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82008 Tagged with , , , 2 Responses

진짜 있다. 이런 대응.

김호 사장님 블로그에 소개된 하버드비지니스리뷰의 위기관리 서적 ‘지속가능 경영의 절대조건: 위기관리‘ 발간 소식을 접했다. 그 이전부터 많이 회자되던 시리즈라서 반갑다. 그 책을 구입하려고 교보문고 사이트에 들어가 목록을 읽다가 문득 재미있는 생각이 났다.

방금전 모 방송국에서 ‘서울 유명 음식점에서 만든 음식에 바퀴벌레, 쥐, 곰팡이, 이물질이 발견된 사례들을 취재’한다는 프로그램 설명 기사를 접했었다. 여러가지 insight들이 있지만, 우선 가정으로 이 음식점의 주인이 이 책을 소중(?)하게 읽고 실행에 옮긴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한번 그려본다. 

아래 검정 부분은 원래 책의 목록 vs. 빨간 부분은 그 음식점 주인의 insights

책 머리에 – 성공하는 조직은 언제나 위기상황을 경계한다

“성공하는 음식점은 언제나 방송사를 경계해야 하지”

1장 잠재적 위험요소에 대한 고찰 – 앞으로 어떤 위기가 발생할 수 있을까 
“또 어떤 벌레가 음식에 들어갈 수 있을까? 생쥐나 그런 것 처럼 큰 건 좀 가능성이 휘박하니 일단 빼자”

잠재적 위기의 주요인들
“아니 벌레들이 조리한 음식에 들어가는 걸 어떻게 통제를 해. 내가 벌레말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지. 천장에서 소나기 처럼 떨어지는 바퀴벌레들을 어떻게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찌…”

잠재적 위기의 인식
“벌레들이 들어가는 건 자기네 마음이고, 손님의 운이라고 봄”

잠재적 위기의 우선순위 책정
“벌레가 가장 우선 가능성, 그다음이 생쥐, 그 다음이 아마 머리카락이나 비닐장갑류…”

2장 피할 수 있는 일은 피하라 – 시의적절한 예방 방법
“맞아. 방송국 사람들만 안나오면 뭐가 문제야. 손님들이야 안오면 그만이지…소문 안나게 하는게 최고라고 봐”
위기를 피할 수 있는 체계적 프로그램의 구성
“정문에서 방송국 사람들 처럼 보이면 완전 방어하라고 지시해야겠어. 일단 방송국이 뜨면 주방도 접어 문걸고 퇴근들 하라구”
임박한 위기의 조짐에 주목하라
“아니, 벌레들이 하루 이틀 나타나는 게 아닌데…”

뛰기 전에 살펴라 
“????? 벌레를?”

위기를 피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 “뻔해…위생 점검 관리 해라 뭐 이런 얘기겠지…쩝”

보험을 잊지 말라
“그런거 부을 돈 있으면 내 차를 좀더 큰 걸로 바꿔 리스로 내겠어”

3장 돌발적 위기관리 – 내일의 문제를 오늘 대비하는 법
“하루 하루 먹고 살기 바쁜데 팔자 좋은 소리네…”
1단계 : 관리팀 조직 
“정문에 어깨 몇명 주차요원으로 박아 놓으면 된다고”

2단계 : 위기의 규모 가늠
“손님만 나쁜 성질머리 안만나면 그게 어디야”

3단계 : 관리 전략 개발
“일단 막아라 이게 대 전략이야”

4단계 : 개발된 계획의 효율성 측정
“어짜피 월급주는 어깨들인데 뭐 위기관리 까지 하라고 하는거 잖아. 오케이”
5단계 : 관리 계획 수정,보안
“일단 막아봐. 문제가 생기면 그 때 봐”
당신은 준비가 되어 있는가?
“무슨 준비? 난 우리 가게 음식 안먹어. 미쳤어?”
유수 항공사의 위기 대응 전략
“뭐 다 공자님 말씀이지 뭐…”

4장 위기 인지 – 연기가 나는 곳에 화재 있다
“우리 바퀴벌레는 음식 연기도 좋아해서 큰일이야”
다양한 위기 조짐
“바퀴야 자주보니 주방식구들도 친근해져서 뭐 위기 조짐이라고 까지는…”
위기의 조짐이 자주 간과되는 이유
“친근감?”
해결 방안
“돈들면 안되…말해봐…”

5장 위기 제어 – 문제가 악화되는 상황을 방지하라
“아니 뭐 바퀴 말고 또 뭐 다른 벌레들이 들어가겠어? 잠자리? 여치?”
제1법칙 : 신속하고 단호하게 행동하라
“방송국 애들 오면 한방에 해결 해”
제2법칙 : 사람을 최우선으로 배려하라
“사람은 다치지 않게 해. 혹시 안돼겠으면 멍 안들게 치고.”

제3법칙 : 현장에 나가라 
“니네들 항상 거기 있어. 잘 살펴”
제4법칙 :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 통로를 개방하라 
“말 안통해. 방송국 애들이랑은 댓구 하지말고 그냥 막어”
확신이 서지 않을 때는 훈련과 가치관,그리고 본능에 따라라 
“맞어. 방송국 애들인지 아닌지 확신이 안서면 먼저 막고 봐. 장사 안한다 그래”

6장 위기 해결 – 회복으로 가는 길
“손님이 바퀴벌레 먹고 죽지는 않지 뭐. 무슨 회복이야…회복은?”
신속하게 움직여라
“빨리 빨리 자식들아…”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기술을 활용하라 
“주차장이랑 현관 정문 팀별로 각자 구역을 정해…”
위기상황에서 부각되는 리더십
“방송국 애들이 다시 오면 이제 내가 앞장서서 막을꺼니까 두고 봐”

위기상황의 종결을 선포하라
“상황끝. 더 이상 거론하지 말어”

7장 언론 다루기 – 위기상황시 언론 매체를 다루는 방법들
“일단 막자 아냐?”
언론 매체는 신중히 접근하라
“일단 신중하게 하다가 말로 안되면…”
언론 매체를 신중히 선택해 발표 내용을 정리하라
“일단 KBS는 한번 찍어 갔고…MBC 불만제로가 오면 확실히 본때를 보여주자구”
위기 대처에 대해 자주 묻는 질문들
“어떻게 하면 없던 것 처럼 조용해 질 수 있나?”

8장 경험을 통한 교훈 –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 
“그래서 어깨들을 배치했어. 큰 교훈이라서 감사해”
위기의 종결을 명확히 공지하라
“상황끝. 끝. 끝”
위기관리 과정을 기록으로 남겨라
“야 애들아 경비 일지 오늘부터 작성해. 놀면 뭐하냐”

경험을 통해 배운 것은 모두 자기 것으로 만들어라
“이번에 크게 배웠어. 말로하면 안된다. 무조건 막아라. 오케이”

Appendix – 부록

유용한 업무 자료 양식들
“경비 일지는 몇 페이진가?”

보도자료 작성 요령 “꼭 이말을 넣어야 할 것 같아….받아 적어 봐…

“내가 돈을 걸고 말한다. 우리는 깨끗하다. 우리 집은 제일 깨끗하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이 글을 쓰면서 약간은 억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믿고 싶지는 않지만…일부 이런 진짜 대응들이 실제로 존재한다. 진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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