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62007 0 Responses

돈버는 PR대행사 되는 법 수정 | 삭제

 

개인적으로 PR대행사에서 PR을 시작했고 얼마 전에 인하우스로 옮겨와서 소위 강 건너편의 실정을 잘 아는 PR인으로서 2004년에는 꼭 쓰고 싶은 주제가 있어 이렇게 첫 번째 글을 올립니다.

 

우선, PR대행사가 뭐 그리 대단하다고…그러면, PR대행사가 없는 PR계라…상당히 삭막하고 후퇴된 PR 환경이 그려집니다.

 

PR 대행사는 우리 PR계에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데는 인하우스에 옮겨온 이후에도 전혀 변함은 없습니다. 광고계에 광고대행사가 중심이 되 듯이, 당연 PR계에는 PR대행사가 중심이 되어야 하지요. 인하우스는 PR을 하는 곳이지 PR을 팔아 먹고 사는 곳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PR대행사가 현재 같이 ‘살아남기’를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PR계의 중심이 되기 위해 ‘성장하는’ 모습을 그려보면서 몇 가지 이야기를 전개할까 합니다.

 

흔히 대행사 사장님들이 모이시면 “PR해서 돈 벌기는 불가능하다” 또는 “시장 환경이 점점 어려워 진다”는 말씀들을 가장 많이 하신다고 합니다.

 

첫번째, PR해서 돈 벌기는 불가능하다는 이야기에 대해 같이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 이 이야기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은 “그럼 지금 무슨 제품을 팔고 있는데 그러십니까?”라는 것이지요.

 

지금 PR대행사들은 공히 똑같은 제품들을 팔고 있지 않습니까. 전자제품회사로 치면 수백개 회사가 판매하는 제품이 21인치 칼라 TV 한가지 종류라는 거지요. 회사에 따라 빨간 TV냐, 하얀 TV냐, 검정 TV냐 하는 차이만 있을 뿐 성능이나 편의장치에 거의 차별화가 안되는 제품을 쭉 내다 팔고 있는 현실이 아닙니까. (예전에는 불광동 시장의 미나리 파는 할머니 100명으로 비유를 했는데 몇몇 사장님들이 기분 나빠하시는 것 같아서 전자제품 회사로 비유를 바꾸었습니다.)

 

한마디로 차별화된 제품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40인치 50인치 TV도 만들어 내놓고, PDP, LCD도 만들어 팔고, VCR에 DVD를 합해 놓은 TV도 개발하고, 중장기적으로는 TV 개발 기술을 살려, 영상장비나 다른 멀티미디어 장비를 만드는 전략도 세워 놓고 등등 할 일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여 년이 넘도록 우리의 PR대행사들은 한두 가지 제품에 목숨을 걸고 있습니다.

 

여기서 반론 하나. 왜 제품이 하나냐? 우리 대행사는 위기관리, 이슈관리,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프로모션, 이벤트 등 토털서비스에 버금가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좋습니다. 그러나 How to에 들어가면 답변은 일정합니다. 언론을 이용한 또는 활용한 위기관리 (media relationship based crisis management), 언론을 활용한 이슈관리 (media relationship based issue management), 언론을 활용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프로모션 및 이벤트 등이 바로 해당 대행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How to가 되는 거지요.

 

물론 언론관계를 하찮게 여기는 것은 아닙니다. 이벤트나 프로모션을 왜 PR대행사에 맡기느냐 할 때 언론관계를 통한 ‘플러스 알파’가 많은 메리트가 되는 것은 당연하지요.

 

그러나 솔루션이라는 게 다양해야 돈을 번다는 게 상식입니다. 언론관계라는 메리트를 활용하여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하라는 이야기는 ‘언론관계의 틀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라’는 이야기라기 보다는 ‘언론관계를 기반으로 더 나아가 다양한 관계를 형성하여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라’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PR은 관계라고 흔히 말을 많이 하는데, 과연 PR대행사는 일반 서비스 firm들 보다 얼마나 다양하고 심도 있는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언론관의 관계가 전부라고 생각하는 대행사분들이 많다는 데서 이러한 고민의 한계가 있습니다.

 

제약회사에서는 환우회 또는 보건복지부, 약사, 의사들과의 관계가 ‘돈을 주고 살만한 가치가 있을 만큼’ 훌륭한 PR대행사를 원하고 있을 찌도 모릅니다. 추후에 전달하는 메시지는 별도의 이야기가 됩니다. 우선 관계를 산다고 하는 게 현재 인하우스의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모 정부기관에서는 NGO, 지역유지, 기타협회인사들과의 관계를 사고 싶어 대행사를 찾고는 합니다.

