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022025 0 Responses

M&A 커뮤니케이션 실행 10대 원칙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최근 들어 기업간 M&A를 비롯한 경영권 관련 이슈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이슈관리 분야에서 M&A 커뮤니케이션은 그 의미나 중요성에 있어 아주 흥미로운 프랙티스다. 딜을 둘러싸고 기업간 커뮤니케이션 전쟁이 벌어지기 때문에 상당히 역동적인 프로젝트라는 특성이 있다. 딜과 그에 기반한 플레이어들의 커뮤니케이션 전쟁이 언론 기사의 수를 극대화시킨다.

이에 따라 오프라인 및 온라인 여론의 주목도는 높아진다. 딜 관련 다양한 시각의 프레임이 설정되고, 예상 시나리오가 판을 친다. 민감한 주제가 폭로되거나 공개되면서 그와 관련된 여론이 요동친다. M&A에는 항상 존재하는 인수측과 피인수측 그리고 그 딜을 둘러싸고 있는 이해관계자 플레이어들이 각자 자신만의 전략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한다. 언론에서는 이런 상황을 두고 고차방정식이라 부른다.

그만큼 자사만의 전략만 가지고는 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경쟁측과 주변측의 구도를 잘 읽고 변화를 따라가면서 자사의 전략을 유연하게 운용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제대로 이를 실행하려면 실행조직이 고도화되어 있어야 한다는 전제도 있다. M&A딜이 구성되고 개시되면 그에 따라 필수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는 M&A 커뮤니케이션, 플레이어는 어떤 원칙에 주로 주목해야 할까?

첫째, 전체적인 로드맵을 가지고 의연하라                                                                                  

여기에서 먼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로드맵’이 아니다. ‘의연함’이다. 로드맵은 자사 의사결정자들에게 그 의연함을 가지게 하는 하나의 의지 대상이다. 물론 로드맵의 의미가 그 외에 없다는 것은 아니다. 로드맵은 일단 자사가 추진하는 딜 관련 목적과 목표를 포함한다. 로마 철학자 세네카가 “어느 항구로 항해하는지 모른다면, 어떤 바람도 유리하지 않다.”는 조언을 했다. 로드맵은 이번 딜에서 자사가 도착해야 할 항구를 정하는 것이다. 어떤 바람이 자사에게 유익한 것이지도 정한다.

그 항구에 도착하기 위해 지나쳐야 할 것들과 극복해야 할 것이 골고루 정리되어 있는 것이 로드맵이다. 길을 미리 아는 의사결정자들은 보다 의연 해 질 수 있다. 실제 딜에서는 일희일비 하지 않는 의사결정자처럼 위대한 플레이어가 없다. 로드맵을 통해 항구를 정하고 보다 의연해지자. 의연한 커뮤니케이션만 시종일관 실행하자.

둘째, M&A 딜 자체에만 집중해 커뮤니케이션 하라

M&A커뮤니케이션은 M&A딜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존재한다. 그 이외 목적으로 M&A커뮤니케이션을 혼동하지는 말아야 한다. 경쟁사나 피인수사를 단순하게 괴롭히는 것으로 M&A 커뮤니케이션을 착각해서는 안 된다. 어느 한쪽에서 도발을 하니 그에 대해 응전을 해야 한다는 의사결정도 위험할 뿐이다.

자극이나 상황적 도전이 있으면 그에 대해서는 반응하기 보다 대응해야 한다. 해당 자극이나 상황적 도전을 면밀하게 검토해서 M&A딜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인지를 판별하는 것이 우선이다. 만약 그것이 그런 중대한 영향이 없는 것이라면 과감하게 무시하는 것도 가치 있는 대응이다.

셋째, 도움되지 않는 노이즈는 자제하라

경쟁사나 피인수사의 도발과 노이즈에 항상 아무 반응도 하지 말라는 의미는 아니다. 눈과 귀를 막고 있는 모습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앞서 조언한 대로 딜 자체에 중대한 또는 유의미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상대의 움직임에는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대응을 해야 한다. 어찌 보면 당연한 조언인데, 이를 분별하는 것이 어려워 실행에 혼동이 매우 많다.

