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62009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백빨보다는 일조?

몇몇 친한 기자들과 술자리에서 킥킥대면서 공감하는 이야기가 하나 있는데…약간 표현이 저급해 보이긴 하지만 ‘일조가 백빨보다 낫다!‘는 이야기다.

보통 홍보담당자들과 기자들이 서로 하는 이야기들 중에 OO일보가 오늘 OOO회사에 대해 아주 부정적인 기사를 산업 탑으로 올렸다 하면 이렇게 이야기 한다. “OO은 왜 오늘 OOO을 조진거야? 무슨 일이야?” – 여기서 ‘조지다‘는 말은 부정적인 기사로 해당 기업에게 피해 또는 경고를 줬다는 의미다.

반대로 OO뉴스에 OOO회사의 제품 관련 심층기사가 나오면 홍보담당자들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 “와…OO뉴스가 OOO진짜 확실하게 빨았네…뭔 일이야?” – ‘빨다‘는 말은 아주 긍정적인 기사를 실어주어 해당 기업을 띄워주었다는 말이다.

결국 ‘일조가 백빨보다 낫다!‘라는 기자들의 우스갯소리는 번역을 하자면 ‘회사와 잘 지내보려고 아무리 긍정적인 기사들을 내주어도 홍보담당자나 그 회사 중역들은 콧배기도 안비치다가 한번 부정적인 기사를 내면 사장부터 홍보팀까지 모두 달려와서 잘하겠다 한다’란 의미같다.

내 경험상으로 보아도 많은 부분 공감하는 부분이 있어 재미있게 낄낄댔다. 잘해줄때 잘하란 말이 실행이 잘 안되는거였다. 당시에는.

어제 PD수첩을 보면서 갑자기 ‘일조와 백빨‘의 표현이 기억이 났다.

청계상인들의 이주 상권으로 최초 기획되었던 해당 쇼핑상가에 대한 보도였는데 이 보도는 완전한 ‘1조’의 역할을 했다. 그 이전 상황을 보면 많은 기사들에서 ‘100빨’의 전례들이 있었는데…결과적으로는 이번 ‘1조’가 그 이전 긍정적인 기사 전례들을 뒤집어 버린 셈이 됐다.

해당 홍보 담당자들의 속도 그만큼 쓰리리라 본다. 말 그대로 ‘1조’의 고통이겠다.

어제 PD수첩을 보면서 또 이런 생각도 했다.

어떤 위기시에도 돈 버는 곳이 하나 있다면 아마 ‘광고대행사’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해당 쇼핑몰의 현재 TVC 지출은 왠만한 조단위 매출 기업의 TVC 지출을 훨씬 능가한다. 아직 분양이 제대로 이루어지지도 않았고, 잠재적인 논란이 많은 이 사업에 대해 ‘환상을 심어주기 위한’ 위기관리적 관점의 광고지출은 극대화되어 있는 듯 하다. 상당히 일방적이고 표피적인 위기관리 방식이다.

그런 광고가 100번 노출되어도 1번의 부정적인 보도는 그 광고노출 효과를 상쇄하고도 충분히 남는 부정적 여파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게 교훈이다. 이 또한 ‘1조 vs 100빨’의 교훈이다.

내가 알기로는 해당 사업과정에 있어서 예외적으로 많은 광고 및 홍보 예산들이 투입되었다고 알고있다. 그 중에서 또 많은 부분이 위기관리 예산이었던 것으로 알고있다. 그 위기관리 예산들이 어떤 주체에 의해 어떻게 지출되었는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현재까지 확실한 것은 그 예산들이 타겟오디언스에게 아무런 영향력과 효과를 가져다 주지 못했다는 것이며, 그 위기관리 활동들이 해당 위기요소들에 대한 적절한 완화와 개선의 선한 활동에 이바지 하지 못했다는 느낌이다.

제발.

위기관리를 분식 커뮤니케이션으로 퉁치려 하지 말자. 고여 악취나는 하숫물에 돈들여 색색 장미꽃잎들을 흩뿌린다고…스파가 되는건 아니 잖나?

한편으로는 알면서도 해야하는 그런 일들이 바로 코메디 아닌가….생각한다. 진짜 코메디란 그런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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