 

자동차회사에서는 세계적인 품질인증기관, 관세와 관련한 정부고위관계자들과 다리를 놓아 주고 커뮤나케이션의 통로가 되어 줄 대행사를 찾을 때도 있습니다.

 

다양한 인하우스의 요구에 대해 “무조건 이걸 사라’하고 강요할 수는 없는 거지요.

 

다시 언론관계로 돌아와서 “왜 언론관계로도 돈을 벌 수 없을까?” 뭐 기사가 유가냐 무가냐 하는 논쟁은 차치하고 솔직히 인하우스가 원하는 만큼의 기사를 확보해 줄 수 있는 대행사가 과연 몇이나 될까 하는 것도 의문거리입니다.

 

정말 솔직히 말해서 대행사 선수들이 수립한 기자들과의 관계가 인하우스가 ‘돈’을 주고 살만큼 훌륭한 수준이냐 하는 것이지요.

 

소위 대행사 AE들이 인하우스에 청구하는 금액을 Professional fee라고 부릅니다. 그럼 이 Professional이라는 단어의 뜻이 무엇입니까. 전문적인 업무처리를 뜻한다고 하죠. 보도자료를 쓸 때 인하우스가 감탄할 정도의 수준이 바로 payable professionalism인 것입니다. 인하우스가 쓸 만큼의 보도자료, 인하우스가 만들 수 있을 만큼의 기획기사, 인하우스가 구축하고 있는 만큼의 언론 네트워킹을 가지고는 ‘돈’을 벌 수가 없습니다. 한마디로 대신해서 일을 할 수는 있겠지요.

 

대행사가 돈을 벌기 위해서는 대행사 인력들 전반의 관계관리에 투자와 관심을 투여해야 합니다. 이는 제조업에서 제품자재를 조달해 주는 의미입니다. 아깝다고 생각하시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언론관계만을 따지고 볼 때도 기자들과 함께 먹는 식사나 간단한 여흥비용을 대행사에서 적극 지원해 주어야 하는 게 좋습니다. 왜냐하면 해당 AE가 구축한 네트워크를 곧 팔아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입니다. AE는 시간과 의지 및 열정을 회사에 팔아 월급을 받습니다.

 

만약 경력직 AE라고 하면 그 AE의 네트워크를 산다고 보면 됩니다. 그래서 더 많은 연봉을 지급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잖습니까. 대행사의 매출증대에 기여할 AE들의 네트워킹관리 비용은 클라이언트들의 몫으로 처리합니다. 또 좋은 네트워크가 탐이 나서 스카우트한 AE에게는 그 네트워크 질에 상응한 연봉을 부여하지 않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제가 이전과는 다르게 네트워크를 강조하는 것은 제가 지난 수개월간 고민한 결과 한국의 대행사들은 네트워크와 전문성을 겸비하기에는 아직 연차가 안되고, 따라서 현재의 상황에서 한국 대행사들은 우선 네트워크를 통한 사업 확장이 우선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전문성 확보에는 돈이 듭니다. 후진국들이 전문화된 사업조직이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일단 한국의 대행사들은 전문성 확보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네트워크의 강화를 전략적인 방향으로 설정하는 편이 좋습니다. 두마리 토끼를 다잡다가 굶어 죽는 사냥꾼이 되지 않기 위해서 말입니다.

 

두번째 논의 주제 “정말 한국의 PR시장 환경이 나빠지고 있는가?” 이에 대한 답변은 몇 가지 질문에 대한 답으로 대신해야 할 것 같습니다.

 

1. 누가 한국의 PR시장을 나쁘게 만드는가? 인하우스인가? 대행사인가?

2. 시장환경이 나빠지고 있다는 의미는 fee가 적어지고 있다는 뜻인가 아니면 수요가 줄고 있다는 의미인가?

3. 진정 시장환경이 나빠지고 있다면 왜 이 시장에 안주하는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곰곰이 자문을 해보면 답은 금새 나올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약간은 소금을 뿌리는 것처럼 따끔따끔한 논의 주제였지만, 약이 되었으면 합니다.

 

올 한해는 보다 생산적인 논의가 많았으면 합니다. 대행사 선수들의 활발한 논의와 해결책 제시 및 실천이 그립습니다.

 

아직도 자신이 AE라고 생각하는 인하우스 배상

2004. 1. 6.

# by 우마미 | 2006/12/05 15:04 | 옛글들(2004) | 트랙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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