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한화 사건때도 인하우스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 했었지만, 산성중공업의 이번 태안반도 사건에 대해서도 인하우스의 고민과 어려움은 충분히는 아니더라도 많은 부분 이해가 됩니다.
위기관리라는 것이 달랑 사장님과 홍보담당자 둘이 앉아서 하는 의사결정 결과는 아니지요.
특히나 이번 태안반도 사건과 같은 경우에는 아마 CEO는 물론 전체 관련 임원들과 그룹차원에서의 논의도 있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 고민의 시간이나 내외부 카운셀러 그룹의 규모 및 투자시간도 저희가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을 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고민의 과정과 전략적 방향성 셋팅의 과정에서 가장 큰 목소리와 역할을 해야 했던 부서는 바로 ‘법무팀’이 아닐까 합니다. 누가 사건의 책임을 가지느냐 하는데 있어서 재판이 진행중이고, 만약 삼성중공업의 중과실이 인정되면 회자되고 있는 것과 같이 ‘무한책임’의 형벌이 회사에게 부여되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이 홍보팀이었겠지요. 심각한 여론동향을 밤낮으로 체크하고, 위기관리 그룹에게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하면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겠지요.
만약, 내가 삼성중공업의 인하우스 책임자로서 소위 말하는 ‘진정성’을 보여 주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면, 어떻게 했었을까요?
법무팀과의 전체적인 조율과 자사의 전략적 방향성을 파괴해 나가면서, 개인의 행보를 벌일수는 없는 것이고, 그것이 삼성중공업의 진정성이라고 이해되지도 않았겠지요. 무한책임이라는 엄청난 위협을 다같이 감수하자고 대형 상장사 구성원들을 설득시킨다는 것도 비현실적이지요.
회사의 존폐가 걸려있는 법률적 판단이 나지 않았을때 실행하는 섣부른 외부 커뮤니케이션은 매우 치명적인 결과를 낳습니다. 죤슨앤죤슨의 타이레놀 케이스에서도 전미국시장의 타이레놀을 전량 수거 폐기하는 ‘진정성’은 삼성중공업과 같이 무한책임이라는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은 분명 아니었습니다. 또한 당시 죤슨앤죤슨은 가해자의 일원이 아니었고, 피해자중의 하나였기 때문에 그런 ‘진정성’의 표현이 그나마 가능했겠습니다.
홍보담당자로서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현실적으로 할수 있는 최선의 일은 법률적 판단을 기다리고, 그 판단에 따라 ‘진정성’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 것 뿐이라고 봅니다.
위기관리는 해당 위기를 ‘멸균된 인큐베이터’에 놓고 바라볼 수는 있는 사회현상이 아닙니다. 분명히 context가 존재하고, 가변적 여러 변수들이 어지럽게 chaos를 이루면서 변해갑니다. 이 부분을 우리 홍보담당자들은 이해 했으면 합니다.
삼성중공업의 이번 위기관리에 대해서는 여러해가 지난 후에나 그 성패를 판단할 수 있겠지요. 현재 상태에서 저희가 실무자로서 벤치마킹 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이 얼마나 원칙과 전략에 따라 움직였는지, 그리고, 어떤 통합적 영향력들을 통해 위기확산을 통제하고 있는지에 대한 실무적 부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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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Responses to 만약 나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