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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5일 홍사모에 올렸던 제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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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을 달아주신 이정록 사장님, 박종선 국장님과 이종혁 팀장님, 감사합니다.
특히 박 국장님께서 좀더 부연해 주신 “매체중심적 PR에서 메시지 중심적 PR”이라는 말씀은 제 설명에 대한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또한 이 팀장님께서 지적하신 ‘매체”에 대한 정의 부분도 저 또한 문제를 느끼고 있어 무척 반가왔습니다.
아마 우리나라 처럼 publicity에 혐오(?)적인 PR 실무자들의 환경은 없을 듯합니다. 여기 저기 강의를 들어보거나, 세미나를 들어보면 실무자나 교수님들이나 누구 할 것 없이 Publicity가 주도하는 PR의 환경에 대해 실랄한 일침들을 놓고 게신 것을 볼수 있습니다. (일침이 만침이 되어 고슴도치가 된 우리 PR이 보입니다… ^^)
한번 생각해 보죠. Publicity가 무슨 죄가 있습니까? 나아가 언론관계가 무슨 나쁜짓이라도 되는건가요? 언론관계에 종사하는 사람은 “홍보쟁이”일 뿐이고 좀더 폭(?) 넓다는 다른 홍보분야에 고상하게 일하는 사람들은 PR 전문가라고 말할 수 있나요?
Publicity적인 업무를 기반으로 한 언론관계는 스스로 비난을 받거나 다른 PR적 Function에 비해 폄하받을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Publicity에 기반한 언론관계는 PR 또는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가장 기본적인 수단입니다. 마치 신병훈련소에서 꼭 습득해야 하는 총검술등의 전투기술등과 흡사하다는 것입니다.
사실 기본적인 언론관계 하나 제대로 못하는 PR인이 무슨 다른 PR일을 제대로 할 수 있겠습니까. 보도자료 하나 안써본 사람이 어떻게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시킬 수 있겠습니까. 기자간담회나 여러가지 미디어 이벤트를 한번도 안해본 자가 어찌 전반적인 기업의 PR마스터 플랜을 실속있게 꾸밀 수 있겠습니까.
PR의 가장 기본적인 수단에 대한 학습과 경험을 건너뛰는 PR인은 진정한 PR인이 되기 힘들다고 단언 할 수 있습니다.
PR인의 궁극적인 비전은 PR 컨설턴트 또는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가 되는 것 입니다. 수십년 PR을 해 오면서 기업의 많은 커뮤니케이션적 문제들을 일선에서 직접 해결해본 사람이 곧 컨설턴트가 되는 것입니다. 그 해결방법 중 하나가 언론관계가 될 것입니다.
지난번에는 한번 외국의 한 PR 실무자와 대화하다 “I’m not a media relations person” 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나는 언론관계하는 사람이 아니죠.”라는 뜻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머리가 희끗한 노인으로 미디어 트레이닝 전문 펌을 경영하고 있는 분인데 그런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분은 과거 영국 BBC의 보도기자였다고 합니다. 20여년의 기자생활를 마치고 전세계 실무자들의 언론대응 능력 향상을 위한 펌을 경영하게 되었다더군요.
그러나 이 분이 “언론관계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한다고 언론관계에 무뢰한이라고 말할 수는 절대 없습니다. 기자생활을 하면서 언론관계에 대한 엄청난 지식과 노하우를 키워 왔기 때문입니다.
회사내에서 내 자신이 사보담당이건, 사내방송담당이건, PR기획파트에 있건, IR을 하건, 사원 커뮤니케이션쪽에서 일을 하건간에 누구든 PR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언론관계에는 정통 해야 합니다.
다만 거기서 멈추면 안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린 언론관계에 익숙하다고 정상에 올랐다 스스로 만족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언론관계를 제대로 하려면 평생을 해도 모자랄 수도 있지만, 평생 PR일을 하면서 모두가 언론관계에만 정진할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군에서도 가장 중요한 병력은 소총수라고들 합니다. 아무리 군에 기계화가 진행되어 있어도 전시에 적진에 직접 깃발을 꼽는 것은 소총수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모든 군인들을 소총수로만 길러서는 안됩니다. 포를 쏠줄도 아는 병사, 통신을 할 수도 있는 병사, 다른 병사들의 이동을 돕기 위해 다리를 건설 해 줄수 있는 병사, 아픈 병사들을 치료하는 병사들이 모두 조화롭게 필요한 법입니다.
