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 | 삭제 |
최근 한 세계적 컨설팅 회사의 홍보담당자와 장시간에 걸친 대화에서 거론된 이야기들을 한번 정리해 봅니다. 좋은 이야기들이 많은데 머릿 속에서 보관유효기한이 한 주가 채 안되서…<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컨설팅 회사 홍보담당자)
근래 들어 재미있는 컨설팅업계 이야기다. 우리회사만 해도 해외유수의 MBA들이 컨설턴트로 일선에 나가서 인하우스 사람들과 일을 한다. 문제는 인하우스의 담당 인력들이 기획조정실 인력들이라는 거다. 보통 대기업 기조실 인력들의 경우 우리 컨설턴트 보다 더 좋은 학교의 MBA거나 또 거기에다 실무경력이 상당한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당연히 MBA끝내고 컨설턴트로 몇 년일 한 사람들보다 실력이 있는 거다. 프로페셔널 서비스라는게 인적자원을 파는 건데 이건 아주 역전 현상이다. 그래서 컨설턴트들의 말이 씨가 안 먹히거나 해서 많이 고생들을 한다.
PR업계도 마찬가지로 보인다. 대세라고나 할까. 만약에 홍보 10년차가 되어가는 내 앞에 1-2년 차짜리 에이전시 AE가 앉아 있다고 하자. 솔직히 나는 그녀가 어떤 일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손바닥 보듯이 환하게 알고 있다. 혹시 내가 하기 싫은 잡다한 일이라면 모를까 그녀에게 일을 선뜻 맏기지는 않을 것 같다. 컨설팅 업계도 마찬가지인 거다.
글로벌 기업인 이 회사에 들어와서 처음에는 너무 좋았다. 모든 것이 국내 기업과는 차원이 달랐고 정말 한번쯤은 경험해 보아야 할 좋은 환경이다. 그러나 고민이 생긴 것은 조직내에서 PR담당자로서의 역할과 위상이다. 그렇다고 여기에 politic한 줄서기류의 문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PR부서를 마케팅과 동일하게 생각한다. 경영 컨설턴트들이 이정도 인식이라면 다른 말을 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컨설팅 회사의 특성상 마케팅, PR, 총무, 회계 등이 모두 admini그룹이다. 돈을 벌어오는 선수들이 아니라는 거다. 내가 에이전시에 있을 때 총무쪽 인사들을 약간 무시했던 것과 같이 바로 내가 그 취급을 받는 것 같아 슬프다.
조직내에서 나 혼자 PR을 하면서 무슨 위상이냐 겠지만, 현실이 참 힘들 때가 있다. 가끔씩 취재의뢰가 들어오면 왠만해서는 컨설턴트들이 움직여 주지 않는다. 쓸데없는 짓이라며 설정된 사진을 찍는 것도 거부한다. 모두가 잘난 맛에 사는 사람들인데 그들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컨설팅 회사의 좋은 점이라면…전반적으로 회사내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수준이 높다. 거의 가정환경도 훌륭하다. 인턴들을 여럿 쓰는데 모두 S대생들로 한정된다. 내게는 아직 어려보이는 그들을 가만히 보면 ‘참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인턴일을 하면서 받는 몇 십만원의 월급으로 ‘티파니 목걸이’ 하나를 달랑 사고 만다. 그들의 인적 네트워크 또한 ‘끼리끼리’ 문화로 혀를 내두룰 정도의 품질이다. 그들을 보면서 이제 한국도 자본주의가 안정화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업무 이야기를 하자면… 내가 여러 편의 컨설턴트 명의의 칼럼을 쓴다. 물론 내가 컨설턴트는 아니다. 하지만 왠만해서 컨설턴트들이 시간을 내어 신문 칼럼을 쓰지 않는다. 만약 의뢰가 들어오면 직접 내가 그 주제에 맞는 컨설턴트를 확인해서 가서 질문을 하고 받아 적는다. 전반적인 골격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이다. 그 후 사내 인트라넷이나 기존에 번역해 놓은 사례들을 끼워 맞춰서 칼럼 하나를 만든다.
그 칼럼을 해당 컨설턴트에게 검토를 의뢰하고 별 문제없겠다는 사인이 떨어지면 신문사에 보내 게재가 된다. 어쩔때는 영문 사례를 그냥 번역해서 한국사례 하나를 ‘억지로’ 끼워 맞추고는 한다. 뭐…일종의 사기다. ^ ^
– 그러나 이 여자 선배는 몇 년 전보다 훨씬 고급 경영지식을 폭 넓게 흡수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엄청나게 공부를 했다는 느낌이랄까요. 물론 PR인으로서는 당연한 것이지만.
이 컨설팅 회사의 PR담당 선배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참 업종마다 PR담당자들의 애환이라는 게 다양하기도 하다”는 당연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더욱 많은 PR인들과 이야기를 나누어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지요.
컨설턴트의 가장 소중한 자질은 ‘듣는 자질’이라고 합니다. 많은 PR인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들을 듣는 것이 제 자신의 컨설팅 역량 수양에 도움이 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Communications as Ikor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