자사에게 유리한 여론과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전략적 노이즈 메이킹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현재 자사의 경쟁 구도에 대한 판정이 우선이다. 만약 자사가 딜에 있어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면 과도한 노이즈 메이킹은 과욕이 된다. 반대로 자사가 열세의 위치에 있다면 최대한 딜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노이즈 메이킹을 시도하는 것은 전략적인 것이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 또한 ‘딜에 대한 영향’이 되겠다. 단순 노이즈는 그냥 노이즈일 뿐이다.

넷째, 상대측의 의도에 끌려 들어가지 말라

딜의 구도에 있어 열세에 있는 상대측 노이즈 메이킹은 면밀하게 모니터링 하는 것이면 대부분 충분하다. 열세에 있는 측이 노이즈 메이킹을 할 때 목표로 하는 것 중 하나는 항상 상대측의 참전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노이즈 메이킹에 노이즈 메이킹으로 상대가 대응해 주기를 바란다. 그래야 사회적으로 시끄러움을 극대화 해 주목을 이끌어 내서 딜의 구도를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간단히 표현해 “날 좀 보소!”하는 열세측 노이즈 메이킹에는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에 반응하며 커뮤니케이션 하며 눈길을 주기 시작하면 이미 상대측의 전략적 목표를 달성해 주기 시작했다는 의미가 된다. 이런 경우 열세측은 스스로 노이즈 메이킹을 해도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는 상대를 오히려 두려워하게 된다. 아무리 찍어도 상대가 넘어가기는 커녕 움직이지도 않으면 자신의 전략을 바꾸게 된다. 노이즈가 계속 변화하니 이해관계자들만 피곤 해 진다.

다섯째, 프론트 그룹을 분별하라

자사나 상대측이 M&A 커뮤니케이션 성공을 위해서 프론트 그룹을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여러 구도상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불가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사에게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프론트 그룹을 움직여 간접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여기에서 기억할 것은 자사에서도 프론트 그룹을 비밀리에 움직이는 것처럼, 상대기업에서도 프론트 그룹은 기본적으로 비밀리에 운용된다는 사실이다.

갑자기 어떤 관련 단체가 딜과 관련된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개입하는 경우에는 그 단체나 개인이 프론트 그룹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득정 언론도 가끔 프론트 그룹 역할을 한다. 그 프론트 그룹을 철저하게 분석해서 그에 대한 대응 방안은 마련하는 것이 좋을 때가 많다. 그러나, 그 어떤 프론트 그룹도 자신이 어느 측을 대변하는지 공개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해당 프론트 그룹을 공격하거나 제한하려는 시도는 다양한 민감성 및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여기에서도 핵심은 해당 프론트 그룹의 행동과 메시지가 이번 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지 판단해 대응하는 것이다.

여섯째, 이해관계자와 영향력자의 개입을 경계하라

인수자와 피인수자, 그리고 주변 이해관계자 플레이어들이 딜을 두고 각자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그에 이어지는 노이즈가 서로 충돌하며 혼란을 일으키게 되면 될수록 추가적인 이해관계자나 영향력자들의 개입 가능성은 높아진다. 부정적으로 판이 커진다는 것이다.

M&A딜은 자사의 더 나은 성공을 위한 목적으로 실행하는 데, 그 과정에서 과도한 노이즈 메이킹으로 인해 회사가 중장기적 데미지를 얻게 되면 이는 본전 보다 못한 결과인 셈이다. 일부 딜과 관련한 M&A 커뮤니케이션이 상호 폭로전과 규제기관 자극, 사법기관 개입유도 등으로 번지는 경우가 있다. 이내 정치권이 나서기 시작하고, 시민단체들까지 추가 투입되면 해당 딜은 산으로 간다는 의미다. 열세인 측이 딜을 깨기 위한 목적으로 하는 유인작업이 아니라면 경계해야 할 실행이다.

일곱째, 플랜B는 미리 준비하라

로드맵은 도착해야 할 항구를 정하는 작업이라 한다면, 플랜B는 조금 있으면 지나가야 할 바다 위 큰 암초에 대한 대응을 정리하는 작업이다. 이를 얼마나 돌아서 우회해야 하는지, 바위를 부수고 건너가야 하는지 아니면 배를 들고 넘어가야 하는지 등을 다양하게 결정하는 것이다. 이는 사전에 미리 정리될수록 좋다. 만약 그 바위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다면 사전적으로 미리 플랜B를 만들어 대응 방안을 정리하면 된다.

