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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전시가 좋은 12가지 이유
1. 좋아하건 좋아하지 않건 여러 산업과 회사들의 맛을 볼수 있다
소위 빡세게 달리다보면 1년에 3-4개의 클라이언트를 맛볼 수 있다. 물론 각기 업종과 회사의 형태가 틀리는 곳들로만. 나의 경우 IT+수입자동차+정부부처+스포츠협회 같이 서로 다른 회사 및 조직들을 일년동안에 맛보기도 했다. 주니어들에게는 이런 뷔페형 경험이 나중에 큰 시야를 갖게해서 많은 도움이 된다. 자기가 어떤쪽의 PR을 잘할 수 있는지, 또 겉에서 보기와 안에서 보니 각각의 업종이 뭐가 틀린지를 잘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일종의 결혼전동거랄까.
2. 바쁘지만 짧고 굵게 일한다
약간 이상한 비유같지만….마치 이는 룸싸롱에서 더블을 뛰는 언니들과 비교될 수 있다. 여러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진지하고 성심성의껏 응하기 위해서는 눈코 뜰새 없이 바쁘게 뒤어다녀야 한다. A클라이언트를 만났을 때는 A에게만 전심전력을 다하고 한시간 후 클라이언트 B를 만나면 또 B만을 위해서 달려야 한다. 약간의 스릴도 있다.
3. 최소한 전문가로 인정받는다
인하우스는 PR로 비지니스를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러나 에이전시는 PR로 비지니스를 한다. 따라서 전문가로 인정 받는다. 실제로 그들이 전문가인가 아닌가 하는 논쟁은 여기서 필요하지 않다. 다만 제3자들에게 보이는 이미지는 “하루종일 PR로 돈을 버는 전문가”임에 틀림없다. 외모나 복장 그리고 고급 시계등의 악세서리가 받쳐주면 금상첨화.
4. 낮술을 먹어도 다 이해한다
인하우스에서는 낮술먹고 사무실에 들어오면 다른 사람들이 술마셨냐고 이상하게 본다. PR대행사는 어쩔때 AE의 반수가 낮술에 절어있을 때도 있다. 사장님이 지나가도 헤롱거리지만 않는다면 별 이야기 안듣는다. 가끔씩 이런 상황을 너무 행복해 하는 주당 AE들은 낮의 술을 밤까지 이어나가기도 한다. 어디나 알콜중독자는 있는 법.
5. 클라이언트를 씹는 공감대가 있다
AE들끼리 모이면 언제나 클라이언트 이야기나 기자 이야기다. 간간히 AE끼리 기자에 대해서는 혐오하면서도 인간성 좋은 기자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인간성 좋고 잘해준다는 클라이언트 이야기는 좀처럼 듣기 힘들다. 같이 일하면서 서로를 미워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다만 서로간에 파트너쉽이 무르익지 못해 잡음을 내는 거다. 암튼 공감대는 좋은 거다.
6. 이기고 짐에 따라 달라지는 오르가즘이 있다
PT가 끝나고 회식을 하는 대행사도 있고 PT의 결과가 나오면 회식을 하는 대행사도 있다. 보통 실무자 팀장급들은 전자고 대행사 사장님들은 후자를 택한다. 어쨋든 경쟁은 오르가즘이다. 이긴다면 그 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그 다음달 통장에 입금된 월급이 많아져 있으면 더 좋다. 멀티 오르가즘.
7. 할려면 뭐든지 할수 있고 하지않을려면 뭐든 안할수있다
한번도 안해봐서요..라는 말은 대행사에서 절대 금기다. 다 해봤다고 하고 다 할수있다고 하라고 선배들이 가르친다. 근데 막상 또 해보면 다된다. 이게 대행사의 힘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소위 짬밥을 먹을 수록 하지 않을려고 하면 안하는 방법이 생긴다. 생각해보라. 클라이언트를 얻는것보다 잃는것이 더 쉽지않나.
8. 승진에 대한 절실한 욕구가 그리 크지 않다
승진을 해 보았자 이사정도 아닌가. AE들끼리는 “승진보다 연봉을 올려달라고 하는게 더 낫다”라는 말을 한다. 승진이 연봉과 직결되는 의미가 약하기 때문에 그리 승진에 목숨걸지 않는다. 인사철에 상사에게 짜웅하는 풍경도 없다. 나에게 맏겨진 일만 잘하다보면…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이게 종종 개인주의로 AE들을 몰기도 한다. 암튼 이 압박감 없는 환경은 결국 행복한 느낌을 부른다.
9. 어디든 한번 들어오면 옮길수있다
일단 자격이 되는 사람은 들어오기 쉬운 곳이 대행사다. 한번 들어오면 왠만해서는 이 곳에 머무른다. 대행사에 적응을 못하거나, 일이 하기 싫거나. 시집을 가거나. 공부를 하러 가거나 하지 않는 이상 대행사 업계를 떠나는 AE들은 적다. 이 대행사에서 저 대행사로 비록 연봉이 더 쎄지지는 않아도 옮겨다니면서 맛을 보는 AE들도 있을 정도이니, 이 얼마나 행복한 직종인가.
10. 판이 좁아 한다리 건너면 다 친구다
여기서는 누구말을 할 수가 없다. 일주일정도면 그 상대방의 귀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꼭 한 회사에 한두병의 코스모폴리탄들이 있다. 이들은 항상 모여 떠들고 정보를 교환한다. 비록 AE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들은 비지니스적인 측면에서 상당히 가치가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항상 교류된다는 데서 그 의미가 있다. 비지니스적으로 바람직한 수준의 정보를 가지고 있는 사장님들은 만나도 정보를 교환하지 않는게 성향이다. 그래서 그들의 교류정보 수준도 AE들보다 나은게 없다. 암튼 친구가 많아진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11. 자기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다
왠만한 이름있는 대행사에서 부장급 이상이 되면 자신의 맘에 따라 알마든지 자신의 브랜드를 구축하고 나타낼수 있다. 강의, 출판물, 기고문, 언론인터뷰등등을 통해 개인의 브랜드를 만들어 키워 나간다. 그럼 대행사 간부 직원들 중에서 브랜드가 없는 사람들은 뭐냐고? 그건 자신들의 문제일 꺼다. 하기 싫거나 어떻게 하는지를 몰랐거나. 머리좋은 선수들은 이직 직전에 언론사를 통해 자신의 인터뷰를 만든다. 그리고 2주안에 보따리를 싸서 좋은 곳으로 자리를 옮긴다. 행복하게.
12. 올라갈수록 몸은 편하다
쥬니어 시절에는 온통 사수 지원활동에 시간을 처발라야 한다. PT라도 떨어지면 밤샘과 막내일을 도맡으면서도 자신은 사수 및 선배들의 일하는 모습을 배울것”라고 다짐한다. 그러나 이것도 한정적이다. 얼마지나서 몸은 편해진다. 자신이 보도자료를 쓰다가 단순히 보도자료를 읽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 보라. 몸이 편해지는 대신 정신이 고달프다. 맘이 불편하다는 것이다. 어느정도 직급이 되면 비서를 할당 받는 것도 이런 이유다. 만약 밑에 제대로 서포트해 주는 선수들이 없으면 몸과 마음은 그때부터 동행한다. 가시밭길을…
암튼 모든걸로 보아 PR에이전시는 행복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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