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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빈센트라는 청년은 AOL 서비스를 해지하려 했고, AOL의 해지담당 상담원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물으면서 빈센트-소비자가 ‘지쳐 해지를 포기’하도록 유도하려 했다. 그러나 후반에는 서로 감정이 격해지면서 ‘감정싸움’까지 다다른다.
그러나 이러한 고객관리 시스템이 굳이 AOL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아마 AOL 보다 더하면 더했지 그정도의 회사들은 흔하다.
위기관리의 관점에서 이러한 ‘반소비자적’인 고객관리 시스템의 아이디어는 비홍보인들에게서 나온다. 마케팅이나 영업관리팀등에서 고객관리 센터를 운영한다면 이들의 아이디어에서 이러한 ‘반소비자적’ 그러나 내부의 관점에서는 ‘회사를 위한’ 고객 서비스 시스템이 구축된다.
더욱 내부로 들어가보면, 이러한 시스템의 구축은 고객관리 실무자–>팀장–>임원–>사장에 이르는 alignment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사소한 ‘how to handle angry consumers’와 같은 매뉴얼까지 사장이나 임원이 다 꼼꼼히 지적하지는 못하는게 사실이지만, 회사는 회사 내부에서 공유되는 사풍(社風)이 있다. 이것을 기업문화라고 하고, 이러한 사풍이 곧 일선의 고객관리에 있어서도 정확하게 투영이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를들어 AOL사장이 지속적으로 AOL서비스의 해지율이 늘어나는 것을 지적할 수는 있다. 사장은 이러한 서비스 해지율 증가원인을 규명해서 보고하라고 임원들에게 하달을 한다. 그러면 마케팅, 영업, 기술, 서비스, 고객관리등등의 부문에서는 ‘해지율 증가’에 대한 원인 규명과 개선책을 만들어 사장에게 보고를 한다. 고객관리부문에서는 사장에게 보고할 때 “더욱 고객친화적인 응대를 통해 해지 의사를 확인하고 그에 대한 개선책을 제시함으로 해지율을 현재의 OO%대로 감소”시키겠다는 개선책을 보고한다. 사장은 OK한다.
임원은 고객관리팀장에게 “사장에게 보고한 사항이니 철저하게 관리해서 해지율을 정확하게 관리하고 내게 정기적으로 보고하라”고 명령한다. 팀장은 팀원들과 서비스개선책, 고객불만사항처리요령, 전화응대기법등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재교육을 시킨다. “사장님께서 각별히 해지율을 챙기시니까 각자 해지율 관리에 만전을 기하라”고 엄포를 놓는다.
만약 사풍에 있어서 ‘고객이 최우선’이며 ‘고객관리에 있어서 고객을 더욱 불만족 스럽게 하는 어떤 일도 우리 회사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라는 직원들의 공감대가 있으면 절대 45분간의 고객 학대는 일어나지 않는 법이다. ‘해지율 1명을 줄이기 위해 이런식으로 고객응대를 하다가는 내 일자리가 없어 질찌도 모른다’는 어떤 암묵적인 원칙이 존재 하지 않는 게 문제다.
이런식으로 한 직원이 고객학대를 통해 억지로 해지율을 감소시켜놓고, 회식시간에 팀장과 임원에게 “이런 이런식으로 하니까 해지율을 줄일 수 있더라”는 성공담을 늘어 놓았을 때;
1. 화를 내면서 그 직원을 당장 문책하는 팀장과 임원
2. 재미있다면서 이런 기법을 다른 직원들과 공유하라고 격려하는 팀장과 임원
이 둘중의 하나 또는 이 둘중의 어느곳에 우리 회사가 머무르는가? 우리의 사풍은 진정 AOL과 같은 위기에 있어서 bullet proof한 사풍인가를 한번 고민해보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 경험상…2번과 같은 사풍이 더 많다. 솔직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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