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8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286

무분별한 여론의 비판, 어떡하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여론에 귀 기울이라고 하셨는데요. 최근 저희 케이스를 보면 여론이 너무 무분별하고 비합리적이라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상당히 고민했습니다. 여론의 비판도 비판 나름이라고 보는데요. 여론이 무분별하고 비합리적일 경우에는 어찌해야 하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단 여론 반응에 대한 판별 기준을 정리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부정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기업이 판단해야 하는 여론의 성격은 해당 여론이 자사에게 얼마나 위협적인가 입니다. 흔히 생각하듯 인문학적이나 사회학적으로 해당 여론이 얼마나 비합리적인가? 얼마나 무분별한가? 팩트에 대해 얼마나 몰이해에 기반하는 가 등을 기준으로 삼아서는 대응에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여론은 기본적으로 비합리적이고, 무분별하고, 팩트에 기반하지 않는다 인정해야 보다 안정적인 이슈나 위기관리가 가능해 집니다. 물론 케이스에 따라 여론이 그 반대인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정해진 기준이나 원칙은 없다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때 그때 다르고 변화무쌍해서, 최근에는 선별적 분노나 선별적 비판이라는 표현까지 생겨났습니다.

모 기업에서 상당히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대표 이하 모든 임직원이 숨을 죽이고 여론의 반응을 살피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별반 여론의 반응이 없었습니다. 최초 잔뜩 긴장했던 기업 위기관리팀은 결국 ‘운이 좋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위기대응의 긴장을 풀었습니다. 관련해서 준비했던 대국민사과나 개선 및 재발방지 방안도 자체적으로만 흐지부지 실행했습니다. 합리성을 기반으로 예상했을 때에는 분명 큰 부정적 여론이 생성될 것으로 보았는데, 웬일인지 여론은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반대로 모 기업에서 별 것 아닌 것으로 판단하는 작은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사내 모두가 이 문제는 그냥 업계 관행으로 불법도 아니어서 여론의 반응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여론은 들끓기 시작했습니다. 말 그대로 합리적이지 않고, 무분별하고, 팩트에 대한 이해도 떨어지는 부정 여론이 여기저기 나타난 것이죠. 대표와 임직원들은 부랴부랴 대국민 사과를 해야 했고, 개선 방안을 마련해 발표하기까지 이르렀습니다. 예상과 다른 쪽으로 여론이 움직였기 때문이었지요.

이 두 케이스에서도 여론을 바라보는 기준은 동일함을 알 수 있습니다. 해당 여론이 얼마나 우리 회사에 위협적인가 여부에 의해 회사의 대응이 바뀌었던 것이죠. 그 외에 해당 여론이 합리적인가, 분별이 있는가, 팩트에 기반하는 가 여부는 대응 의사결정에 큰 참고가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물론 이슈나 위기관리 과정에서 최대한 합리적이고, 분별 있고, 팩트에 기반 한 커뮤니케이션은 필요합니다. 그것이 메시지의 품질을 좌우합니다. 하지만, 큰 방향성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여론을 바라보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위협성 여부입니다. 큰 입장을 정리하게 만드는 중요한 외부적 영향력입니다. 문제 발생 시 여론에 대해 비평가로서 왈가왈부하는 시간은 최소화하십시오. 대신 그 여론이 얼마나 위협적인가를 신속히 판단하는 것이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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