현재 우리 PR의 상황을 이에 비교해 보면, 거의 모두가 소총수입니다. 때로는 우리 가엾은 소총수들에게 강력한 포병의 지원이 필요한데, 적절히 대포를 쏘아줄 PR인이나 대행사가 많지 않습니다. 아프거나 지친 PR인에게 적절한 보수 교육과 지원을 해 줄 대행사도 변변치 않습니다.
이런 와중에서도 모두가 다 소총수를 하겠다고 나섭니다. 대행사들은 우리 소총수들을 가져다 쓰라고 합니다. 대행사 사장님들은 소총수 팔아 뭐가 남느냐며 이쪽 장사는 돈 버는 장사가 못된다고 푸념을 하십니다. 나이먹은 소총수들은 소총도 낡고 비전도 없다면서 PR계를 떠나갑니다.
제 이야기는 언론관계가 PR의 가장 중요한 수단이며, 모든 PR인들이 필수적으로 일정 경지에 이르러야 하는 당연한 업무로 무시할 수 없고 폄하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지만…. 그러나 그렇다고 모든 PR인들이 다 그것 만을 하면 안된다는 의미입니다.
어느정도의 경지가 되면 자신의 주특기를 살리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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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 중심적 PR에서의 탈피”라는 의미는 “언론관계 중심적 PR에서의 탈피”라는 의미라기 보다는 “매체 (Vehicle) 중심적 PR에서의 탈피”라는 의미로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항상 선거철이 되면 목격하게 되는 각종 Vehicle의 난무속에서 만약 자신이 그와 관련된 커뮤니케터라면 과연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가에 고민을 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팜플렛이 거리에 깔리고, 플랭카드가 나부끼며, 운동원들의 복창소리가 넘쳐나고, 거리를 질주하는 선거유세 차량의 방송이 시끄러워도 그 Vehicle안에 Message는 없다는 것은 비극입니다.
PR은 세상을 모두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입니다. 모든 기업들이 PR을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PR로 행복해지는 공중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PR에 메시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오직 쓰레기를 실어 나르는 Vehicle들만이 난무하기 때문입니다.
진정으로 매체중심적 PR에서 벗어나 메시지 중심적인 PR을 하려면 그 첫 단추는 우리 회사, 우리 조직의 “실체”에 충실하려는 노력에서 시작되어야 할 것입니다.
실컷 사회에서 존경받는 인사로 세워 놓은 우리회사 사장님이 하루아침에 TV 9시 뉴스의 검찰소환 보도에 등장한다거나. 잘나간다고 대서특필되던 우리 회사의 주요 주주들이 갑자기 외국으로 도망을 간다던가. 세계 최초라고 출시이전부터 주목받던 우리회사의 제품들이 고객의 불만을 받아 출시 몇주만에 쓰레기로 전락한다던가 하는 이러한 비정상적인 현상이 바로 메시지에 충실하지 않은 PR의 특징입니다.
먼저 진정으로 우리 회사, 우리 CEO, 우리 제품들이 스스로 어떤 가치가 있는지, 또 이런것들이 우리 공중들에게는 어떤 의미로 다가가는 것인지를 회사에서 월급을 받는 내 입장이 아닌 ‘공중의 입장’에서 분석하고 구체화 하는 일이 바로 메시지 중심의 PR입니다.
반대로 앞의 것들은 대충 또는 무시한 후에, 어떤 vehicle을 사용해서 언제 어떻게 딜러버리를 할 것인가에 더 많은 고민을 ‘먼저’한다면 그게 바로 매체중심적 PR입니다.
차라리 PR이 언론매체라는 Vehicle에만 관련이 있다면…얼마나 다행이겠습니까. 그러면 아마 우리나라 PR도 세계적으로 평가를 받겠지요. 근데 PR에는 다른 무언가가 더 많으니 어떡하겠습니까. 그것을 찾아 노력할 수 밖에요….
일요일 아침. 날씨도 엄청 좋습니다. 휴일날 일하는 사람을 괴롭히는 하늘의 심술(^^)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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