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 | 삭제 |
심형래 감독의 디워는 사실 작품 자체에 대한 의미 보다는 관객수가 예상을 뛰어 넘는다는 데 의미가 있다. 사실 영화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일반인들의 ‘심형래 신드롬’은 이미 공룡옷을 입은 조감독이 뛰어다니던 그 당시 영화 시절에 그냥 멈춰있다.
제작비를 얼마 들였던 어떤 최첨단 CG효과를 섞었던…심형래의 영화는 그냥 그때 그 추억으로 우리에게 충분하다. (영화 자체에 대한 논쟁에 휘말리고 싶지는 않다.)
이번 디워 마케팅을 보면서, 새로 알게 된것은 심형래라는 분이 상당히 배포있는 마케터라는 것. 배급사인 슈박스가 전략적인지 어떤지는 몰라도 매우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디워가 흥행을 목표로 자극한 논쟁 열풍은 다음과 같은 3가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1. 호전적인 국내 영화 매니아 층 (크게 전문적 영화 평론가와 일반 영화광들로 대분 되는 듯하다)
2. 한국인 특유의 휘발성 애국심 (영화계에서는 거의 성서적인 힘을 발휘한다)
3. 심형래 감독의 감성적인 publicity활동 (“왜 내 영화만 가지고 이러냐?” “왜, 심형래가 하면 모두 안된다고 그러냐?”…)
풀어 쓰면 호전적인 국내 영화 매니아층을 애국심으로 일단 자극하고, 그 과정상에서 심형래씨의 감정적인 publicity가 논쟁의 자양분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있는 구조다.
결과론적으로 볼때, 이번 디워 관련 논쟁은 아주 탄탄한 기반 구조를 적극적으로 활용했기 때문에 그 효과를 거둘수 있었다.
80년당시 광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의 경우;
논쟁에 있어서 1번의 기반이 약하다. 디워의 경우 SF, CG, 미국에서의 로케등 매니아층이 한마디 거들수 있는 소재가 다양하다. 매니아간 논쟁은 모두 다 아는척을 하거나 아는척을 해야 인정을 받는다고 생각할 때 생성된다. 광주의 영화는 역사성이라던가 정치적인 입장에 있어서 논쟁의 여지를 제공하지만, 이는 영화광들의 것만은 아니고, 일반인들은 그렇게 영화 매니아들 처럼 호전적이지 못해 논쟁의 한계가 있다. (내용상 일반인들의 논쟁을 자극할만한 것들을 싣지도 않은 듯하다)
광주의 영화는 2번 휘발성 애국심에도 적절한 자극을 주지 못한다. 국가와 국가를 대표하는 것인 아니기 때문에 글로벌한 시대의 애국심과는 거리가 멀고, 특히 20대 영화관객들에게는 진부한 역사적 테마로 간주되기 쉽다. (만약 예를들어 이 영화에서 미국의 당시 정략적인 배후활동들에 촛점을 맞추는 식이었다면…이슈는 달라진다.)
광주의 영화가 오로지 적극적으로 기반을 갖추고 있는 것이 3번이다. Publicity에 있어서 DJ를 비롯한 정치인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활동을 한다는 것. 대선을 맞아 광주 호남의 민심과 연결이 가능해 정치인들을 동원한 반짝 특수를 기대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런류의 publicity는 이미 여러 역사관련 영화 개봉과 함께 자주 시도되었던 것이다.
영화계에서도 논쟁을 이용한 마케팅이 점차 그 품질을 높여가고 있는 것이 흥미롭다. 이러한 사례들이 향후 더욱 고품질의 논쟁 프로젝트를 가능하게 했으면 한다. 논쟁이란 정말 재미있는 사회현상이고 비지니스 주제라고 본다.
![](https://i0.wp.com/pds5.egloos.com/pds/200708/13/97/d0046497_46bfb1e65f8d6.jpg?resize=350%2C334)
Communications as Ikor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