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42007 0 Responses

언론관계에 대한 일부 인하우스의 오해들

최근 여러 경쟁비딩에서나 동료 대행사 사장님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상당히 많은 인하우스들이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 부분들을 공통적으로 발견하게된다.

나도 바로 몇달전까지는 인하우스였고, PR에이전시를 여럿 사용했었고, 내가 속한 마케팅 부서에서만 광고, 프로모션, 미디어, 온라인, 디자인, 패키징, 인쇄 등등의 에이전시들을 20여개 가까이 사용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일부 인하우스 홍보담당자들의 오해에 대해 정리를 해본다.

1. 언론 네트워크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삼성이나 LG, 현대, SK등의 대기업이 일년에 얼마를 홍보예산으로 사용하는지  알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들이 왜 그렇게 많은 예산을 홍보예산으로 편성하고, 그중 얼마나 많은 부분을 출입기자단과, 사회부, 기타 언론 네트워크관리에 쏟아 붓는지를 생각해보자. 돈이 많은 회사니까? 돈이 남아돌아서? 아니다. 그렇게 보면 대기업이 비용에 대한 관리가  더 엄격하다. 그들이 언론네트워크에 투자를 하는 것은 이 네트워크를 ‘보험’ 또는 ‘Return을 기대하는 투자’로 보기 때문이다. 만약 그런 수준의 언론 네트워크를 PR에이전시에게 한달 1000만원정도로 살 수 있다면 아마 그런 대기업들도 다 에이전시를 쓸것이다. 얼마나 저렴한가 신경 쓸 일도 없고. 그러나 네트워크는 저렴하게 에이전시로부터 구입할 수 있는게 아니다. 인하우스와 에이전시가 함께 빌딩해나가는 거다. 긴 여정이고 비싼 자산이다.

2. 언론 네트워크는 언제든 다시 셋업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비딩을 붙이면서 계약기간은 3개월 또는 6개월로 하자는 인하우스들이 많다. 이 짧은 기간동안에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출입기자를 최소  40명으로 잡아도 한바퀴 돌아 점심식사만 하더라도 두달이 걸린다. 3개월후에 또 기자들은 다른 에이전시 AE들과 밥을 먹어야 하나? 기자들이 출입하는 한개의 회사에 1년에 2-3번 에이전시가 바뀌면 좋아할까? 나같으면 만나주지도 않는다. 언제 바뀔찌 모르는 에이전시 AE들과 왜 밥을 먹어야 하나? 경험상 클라이언트 서비스는 2년이 지나야 안정이 된다. 출입기자들과 형 동생 할수 있는 기간이 최소 2년이다.

3. 에이전시가 언론관계의 중심이라고 생각한다.

천만에. 언론 네트워크는 클라이언트의 자산이다. 에이전시가 만들어 전달해주는 것이 절대 아니다. 인하우스중에 기자들 만나기 싫어하거나 귀찮아 하는 분들도 있다. 고상하게 에이전시 관리만 하면서 세부적인 것 신경안쓰고, 하기 싫고 싫은 소리 하는 것 꺼리는 그 마음 이해도 간다. 그러나 절대로 언론 네크워크는 클라이언트의 자산이다. 최소한 에이전시가 바뀌어도 그 자산은 클라이언트에게 남아 있어야 한다. 함께 기자를 만나고, 네트워크를 함께 빌딩해 나가는 것이 정석이다.
 
4. 왜 PR대행사를 쓰면서 광고지원까지 해야 하는가 생각한다.

대기업들은 출입기자들을 위한 광고지원을 안할까? 더 많이 한다. 그렇게 네트워크들이 확실한 PR팀도 광고지원을 한다. 만약 PR대행사를 써서 PR대행사가 기자 관리를 잘해 광고지원 요청을 무마하거나 절대 하지 못하게 봉쇄(?) 할수만 있다면 대기업에서 그 까짓 PR대행사를 안쓸 이유가 없다. 한달에 메이저 경제지 9단 21 광고 한번 비용씩을 PR 대행사에게 주면 평생 그 에이전시가 기자들의 광고, 스폰, 캠페인 지원 요청을 깨끗이 무마해 준다면 말이다.

5. PR에이전시를 의지한다

PR에이전시는 의지의 대상이라기 보다는 활용의 대상이다. 인하우스가 Initiative를 쥐고 잘 사용해야 하는 대상이다. 지원을 받는다는 표현이 맞다. 인하우스가 가이드라인을 주어야 한다. 정보를 공유하고, 활동계획을 approve해주어야 한다. 메시지를 함께 고민하고, 실행에 있어서 함께 나서주어야 한다. PR에이전시를 혼자 돌아다니게 하면 안된다. 의지 하지 말아라. 이끌어라.

6. 비용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활동을 안하면 비용을 아낄수 있다. 최소한의 PR예산을 그대로 남기거나 적절하게 좋은데 사용할 수도 있다. 비용은 사용하기 위해 편성된다. 비용 사용에 있어서 효율성과 생산성을 따질 필요는 있다. 투명성 또한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비용절감이 효율성과 생산성을 침해하게 되면 일은 해 봤자다. 일을 하기 위해 돈을 쓰는 것이지, 돈을 쓰기 위해서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보고용 활동은 제발 피해야 한다.

7. 가능하면 에이전시 사장이 직접 관여를 해주길 바란다

몇몇 소규모 에이전시에서는 사장이 직접 관여해서 거의 시니어 AE의 역할을 해드리겠다고 한다. 여기에 일부 인하우스는 감동한다. 그러나 PR에이전시에서 업무는 일선 AE들이 한다. 실제 일을 하다보면 바쁘고 거창한 대행사 사장보다는 똑똑하고 열정적인 일선 AE가 더 힘이 된다. 나같으면 사장님은 됬으니, 똑똑한 AE를 하나 더 배치해 달라고 하겠다.

최근 클라이언트들로 부터 홍보팀 교육 및 오리엔테이션을 해달라는 주문을 받는다. 앞으로 홍보팀 세팅,인원구성, 예산책정, PR실무교육 및 프로세스 관리 교육, 대행사 선정 교육 및 관리 교육, 퍼포먼스 측정 교육등을 패키지화 해서 인하우스 홍보팀 인큐베이팅 사업을 시작해 볼까 하는 생각도 있다.

인하우스가 제대로 살아야 우리나라 PR업계가 제대로 발전한다. 그래야 멋대로 일하는 에이전시들도 없어지고, 소위 악성 클라이언트라는 소리도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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