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62007 0 Responses

“우리의 피는 자주색이다!” – 페덱스(Fedex) 수정 | 삭제

“우리의 피는 자주색이다!” – 페덱스(Fedex)

“우리의 피는 빨간색이 아니라 자주색이다!” – 페덱스

정용민

세계 210여개국을 대상으로 항공기 640여대와 4만 5천여대의 화물 차량을 가지고 장사를 하는 기업. 2002년도에는 매출 220억불(한화 약 28조원)을 기록. 계열사를 합쳐 직원만 19만명. 어느 대형 항공사이야기인가 하겠지만 이는 한 화물배달업체의 이야기다. 이름은 페덱스(Fedex).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라는 지방 도시에서 태어난 이 ‘배달회사’는 참으로 재미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직원만족 경영 때문에 직원들은 자신들의 피가 페덱스 로고의 색깔인 ‘자주색’인줄 안다니 말이다.

전날 밤에 미국 LA에서 맡긴 소포를 태평양을 건너 바로 다음날 오전 한국 서울의 사무실에서 받을 수 있는 꿈같은 이야기를 페덱스는 매일 만들어 낸다. 고객이 자신이 발송한 화물이 현재 어디 있는지를 추적할 수 있게도 해준다. 만약  배달에 착오가 생기면 고객에게 요금을 돌려주는 웃기는(?) 회사도 페덱스다.

각지에서 걸려오는 고객들의 전화를 2초 안에 받기 위해서 미국에만 16개 콜센터에 3500명이 대기시킨다. 비행기 고장 등 비상상황에 대비해 미국 전역에 24시간 비행기를 6대씩이나 덩그런히 비상 대기시킨다. 한가하게 대기만 하는 것만은 아니다. 몇 년 전 9·11테러가 발생하자 24시간 만에 위험을 무릅쓰고 수백톤에 이르는 구급약 등을 현장에 배달해 칭찬도 들었다.

97년 여름, 경쟁사인 UPS의 직원들이 장기파업에 돌입해 급한 화물들이 구름같이 페덱스로 몰려들었다. 이때 페덱스의 직원들은 ‘나의 피는 자주색(페덱스사의 로고 색깔)’이라며 매일 밤늦게까지 자발적으로 우편물을 분류했다. ‘다음날까지 무조건 배달’이라는 페덱스와 고객간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고객을 신(神)같이 받들어 모시는 회사. 그렇다고 직원들만 애꿎게 희생하는 회사도 아닌 곳. 고객도 직원도 회사도 함께 상생(win-win)하는 모습. 어떻게 이런 일들이 가능할까. 다 이유가 있다.

페덱스에서는 파트타임직원도 CEO가 될 수 있다고?

1976년 데이비드 브론젝이라는 이름의 한 청년은 최하위급 배달직원(쿠리어)으로 페덱스에 첫발을 디뎠다. 그러나 그는 24년 후인 2000년, 페덱스 그룹의 계열사인 페덱스 익스프레스의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같은 회사의 데이브 레브홀츠 부사장은 6만명의 임직원을 지휘하는 페덱스의 핵심인재. 그러나 그도 76년에는 페덱스 사업장에서 트럭을 세차하고 비행기에 짐을 싣던 파트타임 직원이었다. 페덱스 고위 임원들 중에는 쿠리어 출신이 무척 많기 때문에 이들의 성공담은 페덱스에서는 별 이야깃 거리도 되지 못한다.

한번 페덱스 맨은 영원한 페덱스 맨?

페덱스에서 한국의 상무정도의 직급 경영진은 약 3백50명. 이 중 85%는 내부에서 승진했다. 중간관리자들까지 합치면 외부 채용 비율은 겨우 3~7% 정도다. 금융, IT 등 특별한 능력이 필요한 직종이 아니면 페덱스 맨이 우선이다.

인력개발을 위해서 간부급인 매니저는 물론 쿠리어 같은 하위 직급들도 지역본부별로 마련된 프로그램에 따라 끊임없이 교육을 받는다. 따라서 페덱스 인력의 3~5%는 매일 교육 중인 셈이다. 고객에게 잘 봉사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은 내부에서 커온 직원이며, 그런 직원에게 회사가 잘해줘야 이익도 많아진다는 것이 페덱스의 일관된 생각이다.

하위직급에겐 훌륭한 직장, 상급자에게는 고달픈 시험장?

직원 존중의 전통 때문에 페덱스는 미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꼽힌다. 페덱스는 미국 기업으로선 드물게 무해고 정책을 자랑한다. 업무 평가가 나쁜 직원이라도 냉정하게 내보내지 않는다. 대신 직무향상 계획(Performance Planning)을 통해 회생의 기회를 준다. 상급자는 어떻게 든 하급자를 끌고 가야 한다. 상급자가 리더쉽을 발휘하라는 이야기다.

매년 한 차례 전직원을 대상으로 회사와 임원, 간부들을 평가한다. 이 조사에서 만약 2년 연속 기준 점수 이하를 받은 임원이나 간부는 스스로 군말 없이 짐을 싸야 한다. 그래서 하위 직급 직원들 중에는 리더십에 따른 책임을 지기 싫어 일부러 간부가 되지 않으려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대신 이러한 혹독한 리더십 수련을 거치고 페덱스의 임원을 지낸 인재는 리더십에 관한 한 다른 미국 기업에서도 능력을 인정 받기 때문에 스카우트의 표적이 된다

페덱스의 경영진은 직원을 존중하고 공정하게 대우하여 회사에서 상실감과 슬픔을 느끼지 않도록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 최고 경영자의 중요한 목표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경영자는 직원들과 항상 친밀하게 접촉해야 한다고 믿었고 이것이 상하간 커뮤니케이션이 자유로운 현재의 기업문화를 낳게 했다.

항상 기업들은 ‘고객만족’을 말한다. 어느 기업은 ‘고객만족’을 넘어 ‘고객감동’ ‘고객행복’, 심지어는 우스개 소리로 ‘고객기절’까지도 추구한다고 한다. 미국의 성공한 기업들은 곧 고객들을 만족시키고 감동시키는데 성공한 기업들이다. 그들의 사고방식을 보면 항상 비슷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고객을 만족 시키기 위해 먼저 직원을 만족시키는 것이다. 직원이 자신의 일터와 업무 그리고 마음 편한 환경에 만족하도록 회사는 성심을 다한다. 행복한 직원들은 고객들을 행복하게 대하게 되고 자신이 무엇을 해서 자신의 고객을 더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행동에 옮기게 된다는 어떻게 보면 당연한 원리를 믿는 것 같다.

페덱스는 이러한 측면에서 완벽하게 직원감동에 성공하여 고객감동을 이룬 기업이다. 일년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310만개의 화물을 배달하면서도 항상 웃는 페덱스 직원들. 잘못 된 주소로 배달된 화물 하나를 가지고 직접 300km를 운전해가서 고객의 손에 쥐어준 한 페덱스 직원의 이야기 같은 것들이 그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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