하지만 만약 해당 바위가 어떻게 생겼는지 잘 파악하지 못했다면, 멀리 큰 바위가 보일 때라도 배를 세워 미리 대응안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 보이는 바를 토대로 큰 바위의 모습과 주변 환경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짜는 것이다. 가장 좋지 않은 것은 그 큰 바위에 부딪혀 좌주(坐洲) 당한 채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경우다. 일이 벌어지면 이미 때는 늦은 것이다.

여덟째, 정보와 자료를 취합해 정리하는 팀을 꼭 두라

M&A 커뮤니케이션에서도 특히 그렇지만, 모든 이슈관리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실행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인력이 ‘정보 취합 및 자료 정리’ 담당자들이다. 그러나, 실제로 현장에서 보면 M&A딜과 같은 고위의사결정 주제에서는 종종 ‘정보 취합과 자료 정리’를 담당하는 실무 그룹이 배제되거나, 간접적으로 운용되는 경우가 많다.

의사결정자들은 자신이 시속 100km로 달려나가는 것 같은데, M&A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실무자들은 시속 10km 정도로 움직인다는 느낌이 든다면 꼭 확인해 보아야 하는 부분이다. 실시간 이루어지는 의사결정그룹의 의사결정에 대해 정보를 취합하고 실제 자료를 정리하는 엉덩이 무거운 그룹이 존재하는 가를 확인해 보아야 한다. 훌륭한 총을 쏘려 해도 총알이 충분해야 가능하다. 멋진 차가 달려 나가려고 해도 좋은 가솔린이 있어야 한다. 빈 총을 보고 왜 총이 나가지 않느냐 소리치지 말자. 가솔린이 없어 움직이지 못하는 차에게 왜 달리지 않는가 묻지 말자. 정보와 자료는 M&A커뮤니케이션의 총알이자 가솔린이다.

아홉째, 창구는 가능한 일원화하라

누구든 어떤 메시지든 언제든 아무렇게라도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는 믿음이 있으면 M&A 커뮤니케이션에 관여해서는 안된다. 뭐든 해야 딜에 이롭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는 플레이어도 마찬가지다. 대응보다는 반응에 몰두하는 플레이어도 좋지 않다. M&A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모든 실행은 통제와 통제가능성에 기반한다. 만약 통제되지 않을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되면 득보다는 실이 어마어마하게 커질 뿐이다. 대부분 실익이 없다.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통제, 메시지의 통제를 위해 자사 창구를 일원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어떤 메시지도 자사 커뮤니케이션 창구를 통해 나갈 수 있도록 내부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이 유리하다. ‘업계 관계자에 의하면’ ‘딜에 정통한 관련자에 의하면’ ‘익명을 요구한 고위 관계자에 의하면’ 같은 언론 기사를 좋아하는 의사결정자는 M&A커뮤니케이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분이다. 답답하고 갑갑하고 생각대로 자사 창구가 움직여 주지 못한다 해도 계속해서 정보와 자료를 공유하며 창구를 가르쳐 확보 활용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전략이다

가장 실행이 어려운 전략이 바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대응’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쉬운 것이 어디 있는가 하겠지만, 현실에서는 그 정반대다. 가장 어려운 대응 방식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대응이다. 일단 자사가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할 때에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대응 전략이다. 어떻게 든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더 쉽게 느껴지지 때문이다. 아무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고 상황을 관망하는 전략은 답답하고, 화가 나고, 안달이 생기기 때문에 곧 그 전략을 포기하게 된다.

M&A딜 자체에 집중해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은 하지 않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유리한 경우가 많다. 딜 자체에 우직하게 매달려 꼭 해야만 하는 커뮤니케이션만 미리 준비해 실행하는 주체가 성공한다. 경쟁사나 피인수자의 노이즈 메이킹에 거리를 유지하는 딜 주체는 상대를 두렵게 한다. 필요하지 않거나 유해한 영향력자들이 딜에 개입할 환경을 만들지 않는 주체는 전략적이다. 딜을 성공시키기 위해 떠들썩하게 만들어야 하는 위치에 있지 않다며, 조용하고 신속하게 딜이 마무리되도록 커뮤니케이션 지원을 하는 것이 최고다. 그럴 때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중요한 것을 하고 있는 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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