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62007 0 Responses

정부, 언론간의 제대로 된 “긴장”을 위해 수정 | 삭제

정부, 언론간의 제대로 된 “긴장”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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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언론간의 제대로 된 “긴장”을 위해
이름 정용민 소속 Communications Korea, PR Consulting Group 조회 40
최근처럼 신문지상에 홍보라는 단어가 많이 회자되는 경우는 아마 없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일반기업의 홍보가 도마 위에 오르는 것은 아니지만 ‘국정홍보’라는 이름으로 신문사와 정부가 엎치락 뒷치락 하는 것을 보면서 “참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을 합니다. 언젠가는 기업들과 신문들이 “엎치락 뒷치락”할 수 있는 환경도 오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오늘은 초기 몇 주간 참여정부의 홍보역량에 대한 제 생각을 한번 적어 볼까 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홍보인들께서는 다 공감하시겠지만 요즘엔 “청와대”발 기사에 참 인용이 많습니다. 말하자면 쌍 따옴표가 많다는 것이지요. 오늘자 조선일보 1면 톱기사에는 – 한총련 수배자 特赦 검토 盧 대통령 “언제까지 이적단체로 할지 답답” -이라는 타이틀이 붙었습니다.

대통령의 말씀에 대한 인용만 자주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영변폭격에 관한 부총리의 말도 인용입니다. 문광부 장관이나 법무장관의 말도 곧잘 인용이 됩니다. 이전에는 인수위 관계자들의 언사들이 신문을 장식하기도 했습니다. 마치 기자들이 인터뷰를 해서 싣기도 하듯이 인용이 최근 많이 늘었습니다.

전반적인 국정홍보시스템은 미국의 그것을 따라가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상당히 드라이하게 불가근 불가원의 원칙을 지켜나가 면서 전문성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계획 같습니다. 일부 언론학자들께서는 “시대에 역행”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걱정들을 하시는 듯 합니다. 기자실 폐쇄와 브리핑제로의 변환이 마치 취재제한으로 해석될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이지요. 5공 때는 보도제한이었는데 참여정부는 취재제한이라는 말을 듣고 있습니다.

참여정부처럼 정권 초기에 허니문이 짧고 변변치 않은 사례가 없었다고 봅니다. 정권 초기의 언론으로부터의 러브콜과 흠모의 데이트를 통해 정권 중기 정도까지의 “탄력”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참여정부는 마치 오랜 기간동안 사귀어온 오래된 연인이 결혼해 허니문을 즐기듯이 약간은 “밋밋”한게 사실입니다. 또한 몇몇 일간지들과는 약간은 불편한 “긴장’된 관계를 유지하는 게 사실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주변환경을 돌아보면 약간은 ‘참여정부’가 안됬다는 생각도 듭니다. 북핵문제, 이라크문제, SK문제, 경제문제가 여기저기서 딴지를 걸고 있지요. 전문가들마다 이견들이 있지만 타이밍이 좋지 않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공감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여러 사실들을 놓고 볼 때 홍보인으로서 최근 돌아가는 국정상황과 홍보의 연동작용에 많은 아쉬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 홍보인들께서도 이미 많은 생각을 하시고 계시겠지만 지금까지의 국정홍보의 많은 시행착오와 개선의 움직임을 보면서 몇 가지 생각을 올립니다.

1. 노대통령 및 정부고위관료들께서는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인용이 많다는 것은 그 만큼 말실수의 가능성이나 말로 인한 논란의 여지가 많아진다는 것입니다. 말조심하라고 하면 고위 인사들께서 기분 나빠하실 것 같지만 정말 ‘전략적’인 말을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대상에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 기업을 이끄는 CEO들도 자신의 말 한마디에 전략성을 가미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한 국가의 운명을 짊어지신 분들께서 ‘말’ 한 마디 관리를 못한데 서야 말이 되질 않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스스로 언론을 잘 안다고 생각하실 찌 모르지만, 대통령만큼 언론과 갈등이 많은 분도 없었습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퇴라는 말 처럼 “언론의 취재 메커니즘과 속성을 잘 알면 알수록 불필요한 갈등”에서 벗어 날수 있다고 봅니다. 이는 언론개혁 차원의 수준 높은 면을 말하는 게 아니라 일상 신문지면을 메우는 ‘가십’의 문제이기 때문에 더 필요합니다.

