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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사람들이 얼마나 효율성과 생산성이 낮은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는지 깜짝 깜짝 놀랄때가 많다. 커뮤니케이션 하나 하나를 그냥 본능적으로 의미를 두지 않고 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전철이나 버스안에서 큰 소리로 휴대전화 통화를 하는 아저씨나 아주머니들을 자주 만난다. 커뮤니케이션 내용을 들어보면 한결 같다. 한 두가지의 핵심 메시지를 한두번이 아니라 수십번 해야 한통화가 끝난다. 전체 통화 시간의 반이상을 똑같은 메시지를 반복 반복하면서 소비한다. 과연 그 상대방이 이해를 못하는 건지, 아니면 자신이 그냥 핵심 메시지를 뇌까리는 것인지 알진 못하지만, 효율성이 없는 커뮤니케이션 이라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시끄러운 소음 레벨은 제외하고라도…)
냉면식당에 가보면 항상 물냉면이고 비빔냉면이고 테이블에 내려 놓으면서 일하는 아주머니는 “짤라드릴까요?”라고 물어본다. 나는 냉면을 잘라 먹지 않기 때문에 “그냥 저 물냉면만 잘라주세요. 제껀 괜찮습니다.” 그러나 냉면집 아줌마들의 10중 8-9는 물냉면을 자른다음 무심코 내 냉면에도 가위를 들이댄다. 나의 1초전 메시지가 전달안되었던거다. (내 메시지를 이해 못했다면 근데 어떻게 저 앞에 있는 물냉면을 먼저 잘랐을까…)
다른부서에 특정 이슈를 설명을 하는 이메일을 해도 그렇다. 나름대로 6하 원칙을 써서 설명을 하는 이메일을 쓴다. 보도자료를 자주 써 본 나는 어디 빠뜨린 정보가 없나…혹시 이 설명이 이해하기 어렵지는 않을까…이 단어가 이 이메일을 받아보는 담당자가 기분 나빠하는 단어는 혹시 아닐까…몇번을 다시 읽어보고 충분히 이해가 될 것 같은(?) 이메일을 보낸다. 그러면, 영락 없이 그 수신자는 나에게 전화를 걸어온다. “팀장님, 이메일 잘 받았는데요…이게 이런 이야기죠? 혹시 시간있으시면 제가 내려갈께요. 설명좀 해주세요…” 분명히 나는 한국어로 이메일을 썼고, 중학생 정도의 눈 높이에 맞춘 평범한 단어와 설명적인 문장을 사용했는데…이해를 못한다. (안하는 것일 수도 있다. 습관처럼…)
가끔 세금환급이나 비자등의 문제로 동사무소를 방문할 때가 있다. 가서 여러가지 용도를 알 수 없는 공문서들을 발급받기 위해서다. 내가 모자른 사람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항상 헷갈리는 단어가 있다. (솔직히 아직도 뭐가 뭔지 모른다…) 호주는 무얼 뜻하는 건지, 세대주는 누굴 말하는 것인지, 호적초본과 호적등본은 무슨 차이가 있는지, 인감증명이란 어디에 쓰는 건지… 암만 생각해도 내가 너무 편히 살아왔던 것같다. 그러나…이런 단어들도 좀 알기 쉽게 해주면 안되나.
은행에서도 마찬가지다…복리, 원리금 균등 분할 상환, CMA…모두 어렵다. 마치 커뮤니케이션 하려는 노력을 표기한 듯 하다. 은행을 이용하는 평범한 일반인이 회계사나 세무사가 아닌이상 어떻게 하나 하나를 다 이해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내릴수 있을까? (나만 빼고 다 잘하는 데 나만 이런가…그래서…부자가 못됬나보다…)
길거리의 교통표지, 전자제품의 사용설명서, 인터넷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 받을 때 읽어야 하는 과정들, 트렌디한 식당에서 생소한 음식들을 설명해 놓은 메뉴판, 결혼식장에서의 주례사, 주일 예배에서의 설교말씀…
사람을 둘러싼 커뮤니케이션의 양…그리고 질…
얼마나 효율적이고 생산적일까…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밥을 버는 우리같은 사람들은 또 이런면에서 과연 또 얼마나 경쟁력이 있을까?
– 오늘 저녁 나의 회냉면에 가위를 가져다 댄 냉면집 아줌마를 생각하면서 이 글을 끄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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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Responses to 커뮤니케이션과 냉면집 아줌마… 수정 |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