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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홍보인이 보는 韓北美의 상황 수정 | 삭제

한 홍보인이 보는 韓北美의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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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홍보인이 보는 韓北美의 상황

이름 정용민 소속 Communications Korea, PR Consulting Group
최근 우리나라와 북한 그리고 미국 이렇게 3개국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홍보인으로서 참으로 심난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최근 위험한 사태로 치닫고 있는 이러한 상황이 단지 ‘외교적’이거나 ‘정치적’이슈만은 아니라고 봅니다.

“커뮤니케이션의 위력을 모르는 민족과 커뮤니케이션의 위력에 너무 복종하는 민족”

우리나라 처럼 커뮤니케이션의 위력을 모르는 사람들이 있을까 하는 생각은 요즘과 같은 상황에서 더욱 심각하게 다가옵니다. 모든 것을 실질적인 거래로 풀려고 하는 뛰어난 ‘행동성(?)’ 위주의 해결책이 아마 눈에 보이지 않는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가치를 폄하하는 이유가 아닌가 합니다. 노 차기 대통령의 홍보지원을 맡았던 모 정치인사는 “알맹이 없는 홍보는 사기”라고 했고, 현 김 대통령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은덩어리를 은덩어리로 (제대로) 보이게 만드는 것이 홍보’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과연 우리나라는 가진 것을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하려는 마음이 있는지 심난할 따름입니다.

바다건너 미국 사람들은 또 반대로 너무 ‘커뮤니케이션’을 신봉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평양 건너의 나비 날개 짓이 맞은 편의 태풍이 된다는 이상한 이론을 바탕으로 해서가 아니라 원래 그 사람들은 남의 눈빛 등 소위 말하는 키네틱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입니다. 제 경험에 의하면 그네들은 특히나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그러한 ‘커뮤니케이션’을 기반으로 그들을 판단하는 경향을 나타냅니다.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어떤 사람인지를 판단하는 것을 상대의 커뮤니케이션 수준과 방식에 많이 의지를 합니다.

북한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반대정도에 위치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할 때는 커뮤니케이션하지만, 또 안할때는 죽어라고 묵묵부답이지요. 전체주의적인 커뮤니케이션 형태 바로 그것입니다. 참 재미있지요.

“하고싶은 말은 있지만 어떻게 할찌를 모르는 나라”

우리나라 구정부와 신정부 사람들을 바라다 보면 무언가 말하고 싶은 게 있는 것 처럼 보입니다. 노 차기대통령 또한 여러 군데 돌아다니시면서 소위 ‘핵심 메시지’을 열심히 전파하곤 합니다. 그러나 이는 홍보인들의 시각에서 보면 ‘언발에 오줌싸기’랍니다.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목표공중은 책상 위에서 분류하거나 한 5분 정도의 브레인 스토밍으로 확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핵심 메시지도 각각의 목표공중에 따라 달라져야 합니다. 물론 일관성을 기반으로 한 다양화지요. 더더욱 중요한 것은 그 메시지에 ‘실체’가 충분히 포함되어 있어야 합니다. “마음 놓으십시오. 가장 사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이말이 암참 회원사들에게 얼마나 실체로 다가 갈까요. 현상황에서.

북한에 간 특사와 미국에 간 특사들이 모두 문전만 서성이다가 돌아온 상황에서 ‘우리들은 커뮤니케이션 시도를 다했다”라고 자평 하면 누가 그들을 칭찬할 수 있겠습니까. 이러한 민감한 문제는 특사 같지 않은 특사들이 가서 악수하는 사진 몇 방으로 해결되는 적이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얼마만큼의 미국 대정부 로비력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워싱턴DC에서 어떤 종류와 수준의 인력들에게 한국의 메시지를 위한 채널을 가동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단지 정확한 것은 그 채널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고 있다는 것 뿐입니다.

돈 많고 똑똑한 사람 많다는 한국이 그러니 북한은 오죽이나 하겠습니까. “국제 깡패니 뭐니 자존심 구겨지는 것도 어떻게 보면 이런 연유가 아니겠습니까.

