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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무림제지 사보 원고
“이것이 일류기업” (6)
정용민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노드스트롬, 탁월한 서비스를 위한 자부심
미국의 유명 백화점 체인 노드스트롬. 이곳에서 일하는 사원들은 자신을 선교사라고 믿는다. 서비스 선교사인 이들이 이룩한 위대한 기업문화를 살펴본다. “고객에게 항상 웃지 못하려면 회사를 나가라!”
1901년 미국서부 시애틀시. 조그마한 신발가게 주인 존 노드스트롬에게 중부에 사는 한 고객이 구두 한 켤레를 사고 싶다며 자신의 치수를 적어 보냈다. 노드스트롬은 이 사람에게 4켤레의 구두를 우송하면서 맘에 안 드는 3켤레는 수신자(노드스트롬) 부담으로 반송토록 했다.
그러나 맘에 드는 것이 없던 이 고객은 6개월이 지나도록 구두들을 창고에 쌓아두고 잊었다. 6개월이 지나 구두를 기억해낸 이 사람은 사과와 함께 자신이 손해비용을 부담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하지만 노드스트롬으로부터 받은 대답은 “어떤 비용도 부담하실 필요가 없으며 제가 보낸 배달원이 구두를 받아오는데 편리한 시간과 장소만 알려 주십시오” 이었다.
이 같은 창업주의 고객 만족 정신은 노드스트롬의 아들들로 구성된 2대 경영진에서 구두상점으로부터 백화점으로 대변신을 한 후에도, 다시 3대후손을 걸쳐 내려온 후에도 백화점의 외형적인 성장에 상관없이 후손들에게 변치 않는 교훈이 되고 있다.
어디 후손 뿐인가. 사원들은 누구나 노드스트롬의 정신을 계승 고객 만족을 위한 서비스라면 다른 백화점들이 겁낼 정도로 앞장선다. 노드스트롬은 사원들의 아이디어를 반영, 상품을 ‘가치 있게’ 보일 수 있게만 소량 전시하고 고객을 위한 넓은 내부통로, 편안한 소파, 피아노연주자 자리를 우선 확보하고 있다. 다른 고객들에게 등을 떠밀려 다니지 않고 손님들이 정말 쇼핑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사원들은 화장품코너도 고객들에게 개방했다. 분실되는 것이 무서워서 고객의 불편을 방치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분실은 다른 방법으로도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고, 자기 백화점을 찾는 고객 중에는 그런 고객이 없을 것이라는 자부심이 그 바탕이다.
노드스트롬 백화점에는 셔틀버스가 따로 없다. 전화를 하면 고객을 모시러 원하는 장소로 담당 사원이 차를 몰고 달려온다. 물론 무료이고 꼭 백화점 상품을 살 필요도 없다. 이 모두 사원들의 아이디어이다.
그러나 신입사원의 50%가 입사 일년 만에 회사를 떠난다. 노드스트롬에게는 이것이 문제가 아니다. 고객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소위 “밑바닥” 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게 원칙이기 때문이다. 이를 견디지 못하는 신입사원들은 나가도 된다. 이미 이전 사장들인 노드스트롬 3형제들도 모두 재고창고와 매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신발매장에서 미래의 사장들이 고객들에게 열심히 신발을 파는 것이다.
‘탁월한 대고객 서비스’를 향한 노드스트롬의 이념은 창업 이후 하루도 빠짐 없이 유지 강화 되어 왔다. 신입 사원들을 대상으로 한 힘든 교화의 과정을 거쳐, 일단 노드스트롬의 명함을 받게 되는 소수의 노디(느도스트롬 사원들의 애칭)들에겐 더욱 엄격한 기준의 적용 된다.
“웃지 않으려면 떠나라” 항상 고객을 향해 웃고 미리 알아 응대를 해야 하는 노디들이 어떻게 보면 불행할 것 같아도 보인다. 그러나 노드스트롬은 이러한 노디들에게 엘리트 의식을 갖게 한다. 좋은 업무환경과 높은 보수, 그리고 대고객 서비스 업종에서의 사관생도로 불릴 만큼 노디들 각자에게는 비전이 깃 들게 되기 때문이다. 일하기가 행복하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노드스트롬 출신 노디 선배들은 미국과 세계 각지의 유명 백화점, 유통체인 등의 주요한 직책들을 도맡고 있다. 노드스트롬에서 체득된 대고객 중심의 서비스 마인드가 그들의 커리어상에 큰 도움이 되었다는 증거다. 고객을 즐겁게 하면 내가 행복해진다. 간단한 논리다.
유명 화장품 브랜드인 에스티로더의 창립자 에스티로더는 ‘창업 후 50년 간 가장 기뻤던 순간’ 으로 “31년전 우리 화장품이 ‘노드스트롬 백화점’의 매장에 처음으로 진열됐을 때” 를 꼽았다. 이는 고객 뿐 아니라 거래처에게도 존경을 받는 기업이라는 의미다.
지난 일년간 필자는 이 칼럼을 통해 여러 성공적 기업들의 우수한 기업 문화들을 다루었다. 위기를 이겨낸 존슨 앤 존슨, 즐겁게 일하는 사우스웨스트 항공, 초심 불변의 IBM, 날마다 새롭게 혁신을 꿈꾸는 3M, 그리고 서비스에 대한 자부심을 먹고 사는 노드스트롬 백화점.
이 모든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문화적 특징은 ‘일관성’이다. 가치와 이념에 대한 일관성. 하나에 대한 고집이다. 창업자나 CEO가 꿈꾸던 가치가 회사의 가치가 되고 사원인 나 자신의 가치가 될 때 일관성은 존재할 수 있다.
부디 신무림제지 가족들은 이런 ‘성공을 향한 일관성’을 개발하고 공유하고 고집하기를 바란다. 서로 더 많은 대화와 공유로 IBM같이 100년이 지나도 튼튼할 수 있는 세계적인 거인이 되길 기원한다. 그러면 언젠가 필자가 다시 성공한 기업들의 기업문화에 관련한 글을 쓸 때 신무림 제지가 그 좋은 예가 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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