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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칼럼 4) 위기관리 시스템은 누가 만들어야 하나?

(위기칼럼 4) 위기관리 시스템은 누가 만들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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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기업들이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환상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반대로 아주 일부 회사에서는 “그게 무슨 소용인가?”하면서 쓸데 없는 수고로 치부해 버리기도 하십니다.

 

왜 기업들이 위기관리, 그 중에서도 이 ‘시스템’에 관심이 많을까요?

 

클라이언트들을 만나보면서 흔히 듣는 그들의 의견은 대충 이렇습니다.

 

“매번 똑 같아요. 그러다 보니 매번 이렇게 맨땅에 헤딩식이 아니라 좀 시스템을 갖추어서 대응 해야 겠다…”

“저만 죽어 납니다. 위에선 움직이질 않구 너 알아서 해라 식인데…한번 잘 못되면 제 목숨이 파리목숨일께 뻔하구…”

“위로는 사장님부터 리셉션 여직원까지 뭘 어떻게 해야 될찌 몰라서….참 황당했습니다.”

“이번 한번 큰맘먹고 시스템을 갖춰 놓아야지 다음번에는 예산 확보가 쉽지 않아서…”

“아니..누군 하고 싶어서 합니까. 사장님이 경총 조찬 모임에서 ‘위기관리’강의를 하나 듣고 오셔서 만들어보라니…”

 

실무자들의 수 많큼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정의도 다양하고 또 그에 대한 구축 동기도 다양합니다. 어쨌든 기업 측면에서 ‘시스템’을 갖추고 모든 일들을 진행한다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이렇게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위기관리 ‘시스템’의 구축에 대해서 첫번째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은 사람의 얼굴과 같아 모두 다르다.

 

위기관리 시스템은 각 기업의 업종, 조직 구조, 사업장의 위치, 커뮤니케이션 역량, 사업규모 등등의 많은 변수들에 따라 서로 다른 모습을 띄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부 기업들이 범하시는 큰 실수 가운데 하나가 다른 유명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벤치마킹 한 후 단순하게 비슷한 형태로 자기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일종의 카피입니다. 이런 시스템은 실제 위기발생시 제 역할을 하기가 힘드는 단점이 있습니다. 물론 만들어 놓고 보기에는 그럴 듯 하고 윤기가 흐를 수는 있습니다.

 

이전에도 언급했던 것과 같이 사람의 얼굴이 틀리듯이 각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은 달라야 합니다. 핵심적인 구성요소 및 틀에 따라 자신 기업만의 실제를 녹여 넣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 위기관리 시스템은 하향식보다는 상향식 구축이 효율적이다.

 

거의 100%에 가까운 기업들이나 공공 기관들의 시스템 구축을 보면 ‘하향식’ 프로세스를 많이 택하십니다. 기획조정실, 홍보실, 비서실등에서 한꺼번에 집대성으로 시스템을 디자인 해서 각 부서, 지사, 지점, 지국, 공장 등으로 내려보내는 프로세스로 진행을 하십니다. 물론 사장님과 가까이 있는 팀들이 사장님의 의중을 가장 많이 알고 있으며 회사의 정보를 관리하는 핵심 부서들인 만큼 회사가 어떻게 졸아가는지 훤하게 꿰뚫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장님의 의중과 정보를 통한 기존 역량은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에 있어서 핵심적인 장애가 될 수 있습니다.

 

저희 많은 클라이언트들 중에서도 대부분이 이렇게 하향식 시스템 구축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계십니다. 여러 가지 사정이 있어서 빨리 빨리 진행하려는 의도는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의 시스템들이 실제 가동 시 현장에서 문제들이 발생하곤 합니다. 그 때가서 “왜 이럴까? 누가 책임을 지지?”하고 고민하시는 것 보다는 미리 프로젝트 이전에 상향식 구축 프로세스를 택하시길 바랍니다.

 

그러면 하향식은 뭐고 상향식은 무엇인가를 자세히 설명드립니다.

 

한 기업의 예를 들겠습니다. A라는 기업은 대형 상장사로서 만 여명이 훨씬 넘는 직원을 거느리고 전국에 수천개의 지점 점포를 직간접으로 운영하는 기업입니다. 본사 내에 대형 부서 구분도 약 20여 개에 이릅니다. 물론 각각의 세부 부서로 내려가면 그 분류는 수백 개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A기업에서는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라는 CEO의 명에 따라 기조실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기조실 안에 태스크포스 팀이 만들어 졌고 2-3인의 담당 인력들이 한달 여에 걸쳐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안을 만들어 냈습니다. 가뜩이나 위기관리 관련 기초자료나 기획안이 희귀해서 많은 고생들을 했습니다. 좋은 시스템이라고 입수된 몇 개의 시스템들을 본따고 교수님들이 이야기하는 점들을 빠짐없이 수록해서 훌륭한 기획안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을 위해서는 먼저 “어떤 위기가 우리에게 발생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변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그 다음이 “그럼 이런 위기들을 누가 관리 할 것인가?”에 대한 답변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 다음은 “그럼 이런 위기들을 이런 사람들이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변이 필요합니다. 이 세가지 답변을 기반으로 시스템의 아웃라인을 잡아야 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예로 든 A기업은 이 세가지 답변을 기조실내 2-3명의 태스크 포스팀이 ‘가상’하여 도출을 해 냈던 것입니다. 그들에게는 “우리가 다 안다”는 자신감이 넘쳤습니다. CEO 및 기조 실장님의 독촉도 큰 이유가 됬습니다.