창와대 모 인사께서 북한인사와 중국에서 접촉을 가졌었다는 뉴스가 나오던 날 방송 뉴스에서는 청와대 비서실장과 대변인 그리고 해당 인사께서 대언론 전략회의(?)를 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오디오까지 첨가되어 방송이 되었습니다. “솔직히 이야기 하고 기사화 하지 말자고 하지..” “아니야, 그러면 일이 더 커져 버려, 내가 나가면..” 다정한 모습이긴 했지만 청와대 수준의 홍보수준은 아니었습니다. 바로 50cm옆에 방송사 카메라가 라이트를 켜고 오디오를 돌리며 서있는데 그 분들은 자상한 이야기들을 여과 없이 나누고 있었습니다. 언론을 알지 못하는 증거입니다.

영변폭격에 관한 이야기를 온라인 뉴스 기자들과의 식사시간에 누설(?)했다는 논란의 대상이 된 한 인사분께서는 식사자리에서 있던 일이라고 안심을 하셨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케이스는 위기관리 교과서 첫 장에도 나올만한 아주 기초적인 사항입니다. “기자와의 이야기는 100% 기사화 된다는 인식하에 대화하라”는 것을 몰랐던 것인지 아니면 잠시 잊으셨던 것인지..아무튼 아마추어 같은 해프닝입니다.

앞으로 적절한 미디어 트레이닝이 지속적으로 제공 학습되지 않는 한 이러한 인용과 말실수로 인한 트러블들을 쭉 계속될 것입니다. 이는 정부뿐 아니라 기업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훈련되지 않은 CEO, 고위정부인사 처럼 편하고 정다운 취재대상이 어디 있겠습니까? 언론과 긴장을 즐기시려면 먼저 훈련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2. 브리핑과 대변인제도 활용에 앞서 대변인의 전문성에 더 많은 투자를 하셔야 합니다.

미국 백악관의 정부 대변인의 경우 전문가적인 언변과 배짱, 그리고 전략적인 애드립으로 정평이 나있습니다. 어떤 개인이 그런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는 그런 수준의 사람만이 설 수 있다는 어떤 존경의 의미입니다. 한국의 정부식 언론관계가 변해가면서 대변인의 역량과 전문성도 한층 업그레이드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현재 대변인께서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차츰 연륜을 더해 가시겠지만 전문적인 연구와 노력이 스스로 필요할 것입니다.

특히 현재 참여정부와 언론과의 관계는 미국처럼 안정에 기반 하는 긴장관계와는 분명 틀립니다. 모든 일거수 일투족이 긴장을 확대 재생산하는 현실에서 “언론의 공격성과 의도성’만을 탓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언론과의 긴장을 즐기시려면 먼저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3. 전반적인 국정홍보의 안정화를 위해 적절한 채널을 확보 관리해야 합니다.

언론을 적으로 만들고는 큰일을 할 수 없다는 말과 같이 참여정부는 언론을 적으로 만들기 보다는 언론과 대등한 파트너쉽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루아침에 언론을 바꾸려기 보다는 단계적인 파트너쉽을 통해 스스로 개혁할 수 있는 모티브를 주는 것이 더 현실적입니다. 기존의 언론매체(채널)을 올바로 확보할 수 없다면 대체 채널이라도 확보를 해야 합니다. 그 중 하나가 온라인 매체가 된 듯합니다. 그러나 오프라인이나 온라인이나 스스로의 한계가 분명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떠한 매체에 편중이 되거나 해서는 적절한 홍보는 불가능합니다.

능력 있는 홍보인은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잘 알고 적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채널들을 확보, 관리 하고 있는 사람을 뜻하기도 합니다. 너무 한두 매체에게만 정을 주면 이 또한 전문적인 홍보 시스템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언론과 긴장을 즐기시려면 다양한 언론들과 사귈수 있어야 합니다.

저도 386자락의 끝을 잡고 있는 사람으로 ‘참여정부’의 젊은 패기를 사랑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패기에 “훈련과 전문성, 그리고 진정한 파트너쉽을 통한 상생의 자세”가 가미된다면 훨씬 세련된 선진국 수준의 결과가 보장되리라 믿습니다.

아침 조간 신문을 펼치면서 눈살을 찌푸리는 국민과 홍보인들이 점점 줄어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약간은 혼란스러워 보이는 글을 올립니다.

by 우마미 | 2006/12/05 14:19 | 옛글들(2003)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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