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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자 동아일보 이승헌 기자와 김현수 기자가 쓴 ‘한국형 스핀닥터 나오나’ 기사가 참 유익했다. (아래에도 포스팅을 했다)
스핀 닥터라는 말은 들은지도 쓴지도 오래되었지만 그 뜻을 곰곰히 생각해 본 것은 2002년인가 한통의 이메일에서 였다.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에서 일하시다가 당시 딜로이트 컨설팅 홍보 담당자로 회사를 옮겼던 박현정 선배(현 Unique 대표, 한경닷컴 The 커뮤니케이션 칼럼 코너 운영)로 부터의 이메일이었다.
‘정부장님, 제가 Spin이라는 외국책을 읽고 있는데, PR적으로 이 Spin이라는 뜻을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하나요?’..이런 내용으로 기억한다.
참으로 난감했다. 사전상의 의미로 Spin은;
1 <면·양털 등을> 잣다;<실을> 잣다
2 <거미·누에 등이> <실을> 내다, 자아내다
3 <팽이 등을> 돌리다;(선반(旋盤) 등으로) 회전시켜 만들다;맴돌리다
4 (장황하게) 이야기하다(tell);오래[질질] 끌다 《out》
5 <차 바퀴 등을> 공전시키다, 겉돌게 하다
이런 뜻이라고 한다. 아무리 봐도 한국말로 뜻과 어울리는 표현이 없다. 그래서 당시 내 답변은 “길게 풀어서 뜻을 설명하자면…여론에 영향을 미쳐서 의도하는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정도 의미라고 할까요..”했던 것 같다.
Spin Doctor. 가뜩이나 어려운 Spin이라는 단어에 doctor라는 더 어려운 단어가 붙었으니 이걸 어쩌나.
각종 자료나 기사를 보면 ‘선거참모’ ‘선거캠페인 전문가’ ‘언론담당보좌관’ ‘여론정책 보좌관’ ‘특별 보좌관’ 부터 ‘홍보전문가’나 ‘언론을 자기 입맛에 맞게 요리하는 해결사’라는 창의적인 표현까지 그 해석이 다양하다.
스핀 닥터의 이미지는 거의 모두 부정적이다. 정치라는 지저분한 시장에서도 더욱 더러운 존재로 표현된다.
그러나, 시각을 조금만 바꿔보자.
대통령 선거전에 뛰어든 후보에게 정책은 곧 자신의 비전이며 생명이다. 이러한 정책에 어떻게 실제 국민의 니즈를 담아내는가 하는 것은 가장 큰 숙제고, 후보의 역량이다.
스핀 닥터는 다음과 같은 전문가라고 보면 된다.
1. 여론을 정확하게 읽는다.
2. 정책결정자에게 그 여론의 핵심을 전달하고 함께 관리 방향성을 논의한다.
3. 결정된 정책을 다시 여론에 반영한다.
나는 여론에서 시작해서 여론으로 끝내는 작업이 스핀 작업이라고 본다. 흔히 스핀 닥터들을 욕하는 사람들은 마지막 3번 활동에만 포커스를 맞추는 경향이 있다. 여론은 조작이나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그냥 천심(天心)으로 홀로서 있는 것으로 보아 ‘감히 자신의 뜻대로 여론을 움직이려 하다니…”하는 생각이 그 밑바닥이다.
그러나 스핀 닥터들은 1번과 2번과 같은 일련의 활동들에 더욱 열심이다. 되지도 않는 정책을 팔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에…
단, 예외로 욕먹어야 하는 스핀 닥터들은 ‘이라크 살상무기 이슈’ ‘9.11. 테러 배후설’등등의 다분히 정치 의도적인 여론 공작을 한 사람들이다. 반면에 불쌍(?)한 스핀 닥터들도 있다. 클린턴의 ‘아칸소 주지사 시절 섹스 스캔들’이나 ‘르윈스키 섹스 스캔들’을 관리했던 스핀 닥터들이다.
지금도 르윈스키 섹스 스캔들에 대한 해명(?)을 위해 뉴욕 NBC 아침 뉴스룸에 나와 앉은 ‘힐러리 클린턴’의 얼굴을 기억한다. 스핀 닥터들과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었을까? 여자의 자존심을 구기면서…
결론은 모든 스핀 닥터들이 나쁜 사람들은 아니다라는 것. 이번 대선을 통해서도 훌륭한 스핀 닥터들이 많이 나와주길 국민으로서 기대한다. PR인으로서는 더더욱 부러운 일이다. 그러한 경험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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