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실이 할 수 있는 게 없네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에는 큰 규모의 홍보실이 존재합니다. 임원도 두명이나 있습니다. 그런데 항상 이슈나 위기가 터지면 대응을 잘 못해서 골치입니다. 다른 기업 홍보실은 나가서 기사도 막고, 문제도 해결하고 하는 것 같은데 저희 회사 홍보실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만 하네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슈 및 위기관리의 기본으로 들어가 다시 살펴보지요. 위기관리는 크게 상황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영역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장에 불이 났다고 하면 그 불을 끄고, 직원들을 안전한 장소로 대피시키고, 공장내 위험 물질을 보호하고 하는 직접적인 역할을 상황관리라고 합니다. 이와 함께 공장 화재의 원인이 무엇이고, 회사가 어떻게 대응했고, 피해규모와 복구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등을 이해관계자들에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활동을 커뮤니케이션 관리라고 합니다.
사내 대부분의 일선 부서들은 각 사업 부문과 관련하여 위기 시 상황관리를 담당하게 됩니다. 말씀하신 홍보실은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담당합니다. 이 구분을 정확하게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기업 위기관리에 문제가 발생되는 경우를 보면 실무부서들이 제대로 된 상황관리에 실패하거나, 상황관리를 해야 하는 부서들이 상황관리 대신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시도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반대로 커뮤니케이션관리를 해야 하는 부서가 상황관리에 몰두하거나,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하지 못한다는 원인도 위기관리 실패 원인 중 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앞의 상황관리 실패와 상황관리 부서들의 커뮤니케이션 관리 시도(협업 부재)가 문제인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자사 홍보실이 위기 시 별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되면, 몇 가지를 먼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 위기의 핵심인 상황에 대한 관리가 완벽했을까요? 상황관리를 담당했던 부서들이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위해 홍보실에게 충분한 정보를 공유했나요? 상황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 부서들이 한 팀을 이루어 협업을 제대로 진행했나요? 상호간 업무 분담은 적절했나요?
이 모든 부분이 잘 진행되었음에도 위기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면,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책임지는 홍보실의 역량을 의심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제대로 된 상황관리 내용 조차도 외부 이해관계자들에게 적절히 커뮤니케이션 하지 못했다는 의미입니다. 많은 실무부서들이 지원해 주는 데도 홍보실이 자기 할 일을 못해냈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위 모든 부분이 적절하게 진행되지 못했다면, 이는 상황관리를 책임져야 하는 경영진과 실무부서들이 위기관리 실패의 1차 원인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상황관리에 실패하고도 커뮤니케이션 관리에 성공하는 경우는 있을 수 없습니다. 이해관계자들을 위해서는 그런 방식으로 성공해서도 안 됩니다. 상당수의 경우 상황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관리가 어렵고 효과가 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슈나 위기 시 홍보실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먼저 자사의 상황관리와 협업체계를 점검해 봐야 합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그 기반 위에서만 생존할 수 있습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마법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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