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62009 4 Responses

PR 에이전시 살리기

2009년 진짜 새해를 맞으면서 여러 계획들을 다듬고, 다시한번 지금까지의 성과들과 앞으로의 플랜들을 정리해보다가 몇가지 고민들과 각각에 대한 나의 생각들을 정리해 본다. (한 10년이 지나서 이 글을 다시 찾아 보면 무언가 더 큰 insight를 캐낼 수 있으리라는 엉뚱한 기대를 하면서…)

1. PR에이전시의 마케팅

PR에이전시. 그동안 일부 세일즈 활동들은 있었을런지 몰라도 제대로 된 마케팅이 있었는가는 의문이다. PR만큼 마케팅이라는 말도 사용하는 사람마다 제각기 정의가 다르기 때문에 “우리 에이전시는 그래도 마케팅이라는 걸 했거든?”해도 뭐 할말은 없다. 하지만 거의 분명한 것은 에이전시를 경영하는 최고 경영진들이 에이전시의 마케팅에는 그리 큰 신경을 쓰고 있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Professional service firm으로서의 BtoB마케팅에 대한 이야기다. (세일즈와 마케팅을 혼동하는 분들에게는 묵념)

2. 품질, 그 깨지기 쉬운 가치

에이전시를 경영하는 사람에게 가장 불안하고 금기시 되어야 하는 드라이브가 아마 품질일 것이다. 사실 인간과 인간사이에서… 그리고 눈으로 보이거나 손으로 만져지지 않는 서비스를 팔고 사는 이 비지니스에서 품질(quality)이란 분명 신기루다. 경영이란 무언가 tangible한 결과로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품질을 이야기하는 것은 얼핏 아마추어스럽게도 보인다. 하지만, 품질은 우리와 같은 서비스 산업의 기본이고 근간이다. 그리고 끊임없이 성장시켜야 하는 천형이다. 모래성 같이 무너지고 무너져도 포기할 수 없는 가치다. 우리에게 월급을 주는 클라이언트와 우리의 브랜드를 위한 가장 중요한 자존심이다.

3. 브랜드로서의 PR에이전시

힐과 놀튼이 죽었어도 힐앤놀튼은 살아 성장했다. 버슨과 마스텔러가 세운 버슨마스텔러도 앞으로 마지막 생존자 버슨이 죽어도 100년을 갈 것이다. Founder나 Onwer가 죽어도 살아남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아니 성장할수 있는 한국의 PR에이전시는 왜 있으면 안되나? 마치 스쳐가는 민박집 짐싸 떠나듯 PR 비지니스를 하려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나.

4. 시스템 인 에이전시

에이전시들이 시스템을 이야기하고 사랑하고 그리워하지만…항상 결과는 그냥 짝사랑이다. 슈퍼쥬니어를 사랑하고 팬클럽으로 그들에게 밤낮 관심을 두고 살지만…정작 그들과 결혼하기는 힘든 중학생 처럼. Professional service firm으로서의 시스템은 과연 어떤 것인지를 정확히 아는 사람들이 드물다. 일부는 알고 있어도 구현 할 힘이 없다. 사회생활의 대부분을 이 바닥에서 보내면서도 시스템이 어때야 하는지에 대해 갈증이 없는 사람들이 우리다.

5. 언론관계

이 부분은 정말 조금만 더 심각하자. 아이에게 물고기를 주기 보다는 낚시 하는 법을 가르치라 했다는 탈무드 이야기까지도 집어 치우자. 에이전시는 분명히 기업 비지니스다. 상점 장사가 아니다. 조직에 대한 이야기고, 프로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다. AE들이 움직여야 에이전시가 산다. 윗 사람들이 움직이면 에이전시는 보이지 않게 죽어간다. 급한불을 끄고 보자는 조급함과 소심함 때문에 에이전시가 상점이 된다. 주인 혼자 24시간 캐셔를 보는 편의점말이다.

6. 인력의 성장과 지원

PR 에이전시는 인력으로 말한다. 인력을 쉽게 보거나 인력에 관심이 없는 에이전시는 망한다. (망했다) 제대로 된 인력을 제대로 키워야 에이전시가 산다. 시스템이라는 레일위에서 에이전시 경영자들은 AE들 하나 하나를 최고의 속력으로 달릴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스스로 성장하는 잡초같은 인력들은 더 이상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스스로 성장해 스스로 에이전시를 떠나는 인력들의 뒷통수에 침을 뱉는 짓도 그만해야 한다. 에이전시는 인력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고 그 인력들은 성장해가며 클라이언트에게 더 큰 가치들을 창출 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큰 가치를 전달하다 에이전시를 떠나는 성장한 인력들을 에이전시는 웃으면서 축복해 주어야 한다. 그 동안 그들이 우리 클라이언트에게 전달한 큰 가치들과 그로 인해 얻은 우리의 브랜드를 꼭 기억해 주어야 한다.

7. 인사와 평가

인간이 사는 세상에서 하나님이 봐도 공평할만한 평가와 결정은 단 하나도 없다. 중요한 것은 에이전시라는 조직이 나가야 할 방향에 따라 평가와 결정이 일관되게 이루어지는 것 뿐이다. 에이전시의 나아 갈 방향이 어떤 한 두 개인의 방향이라면 분명 그 평과와 결정은 조직을 파괴한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가 함께 머무르고 있는 조직 자체를 위한 것이라면, 그리고 그 열매가 우리에게 스스로 득이 되는 것이라면 그 편향된 평가와 결정은 곧 룰(rule)이된다. 문제는 방향성이지 틀이나 기준이 아니다.

8. 일관성

모든 비지니스는 일관성의 부재에서 실패의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개인의 실패도 그렇다. 초심을 찾자는 말이 나오는 이유도 그렇다. 아무나 일관성을 지킬 수 있다면 사회나 경쟁은 존재하지 않는다. 99.99%가 결국 일관성 때문에 실패한다.

9. 철학

비지니스에 철학이 없으면 사기가 된다. 경영자와 사기꾼은 백지장 한장 차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그 백지장 한장을 두려워하면서 철학을 찾기 보다는 철학을 쓰레기 통에 처 밖아 버린다. 쓸모없다니.

10. 운명

성공은 하늘이 내린다. 사람은 그 하늘을 바라보고 최선을 다 할 뿐이다. 할 수 있다면…창피하고 어이없이 실패하지 않기 위해 죽을만큼 발 버둥을 치는 것 뿐.

10년 후 이 글을 다시 볼 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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