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43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이슈관리를 하는데 있어서 저희 윗분들이 여론에 많은 신경을 쓰고 계십니다. 그래서 홍보실에서는 다양하게 언론기사를 만들고, 온라인에서도 여론 조성에 힘을 쓰고 있습니다. 언론에서 우리 입장을 많이 실어주면 그게 바로 여론이 아닐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슈관리 관점에서 여론은 기본적으로 언론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언론은 기존 여론을 반영하거나, 여론을 일부 조성하는 의제설정 가능을 하기는 하지만, 언론이 정확하게 여론을 항시 반영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의제설정에 있어서도 얼마나 광범위한 언론들이 함께 의제 프레임을 만들 수 있는가에 따라 효과는 달라지게 되지요.
기업 커뮤니케이션에서는 ‘기업이 언론을 통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언론에게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는 기업이 원하는 주제를 언론과 지속 커뮤니케이션 해서, 언론이 그 주제에 관심을 가지게 하고, 의미를 이해하게 하고, 취재하고자 하는 결정을 하게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에서 착각하는 것이 있는데요. 언론을 이해시켜 취재를 하게 하고, 그것이 기사나 보도로 표출되면 이를 보고 여론이 형성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기사나 보도가 나왔다고 여론이 형성된 것은 아니지요. 기사나 보도가 많이 나왔어도 여론이 형성되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실제 여론이 무엇이었고, 현재이 여론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는 언론만 보고는 알 수 없는 것이니까요.
질문과 같이 일부 기업에서는 이슈관리를 할 때 윗분들이 여론에 신경을 쓰며 언론을 주목하시니까, 우리 홍보실은 언론에 입장을 많이 실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유가(有價)로 대량의 기사를 싣기도 하고, 의견광고도 하고, 온라인 커뮤니티나 소셜미디어 등을 통한 바이럴에도 열심을 다하곤 합니다. 그 홍보실은 그것이 이슈관리라고 스스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해당 이슈 성격이나 관련 이해관계자들 그리고 상대 측이 있는 경우라면 더욱 더 ‘여론전’을 펼쳐야만 우리 회사의 이슈관리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가를 먼저 살펴야 할 것입니다. 특정 이슈 성격에서는 여론전이 오히려 독이 되거나, 장애물을 만들어 회사의 목적 달성을 더욱 어렵게 할 수도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회적 주목도를 (우리 회사와 아무 관계 없는 일반 대중에게까지) 극대화 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가장 먼저 따져야 합니다.
그 후 일정수준 여론전이 필요하다고 한다면, 정확하게 현재의 여론을 분석하고, 그 여론을 어떻게 변화시켜야 한다는 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물론 그 여론을 구축하는 이해관계자들이 어떤 유형인지도 확정 해서 트레킹 해야 하죠. 혹시 그 타겟에게 언론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당연히 언론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은 필요합니다. 반대로 타겟이 언론을 통해 받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면 언론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접근 또한 제한적이어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무조건적 여론전 의지형성, 실제 여론에 대한 모호한 평가, 타겟 이해관계자에 대한 모호한 설정, 언론과 온라인에 대한 주입식 접근을 여론형성으로 착각하는 것 등이 문제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아야 합니다. 이슈관리를 위한 아주 중요한 순간에 유사여론만을 감상하면서 이슈를 관리해 보려는 시도는 하지 말자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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