“개인은 명석해도 전체는 우둔하다”

참 주변을 둘러보거나 윗 분들을 보면 유능하고 똑똑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근데 희한한 것은 모이면 바보들이 된다는 것입니다. 조직의 문제이겠지요.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도 이와 마찬 가지인 것 같습니다. 지금 상황은 분명이 위기입니다. 위기시에 가장 기본적인 대응 요건인 대응주체의 선정, 상황 파악 및 분석, 커뮤니케이션 목표공중 선정, 핵심 메시지 개발, 실행방안 도출, 실행, 평가, 재 실행 등의 기본적인 플로우도 무시한 채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는 상황이 지금이 아닌가 합니다.

물론 실무자들은 바쁘겠지요. 최근 저희 클라이언트가 위기를 맞아 그 쪽 위기 통제실(실제로는 명패도 없는 한 10평짜리 파견 사무실)에 들어가 보니 정확히 3분마다 울려대는 기자들의 전화와 상부 및 관련 조직들의 전화를 박아가며 4명의 간부 및 직원이 앉아서 하고 있는 일은…바로 ‘위기대응 홍보 계획’이라는 20페이지 짜리 보고서 였습니다. 쓰고 지우고, 베끼고, 인쇄하고, 또 수정하는 일을 땀까지 흘려가면서 하고 있었습니다. 위기는 이미 창문 밖에서 타오르고 있는데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수 십개의 정부 및 공공기관 프로젝트를 진행해보아서 이런 상황이 별반 낯설지는 않았지만..심난함은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마 지금 대북, 대미국 관계를 하는 실무자분들도 열심히 밤을 새면서 보고서를 쓰고는 계실 것을 확신합니다. 쌓이는 보고서 중에 뭔가를 발견할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보고서 때문에 인력과 시간과 자금이 부족해서야 되겠습니까. 지금 같은 위기 시에 말입니다.

“이미지의 갈등”

현재 한국과 미국의 갈등은 이미지에 있습니다. 북한과 미국은 미묘한 정치적인 갈등이 있지만 한국과 미국은 다릅니다. 민족자존심을 거론하기에는 너무 사치스러운 상황이 아닌가 합니다. 실리를 중시하는 사회분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실리를 많이 챙길수록 민족의 자존심은 올라가게 마련임을 여러 나라들의 사례에서 봅니다.

누군가는 “문화의 충돌”이라는 거창한 말씀을 하셨지만, 저는 “이미지의 갈등”이라는 약간은 수준 낮아보이는 표현으로 현재의 한미간 갈등을 정의하고 싶습니다. 현지에 가보시면 아시겠지만 미국은 우리나라를 ‘잘’ 알지 못합니다. 이를 욕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과연 ‘칠레’라는 나라를 얼마나 아나요? 동티모르에 우리나라 군인들이 파병이 되어 있었고 아프카니스탄에도 가있지만 아프카니스탄인들이 한국군인들 나가라고 하면 우리나라 사람들 중 얼마나 아프카니스탄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할까요. 다 마찬가지입니다. 이는 타 민족을 폄하하는 자세가 아니라 “보이지 않으면 멀어진다”라는 말과 같이 멀기에 이해할 기회가 없는 당연한 커뮤니케이션적 결과입니다.

마치 한미간의 관계는 100명 들어가는 강의실내에 빽빽이 앉아 있는 한국이라는 학생과 강단 앞에 나가서 있는 미국이라는 교수의 꼴입니다. 나는 너를 아는데 너는 왜 나를 몰라? 심정은 이해가 가도 이성적이지는 않습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교수의 눈에 띄어야 할까요. 나는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인데 이상하게 불량학생으로 보는 것 같은 느낌을 그 교수한테 받는다면 어떻게 하지요.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합니다. 이미지의 갈등은 커뮤니케이션밖에 해결책이 없습니다.

“문제를 몰라서 말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알기에 말 안 하는 상황”

현재 상황은 이렇게 간단하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무엇을 아는가는 또 아무도 모릅니다. 저보다 많이 배우시고 더 많이 경험하신 많은 홍보 관계자분들이 계시지만, 모두 아시는데 말을 안 하시는 것이라고 봅니다. 결과가 좋아지면 모르지만 나빠지면 우리들은 모두 죄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작금의 돌아가는 상황을 푸는 간단한 열쇠는 빨리 커뮤니케이션 주체를 정해야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야 무슨 말을 어떻게 할까가 정해지겠지요. 아직까지 유효해 보이는 커뮤니케이션이 없어서 이렇게 심난한 글을 올립니다.

by 우마미 | 2006/12/05 14:13 | 옛글들(2003)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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