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을 주목 하라고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현재 저희가 겪는 이 논란은 정말 말도 안 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고 현상황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하는 거죠.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면 그런 이야기 못 할 겁니다. 사람들은 결코 이성적이거나 합리적이지 않는 것 같은데, 그런 사람들을 주목하라는 건 무슨 의미인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상당히 중요하고 흥미로운 주제를 질문해 주셨습니다. 많은 기업들의 경우 특정 상황이 발생하고 그에 대한 논란이 커지면 소위 말하는 ‘상황분석’이라는 것을 합니다. 논란이 된 상황을 깊이 들여다보고, 실제 문제가 무엇인지,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왜 그런 논란과 연결되었는지 등을 다각도로 분석하는 것이죠.
그런데, 흥미로운 건 이 상황분석 방식입니다. 해당 상황을 깊이 들여다보는 것은 좋은데, 많은 경우 해당 상황 자체에만 너무 몰입하고, 그에 대해 이성과 합리라는 잣대를 들이대 상황을 정의해 버립니다. ‘이 건은 문제가 될 게 아니다’ ‘아주 일부 문제는 있지만, 그것이 그렇게 크게 문제화 될 것은 아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이 상황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이해할 것이다’ 같은 상황중심의 결론이 내려진다는 것이죠.
상황분석을 하는 목적이 무엇일까요? 해당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분석하려 하는 것이 목적일까요? 아닙니다. 상황분석을 하는 이유는 해당 상황을 둘러싸고 2차적으로 발생된 사회적 논란을 이해하기 위함 입니다. 더 나아가, 그 논란을 관리하기 위한 접근방식과 대응 방법을 찾아내기 위한 것이지요.
상황만을 따로 떼어내서 분석하고 들쳐보는 것은, 마치 의사가 환자의 고통과 병자체를 고치려 하기 보다는, 문제가 있는 장기만을 들여다보며, 그에 대한 분석을 하고 있는 것에 비유될 수 있습니다. 문제가 있는 장기를 분석하는 것은 결론적으로 환자의 병을 치료하기 위함 입니다. 적절한 치료 방법을 도출해 내기 위한 과정일 뿐이지요.
상황을 넘어 사람을 보십시오. 상황분석이 끝났다면 이제 한 발자국 떨어져서 그 상황을 바라보는 사람들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 상황에 주목하는 사람들을 보고, 그와 관련된 주장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보고, 그 논란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아야 합니다. 그 사람들이 자사를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위기관리 명언에 “지진이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지진으로 무너진 빌딩 때문에 사람이 죽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문제가 된 상황은 지진과 같습니다. 그 지진으로 무너지는 빌딩은 사람들의 여론입니다. 그로 인해 회사가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문제 상황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상황을 분석하되, 그와 함께 주변에 어떤 빌딩이 흔들거리는 지를 살피십시오. 머리 위에 어떤 콘크리트 덩어리가 떨어질 수 있을지 돌아보십시오. 사람들의 주장, 의견, 쟁점, 감정, 분노, 기분, 몰이해, 편견, 선입견, 진영논리, 비난, 비판, 밈(meme) 등이 기업을 살리고 죽이는 현실을 정확하게 바라보고 이해해야 이슈나 위기를 관리할 수 있습니다. 상황을 바라보던 눈을 들어 사람들을 더 바라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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