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2005-07-04 20:42]
주류 회사에 다니는 정용민(36)씨는 매일 아침 간기능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발효유 제품을 마신다. 직업상 술자리가 잦은 그는 이 발효유가 자신의 건강을 지켜 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정씨는 “간기능 개선에 좋다는 신문광고를 보고 먹게 됐다”며 “안먹는 것보다는 먹는 게 아무래도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웰빙’바람을 타고 기능성 발효유 제품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발효유의 기능도 전문화·세분화하는 추세다. 최근엔 혈압을 낮춰 준다는 제품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효능에 대해서는 적잖은 논란이 일고 있다. 각종 테스트를 거쳐 효능을 입증했다는 것이 업체들의 설명이지만 과장된 광고로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기능성 발효유 봇물=4일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최근 국내 유업계로는 처음으로 혈압을 낮추는 효능이 있다는 요구르트 제품 ‘120-80(백이십에 팔십)’을 선보였다.
혈관 수축작용의 원인이 되는 노르아드레날린 분비를 억제하고,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을 저하시키고 혈압 상승의 원인이 되는 나트륨을 체외로 배출시켜 혈압을 낮추는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
회사 관계자는 “소비자 50명에게 매일 1병씩 한달간 복용하도록 한 후 혈압을 측정한 결과 평균 6∼10mmhg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국내 기능성 발효유 제품은 한국야쿠르트의 위장기능 개선 발효유 ‘윌’과 간기능성 개선 제품인 ‘쿠퍼스’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빙그레(닥터캡슐), 서울우유(MBP), 매일유업(구트), 남양유업(불가리스 프라임), 파스퇴르유업(쾌변)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 제품은 인체의 위·장·간 등 주요 부분에 ‘특효’가 있는 것으로 업계는 설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1990년 초 장기능 개선 발효유 출시로 시작된 기능성 발효유 시장은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 속에 연간 1조원 규모로 성장했다”면서 “그 기능도 전문화되면서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고 말한다.
◆과연 효능이 있나=발효유 출시가 이어지면서 이들 제품을 찾는 이들도 늘고 있으나 효능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서울대 가정의학과 유태유 교수는 “학술적으로 연구된 것도 없고 확인된 것도 없는 만큼 업체들의 주장을 전적으로 믿을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한양대 가정의학과 황환식 교수는 “단기간에 효과를 볼 수는 없겠지만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건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충분한 임상실험을 거친 만큼 건강을 지켜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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