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담당자 (인하우스)들도 홍보인이기 이전에 사내에서는 한 기업의 직원이다. 어느 조직이나 그 편차가 있겠지만 ‘정치(politics)’라는게 꼭 존재한다. 홍보담당자는 사내에서는 정치인이 되어야 하고, 외부로는 출입기자들을 관리해야 하는 관리인이 되어야 하는 팔자다.
이 두가지 활동들이 서로 따로 따로 이루어져서 상호간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 좋은데…종종 트러블이 일어나게 되면 (인하우스)홍보담당자들은 고민에 빠지고, 회사는 피해를 입는다.
케이스1))
모종의 중대한 회사 변화를 한달여 앞두고 CEO께서 소위 말하는 메이져 신문과 미리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하신다. 딱 한개 또는 두개정도를 선정(?)해 선별적인 인터뷰를 하시고 싶어 하신다. 당신은 그렇게 하는 것이 여론을 미리 환기 시키고, 실제 자사의 변화가 일어 났을 때 큰 쇼크를 일으키지 않는다 철석 같이 믿고 계시다.
문제는 이 선별적인 인터뷰가 일상적인 것이 아니라 해당 인터뷰를 한 기자에게 특종을 준다는 의미로 비추어 진다는 것이다. 분명히 출입기자들의 99%를 적으로 만들만한 일이다. 실제로 지난번의 똑같은 활동으로 소외된 모 경제지로에게 극히 부정적 기사로 얻어 맞아 힘들어 했던 기억도 있다.
홍보담당자는 어떻게 해야 하나? CEO의 의중을 거스르지 않기 위해 조중동 기자들에게 전화를 돌려야 하나? 아니면 지난 사례를 예로 들어 CEO의 의중을 어느정도 거슬러야 하나? CEO를 설득시키는 것이 가능 한가?
케이스2))
외국 본사에서 프레스 투어를 글로벌 차원에서 진행한다고 하면서 미국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한국 기자들을 딱 5명만 초청하겠다고 한다. 한국 지사의 홍보담당자에게 출입기자 딱 5명만 추천해 달라고 하면서 본사측에서 조사를 통해 메이저라 불리는 5개 매체의 리스트를 샘플로 보내왔다. 그러나 문제는 이렇게 일부 매체만 해당 전시회에 보냈다가는 다른 소외된 매체들이 집단으로 반발할 것이 자명하다. 그리고 본사에서 보내온 그 초청 리스트에는 매체력은 크지만, 우리 회사나 업계에 대해서는 기사를 전혀 쓰지 않는 곳이 몇 곳 포함되어 있다.
홍보담당자는 어떻게 해야 하나? 본사의 의도를 거슬러야 하나? 맞추어야 하나? 프레스 투어를 가는 것이 맞나 차라리 모두 안가는 것이 맞나? 소외된 기자들은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
케이스3))
광고대행사에서 년간 지면광고 계획을 짜왔다. 여러가지 열독률과 기타 효과들을 빽빽하게 계산해서 모 메이저 종합지 두곳에만 광고를 하자고 제안해 왔다. 본 종합지는 메이저 중의 메이저이지만, 우리 회사나 업종에 관련한 기사는 전혀 안쓰는 곳으로 이름이 높다.
반면에 우리회사에 대한 기사들을 항상 긍정적으로 받아주는 여러 경제지들과 일부 종합지들은 지속적으로 광고지원을 직간접적으로 요청중이다.
CEO께서는 모든 마케팅 업무 프로세스에 있어서 효율성을 강조하시기 때문에, 광고대행사에서 어렵게 제안한 두곳의 광고 게재 계획을 수정하거나 재고 하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만약 이렇게 광고를 선별적으로 싣게 되면 다른 매체들은 아마 가만 있지를 않을 것이다. 배은망덕도 유분수라는 소리를 듣게 될 것이 뻔하다.
홍보담당자는 어떻게 해야 하나? 광고 플랜을 뒤엎어야 하나? 그냥 따라야 하나?
결론))
경험상 이런 고민에 빠져서 홍보담당자가 어떤 선택을 하던 항상 나중에는 이런 말을 듣게 마련이다.
“역시 홍보팀은 전략적이지가 못해”
왜냐하면, 출입기자단의 반격을 예상하고 CEO나 본사를 설득하면 ‘구태의연한 언론 현실에 타협하는 비전략적 구악 조직’으로 평가 받는다. 반대로 그냥 지시대로 정치를 따라가면 확실히 부정적인 일들이 터지게 되고 ‘아니 왜 홍보팀은 이런 상황을 뻔히 알고도 미리 방지하거나 사후 관리를 못 하나? 전략적으로 움직이질 못해 항상…’ 이런 말을 듣곤 한다.
그래서 홍보는 ‘전략’이 아닌가 보다. 적어도 실전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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