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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종이공장에서 세계 휴대전화 거인으로 – 노키아(Nokia)<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유럽 휴대전화 시장 1위, 전세계 휴대전화 시장 35% 점유 기업, 유럽 증시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기업, 92년부터 7년간 주가가 291배 뛴 기업, 이 기업이 바로 핀란드의 노키아다. 산림국 핀란드를 일으킨 IT (정보통신) 기업 노키아의 생생한 성공담을 구경하자.
정용민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산타 클로스의 고향이라는 북유럽 핀란드는 전 국토의 70%가 삼림이다. 일년 중 반이 겨울인 이 나라가 가진 자원은 아이러니 하게도 울창한 나무들뿐이다. 노키아는 이런 조국의 IT산업을 이끌어 담박에 핀란드를 세계 정보통신 산업의 메카로 만들어 놓았다.
올해로 138살을 맞는 회사 노키아가 처음부터 통신 관련 사업을 했던 것은 아니다. 91년 경제 불황 전까지 노키아는 고무, 케이블, 텔레비전, 컴퓨터, 알루미늄, 펄프 및 종이, 발전, 부동산, 통신을 취급하는 9개 계열사를 거느린 잡동사니 회사였다. 당시 노키아도 그룹이라는 명칭을 달고 있었다.
80년대 말 노키아는 독일에서 컴퓨터, 컬러 TV로 막대한 손실을 보았고, 당시 사장이 자살할 정도로 어려웠다. 더욱이 소련의 붕괴는 안정적 수출 상품이었던 노키아의 경공업 제품을 창고에 쌓이게 하였고 국내 경기 침체로 90년대 초 적자액은 무려 2억 달러(한화 2500억)에 달했다.
경쟁력 없는 사업은 버려라!
이런 위기에서 노키아를 구출해낸 것은 요르마 오릴라(Jorma Ollila) 회장을 비롯한 노키아 이사회의 최고경영자들이었다. 92년 오릴라는 취임과 동시에 업계에서 1위를 할 가능성이 없는 사업들을 과감히 정리했다. 그는 “장차 죽느냐 사느냐의 승부를 걸 수 있는 분야는 전자통신분야뿐”이라며 휴대전화 하나에만 전념키 위해 8개 계열사를 몽땅 처분했다. 다소 모험적이었지만 당시 경영진은 무선통신시대가 다가올 것이라는 확고한 신념을 가졌던 것이다.
사실 노키아는 81년부터 휴대전화를 만들기 시작했었다. 핀란드는 산악지대가 많고 인구가 분산되어 있는 휴대전화 시장으로는 최적지였지만 당시 잘 나가던 경공업과 가전제품 사업에 매달린 노키아에게는 부수적 사업일 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노키아는 GSM(유럽 등지에서 통하는 비동기 방식) 휴대전화가 처음 출시되기 9년전인 82년부터 GSM 표준 기술 개발에 착수해 엄청난 자금을 투입하고 있었다. 그로부터 10년 후 휴대전화를 노키아의 핵심사업으로 결정하게 된 이유가 여기 있었던 것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핵심역량은 지킨다!
현재도 노키아의 전체 직원 6만명 중 3분의 1이 연구 개발(R&D)에 종사하고 있다. 제품 주기가 짧은 통신산업에서 성공하려면 ‘신속한 제품개발’과 ‘대량생산을 통한 원가 경쟁력 확보’가 핵심이라 믿기 때문이다.
또한 지멘스 등 경쟁사가 부품을 스스로 만들고 있는데 반해 노키아는 필요한 부품을 필요한 만큼 외부에서 사들인다. 노키아의 표어인 커넥팅 피플(connecting people)에는 자신이 가장 잘 하는 핵심 부문을 빼고는 모두 다른 기업에 맡긴다는 뜻이 들어 있다.
연구활동도 다른 곳이 더 잘 할 것 같으면 그곳에 맡기고, 심지어 경쟁업체와도 같이 연구 활동을 하면서 노키아는 경쟁력을 유지한다. 이러한 노키아의 경쟁력 때문에 2001년 세계 3대 휴대전화 회사인 스웨덴의 에릭슨은 “노키아 등 질 좋고 값싼 제품을 공급하는 경쟁사에 밀려 휴대전화 생산을 완전 중단한다”고 발표할 정도다.
기업 전략을 사내 모두가 공유한다!
통신업으로 급격히 사업을 전환하면서도 노키아 직원들은 문화적 이질감을 느끼지 않았다. 노키아는 늘 비전과 전략을 종업원들한테 공유해왔기 때문이다. 90년대 초부터 매년 전세계 간부들이 일반 직원들과 함께 회사의 비전과 전략을 토론하는 “노키아 웨이(Nokia Way)”가 그 방식이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노키아는 가벼운 조직과 신속한 의사결정을 덤으로 얻었다.
매력적인 조직문화를 만든다!
노키아는 금전적 인센티브 외에도 직원들에게 젊은 나이에 경력을 쌓고 책임 있는 일을 담당하면서 일을 즐기고 만족을 느낄 수 있게 한다. 현재의 노키아 경영진은 90년대 초반 매우 젊은 나이에 중책을 맡았던 이들이다.
노키아는 직원을 해고 하지 않기로 유명하다. 다른 회사들은 실수를 한 직원을 내보내지만, 노키아는 그 자리에서 실수를 수정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그 직원을 함부로 해고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다.
노키아는 90년대 초 사업부서를 매각하는 구조조정 과정에서도 직원들의 이해를 최대한 반영했다. 소비자가전 부문 등을 매각할 때에도 고용 안정이 계약서에 명시되도록 직원 입장에서 협상했다.
브랜드가 전부다! (Brand is everything)
이외에도 전문가들은 노키아의 마케팅과 브랜딩을 성공요인으로 꼽는다. 노키아는 휴대전화 업체 중 가장 먼저 고객 차별화 전략을 도입하여 각각의 고객에 맞는 제품으로 마케팅 활동을 전개했다. 노키아는 성능이 비슷한 제품이 넘쳐 나는 휴대전화 시장에서의 성패는 브랜드에 달려 있다고 믿었다. 그 결과 노키아는 미국계 다국적 기업이 브랜드 마케팅 시장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2002년 인터브랜드의 글로벌 브랜드 자산가치 평가에서 유럽계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6위를 차지했다.
많은 기업들 중 노키아는 정말 ‘모범생’ 같은 성공신화를 자랑한다. 어느 한 구석 모난 데가 없이 정확하고 깔끔한 변화와 혁신 사례다. 최근 노키아는 10년 전 자신이 그랬듯이 무선통신분야에 다시 한번 새로운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고 한다. 마치 사자가 먹잇감을 노리다 한번에 낚아채 듯이 노키아는 오늘도 무선통신을 노린다. 혁신은 그만큼 무서운 힘을 발휘한다. 강한 자는 언제나 경외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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