러 가지 생각이 들게
된다.

일단 가게에서 자주 재고가 없어 손님들에게 제공하기 힘든 제품의 경우에는 그렇게 딱하니 메인 메뉴 상단에 위치해 놓으면 안되는거 아닐까?

그리고 평소에는 잘하다가도 재료가 안 들어오거나 (몇주간)
이제는 자신 있게 내 놓을 수 없게 되었으면 메뉴에서 그 안주는 일단 빼야 하는 게 아닐까? 왜냐하면
사람들은 예전 이 집에서 맛본 그 안주를 기억하면서 그 집을 찾아오곤 하기 때문이다.

이자까야와 같이 PR대행사들도 마찬가지 아닌가

대행사 자사 홈페이지에 소개되어 있는 모든 분야와 서비스들을 제대로 서브할 수 있는지 살펴보아야 하는 게 맞는 거 아닐까? 솔직하게 Investor Relations, Government
Relations
를 하지 못하면 메뉴에서는 빼야 하지 않을까. Crisis Communication
or management
에 대해 제대로 서브할 쉐프가 없으면 일단 우리가 잘한다 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

어차피 경험상 이런 분야나 저런 분야나 어떻게든 맡아 해 보면 되더라 하는 건 아니지 않나.

일단 손님이 이까고노와다를 시키면 그 때가서 옆집에서 이까를 빌려오거나, 고노와다를 잘 손질할 줄 아는 신입 쉐프를 얼른 뽑아다가 서브를 하는 건 좀 넌센스 아닌가.

더더구나신선한 고노와다에 버무린 어린 이까를 기대하는 손님에게오징어를 비릿한 고노와다에 처박아 내면서이게 이까고노와다입니다하는 건 일종의 윤리를 넘어 범죄 아닌가.

그러니까 손님들도여기 이자까야는처음처럼이 제일 맛있어하는 거 아닐까? ‘처음처럼소주만 맛있는 이자까야 같은 곳이 우리 PR대행사들 중에도 있지 않을까?

좋은 이자까야는 주인과 메인 쉐프의 철학이 만든다. PR대행사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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