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지인 한분께서 비밀댓글을 달아주셨다. 내가 얼마전 올린 포스팅 중 그래픽 하나가 다음 사이트 대문에 걸려있다는 거다. 내 포스팅을 퍼가신 분께서 올리신 글이 다음측의 눈에 띈거였다. 뭐…파워블로거께서 포스팅을 하시니 다음에도 걸리는 구나…하고 담담하다.
오후에 이런저런 일을 처리하다가 문득…이런 생각이 든다.
하룻동안 평균 내 블로그를 방문하시는 분들이 400여분가량이다. (한분이 여러번 들어오신다면 뭐 그 보다 적겠다) RSS 리더기로 내 포스팅을 받아 보시는 분들은 약 300명이 못된다.
사실 궁금하다. 이들이 모두 어떤 분들이신지 나는 모른다. 지인들이 일부 있겠고, 내가 가르친 학생들이나 우리 회사 직원들…그리고 몇몇 기자들과 업계 직원들이 내가 아는 전부다.
이들이 왜 내 블로그에 들어오시고, 왜 내 포스팅을 구독하시는지 잘 모른다. 그리고 더 모르겠는 것은 내가 그들에게 어떤 이익이나 즐거움을 주고 있는지다. (이 일을 하는 사람들이면 몰라도 글들이 얼마나 재미없나. 일반인들이 기자를 만나서 단둘이 밥을 먹을 확률이 몇이나 되고, 회사를 대표해서 TV 인터뷰를 하는 경우가 얼마나 되나말이다…)
그런데 왜 아무것도 모르고 확실한 게 없는데 계속 블로깅을 하나?
곰곰히 생각해 봐도…답이 없다. 내가 유일하게 확실하게 답변할 수 있는 것은 “그냥”이다. 예전 오비맥주 시절 광고 ‘그냥’을 몇개 틀어보니…맞다. 그냥이 맞다.
블로깅 하는 이유가 여러가지 있겠지만…딱히 내가 블로깅을 하는 이유가 바로 이거라고 100% 동의할 수 있는 것들이 없다. 알량한 광고수입을 기대하는 것도 아니고…(가능성 없지만 만약 내가 파워블로거가 되고 광고수입이 몇천원이라도 생긴다면 전액 기부하겠다)
이 블로그를 통해 뭐 비지니스를 해 보려는 것도 아니고…그냥 유치하게 잘난 척하려 하는 것도 아니고…(애들도 아니고 말이다) 사람들이 좋은 말만 해주는 걸 즐기는 것도 아니고…전문지식을 정리하려고 하는 것도 사실 아니다. (이 정도의 지식은 업계 선수들 사이에서는 기본이다. 101이다…)
내 블로그에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것도 나에겐 별 의미가 없다. 내 블로그에 아무 관련이나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재미로 들락 달락하는 것도 별로다. 다음이나 네이버나 그 어디에 내 글이 올라가는 것도 재미없다. 하루에 몇만명이 방문을 하고 수천개의 댓글이 달리는 것도 괜히 힘들 뿐 무슨 의미가 있을까.
퍼블리시티를 해 온 사람으로서 앵글을 어떻게 잡는지, 제목이 어떤 파워가 있는지, 또 블로고스피어에서 어떤 내용이 방문자들을 왕창 모을 수 있는지…모르는 게 아니다. 그냥 내가 이런 블로깅을 하는 건…나에게 의미 없는 그리고 내가 이야기 하는 것에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 단순히 바글 거리는 것을 원하지 때문이다.
그냥 그렇다. 그냥.
Communications as Ikor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19 Responses to 나는 왜 블로그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