 

이 거대한 A 기업에게 발생할 수 있는 위기는 수천에서 수 만가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태스크 포스팀은 대표적인 위기유형으로 20가지 정도를 도출해 냈습니다. 근거는 기존 자료 및 자신들의 내부 회의를 통해서 였습니다.

 

누가 이 20여 개의 위기유형을 관리해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에 이 태스크 포스팀은 책상 위에서 각 위기유형의 관리 담당 부서들을 정해 버렸습니다. 왜냐면 자신들이 회사의 조직구조 및 업무분장을 꿰뚫고 있다는 생각에서 였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럼 어떻게 이 해당 위기유형을 관리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답변은 자신들의 기본적인 안을 만들어 해당 부서들에게 내려보냈습니다. 이러 이러한 틀에 따라 세부 계획들을 세워 올려 보내면 좋겠다 하는 것이었습니다.

 

얼핏 보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업무 프로세스 같습니다. 그러나 이 하향식 프로세스는 치명적이었습니다.

 

일단 각각의 해당 부서들이 “왜 이런 위기 유형만 관리대상인가? 우리에게 다른 위기 유형도 참 많고 또 어떤 것들은 이보다 더 심각한 유형인데..”하는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또 “이 위기 유형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XX부도 관련이 있고, OO부도 관련이 있어서 우리 부서가 관리를 한다고 해도 혼자서는 힘든데..”하는 주체의 혼란이 발생했습니다. 결국에는 “기조실에서 내려보낸 대응방식에 꼭 맞추어야 하는가? 이렇게 하다 보면 이런 문제가 생기는데 이건 어떻게 풀건가?”하는 불평들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이 시스템 구축은 큰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이 A기업이 상향식 프로세스를 택했다면 맨 처음 모든 하부 부서들을 모아 놓고 각각 자신들의 부서에서 중요하다고 여기는 위기 유형들에 대한 자료를 입수를 해야 했습니다. 수만명의 기업업무를 기조실의 2-3명이 훤히 속속들이 알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일선에서 어떤 위기유형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그리고 그 해당 유형들을 어떻게 관리해 왔는지 문제점이나 제고 점은 무엇인지를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기조실이 모든 하부 부서들로 부터 받은 의견들과 자료들을 통합적으로 취합분석을 해야 합니다. 비슷한 유형들을 함께 모으고, 어떤 유형이 전사적인 차원에서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는가를 도출해야 하겠습니다. 그러면 위기유형과 관리 주체들이 마치 고구마 줄기에 달린 고구마들 처럼 딸려 올라오게 됩니다.

 

마지막으로는 이미 도출된 주요위기유형 및 관리 주체들에 대한 아웃라인 속에서 관리방식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각 위기 유형들에 대한 일선의 대응방식을 많은 부분 수용하여 그들의 노하우 및 문제해결 방식을 인정해주고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지원을 해주면 됩니다. 각각의 대응방식을 분석 후  공통적 프로세스를 발견해 내고 이를 전사적인 틀을 짜서 함께 원리로서 공유하는 작업이 마지막 기조실에게 맡겨진 작업이 되는 것이지요.

 

이게 시스템 구축 프로세스입니다. 몰론 이 상향식 프로세스는 시간과 자원이 하향식에 비해 비교적 많이 소모됩니다. 기업측면에서는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하고 싶은 충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기관리 시스템은 ‘기획서’ 또는 ‘하드 카피의 매뉴얼’이 아닙니다. 기업의 문화도 될 수 있으며 기업의 철학이 될 수 있습니다.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모든 프로세스에 전사원이 조금씩 관여를 하게 되고 합의를 이루어 공유에 이르는 이 과정이 곧 ‘시스템’일수도 있습니다.

 

몸에 좋은 약이 입에 쓰다지만, 이 상향식 프로세스가 단지 ‘쓴 약’만은 아닐 것으로 확신합니다.

 

지금 현재에도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해 고민하시고 계시는 실무자 분들이 계시다면 생각을 꺼꾸로 해 보시기 바랍니다. 시스템이 보일 것입니다.

 

다음에도 이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는 쭉 계속됩니다. 감사합니다.   

by 우마미 | 2006/12/05 14:51 | Crisis & Comm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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