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에서 최고 경영자가 현장경영을 해야 한다고들 하는데…이것도 어떻게 보면 문제가 있는 경영방식이다. 사장이 매일 공장들을 돌아다니면서 기름때 손에 뭍혀가면서 이 나사는 왜 여기서 굴러다니냐, 저 형광등은 왜 안갈아 끼우냐…한다고 회사가 잘 되는게 아니다.
경험상으로도 사장보고나 방문이 있는 날은 거의 노는 날이었다. 지역 지사들은 지사장부터 리허설에다가 보고 후 저녁 회식 자리에 구호제창 까지 비생산적인 시간 투자가 어마어마해서…차라리 사장이 안오시는게 더 영업결과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물론 현장경영이라는 것이 CEO가 현장의 현실을 알고 문제를 해결해 주고, 좀더 소비자들과 가까우라는 철학인데…그게 잘 못 시술이 되면 죽어나는 건 일선 직원들과 회사 실적 뿐이다.
조직이 크거나 복잡할 수록 경영진들은 자기가 관할하고 있는 부문을 Cockpit으로 시스템화 해 놓고 관리 경영을 하는 방식이 가장 적절하다고 본다.
이성적으로도 생각해 볼 때 하늘을 나는 비행기를 조종하는 비행사가 현재 외부의 온도를 꼭 창문을 열고 손을 내밀어 동상을 입어가면서 손수 측정해야 할 필요는 없다는거다.
외부온도를 측정해 보고하는 보고판이면 충분하다는 거다. 외부의 바람의 방향이나 속력, 현재의 위치, 비행기의 중량, 각 비행기 구석 구석의 현재 상태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Cockpit System이 필요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이러한 Cockpit System에서는 각 부문의 업무들이 아무 이상 없이 잘되어 갈때는 각각 녹색불이 켜져있게 된다. 하지만 갑자기 어떤 부분에 이상이 생기게되면 금새 그부분을 표시하는 곳에 빨간불이 들어와야 정확한 시스템이다.
경영자가 모든 부분을 항상 관여하고 경영하지 않는 대신, 문제가 있는 빨간 부분이 생기면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그 원인을 밝혀내고, 개선해서 이내 녹색불로 바꾸어 지게 만드는 일이 경영이라고 본다. 따라서 경영자는 항상 Cockpit을 주시하고 있지만, 모든 부분들을 하나 하나 다 돌아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Cockpit System이 기계적 시스템일 때는 오케이지만, 사람들로 구성된 회사 조직에서는 제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우선 각각의 Cockpit lamp에는 하부 보고라인과 함께 그에 책임을 지는 직원들이 줄줄이 걸쳐있다. 실제로 왼쪽 날개 일부가 부러져 날아가면, 그 일선에 있는 실무자가 빨간불을 켜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다는 거다. 그 윗사람에게 보고를 하면 평소 그 부분을 적절하게 관리하지 못했다는 질책이 무서워 어떻게서든 빨간불을 켜지 않고 대충 무마 하려 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위의 상사들은 더더구나 그들을 질책하면서 일단 빨간불이 켜지지 않게 조치를 취하곤 한다.
경영자가 Cockpit 만 바라보고 있다가 추락을 맞게 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왼쪽 오른쪽 날개는 물론 개솔린이 다 새고…꼬리에는 불이 붙어 있어도 경영자가 앉아 있는 Cockpit에서는 녹색불들만 켜져 있다. 우리 회사가 왜 안되는지에 대해서 잘 모른다는 경영자들은 이러한 Cockpit의 오류에 빠져있는 것이다.
이렇기 때문에 중간관리자들에 대한 교육과 트레이닝이 필요하다. 일선에서 자신이 받은 empowerment만큼 의사결정을 하고, 회사를 위해 이정도 이상의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면 바로 그 차상위 매니저에게 보고하는 시스템이 중요하다. 그 이전에 실수에 관대한 문화 그리고, 원칙에 충실한 평가등이 전제가 된다.
아무튼 사람이 사람들과 함께 더 나은 가치를 만들어 나간다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다. 변수가 너무 많을 뿐 더러… 그 변수 하나 하나가 다 인간들이라서 더 그렇다. 어려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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