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2007 0 Responses

(실패한 답변) 기자와의 통화

(실패한 답변) 기자와의 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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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의 김규원 기자가 지난 8월말에 한겨례 홈피에 올린 글이다. 건교부 항안본부측의 기자 요청 처리 및 관리 대응 방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한마디로 경악(!)스럽다.

[보도그뒤] ‘코 다친’아시아나, 건교부는 홍보대행사?

((기사 중략))

그런데 이날 오후 5시께까지 건교부 항안본부에 요청한 자료는 오지 않았다. 다시 전화를 걸어보니 이번엔 전날 주로 취재에 응했던 이광희 항공안전지도팀장이 받았다. 그런데 그의 반응 역시 이례적이었다. (기자는 -, 팀장은 =로 표시한다.)

-해명자료의 근거인 긴급참고교범과 최소장비목록의 조항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는데 아직 안왔다.

=기자가 알려달라고 해서 다 알려줄 이유가 있느냐?

-해명자료를 냈으니까 근거가 있는지 조항을 보자는 것 아니냐?

=그런 건 아시아나에 물어보지 왜 우리한테 물어보냐?

-아시아나가 아니라, 건교부에서 해명자료 냈지 않느냐?

=그러면 지금부터는 아시아나에 물어봐라.

-왜 해명자료는 건교부에서 내놓고 아시아나에 물어보라고 하나?

=그러면 해명자료 취소하면 되지 않느냐

-그러면 지금 해명자료 취소한다는 자료내라

=뚝(전화 끊어지는 소리)

전화가 일방적으로 끊어진 뒤 이 팀장의 말대로 아시아나항공 홍보팀에 전화해서 “건교부 이 팀장이 해명자료 근거를 아시아나에 물어보라는데, 아시아나가 해명자료를 작성했거나 해명자료를 내달라고 요청했냐”고 물었다. 아시아나 홍보팀은 “아시아나항공은 건교부에 해명자료를 요청한 적이 없으며, 좋지 않은 이번 일에 대해 다시 거론하고 싶지 않다. 이번 일에 대해 왜 건교부에서 해명자료를 냈는지 모르겠고, 우리가 해명자료 근거를 제시할 이유도 없다”고 펄쩍 뛰었다.

잠시 뒤 오후 5시24분 건교부 박 주무관이 보잉의 긴급참고교범을 담은 이메일을 보내왔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승무원이 늘 가장 가까운 적절한 공항에 내려야 하는 상황이 있다. 이 상황은 다음을 포함하며 다음에 한정되지는 않는다. 1.…(중략)… 4. 비행을 계속하면 안전에 중대한 역효과를 일으킨다고 승무원이 판단하는 상황…”

건교부가 스스로 보내온 이 자료의 조항을 적용하면 조종사는 가까운 공항에 착륙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조종사의 긴급참고교범 위반이 없었다는 건교부의 해명과 보내온 자료는 이렇게 앞뒤가 맞지 않았다.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인 27일 오후 이번엔 정상호 항공안전본부장에게 전화해서 “이 팀장이 해명자료에 대해 아시아나에 문의하라며, 보도자료를 취소하겠다고 말했는데, 아직 보도자료가 취소되지 않았다. 언제 취소하냐”고 문의했다. 그랬더니 정 본부장은 알아보겠다고 말하고 잠시 뒤 관련 자료를 보내고 전화를 걸어와 이렇게 말했다. “홍보팀에서 <한겨레> 기사에 관심이 있어서 자료를 낸 것 같다. 당시 바람직한 것은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는 것이었지만, 회항하지 않겠다고 판단한 것은 조종사의 재량이다. 물론 그것이 타당했느냐는 또다른 문제다.”

(중략)

그리고 여전히 두어가지 궁금한 점이 남는다. 아시아아나항공 조종사의 무모한 운항을 지적한 <한겨레> 기사에 대해 당사자도 아닌 건교부 항공안전본부는 왜 해명자료를 냈을까? 왜 건교부는 이 조종사가 긴급참고교범과 최소장비목록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강변하는 것일까? 조종사가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by 우마미 | 2007/09/28 18:28 | Crisis & Comm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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