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감각은 어떻게 키울 수 있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는 정무감각이라는 것이 정치인이나 정부부처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주로 가져야 하는 감각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컨설턴트께서 이제는 기업도 정무감각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하셔서 공감하게 됩니다. 정무감각을 기업이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먼저 정무감각이라는 의미에 대해 풀어보면 사전적으로는 ‘정치가나 고위직 공무원들이 정치나 행정 등에서 특정 논리나 정당·국가 기관의 입장, 여론, 정세 등에 따라 적절한 판단을 내리는 사유 작용’이라 정의합니다. 기업이나 기업인이라는 지칭은 일단 이 사전적 의미에서 빠져 있습니다.
정무감각이라는 개념을 기업의 입장에서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저는 ‘의사결정을 위해 행해지는 기업의 통합적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통합적 판단 속에는 다양한 기준과 가치들이 들어갑니다만, 가장 핵심 주제는 여론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더 부연하자면 여론에 기업의 입장이나 행동을 맞추어 순리를 따르는 노력을 하자는 취지입니다.
최근 기업의 여러 사회적 논란 케이스를 분석해 보면 기업이 얼마나 여론과의 갈등에 있어 취약한 존재인지 알 수 있습니다. 예전과는 다른 여론의 온도를 기업은 시시각각 느끼고 있습니다. 종래 홍보실이 언론을 상대했다면, 이제는 언론을 넘어 여론을 상대해야 하는 과제 때문에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정무감각이라는 것은 항상 중요한 의사결정 이전에 발휘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문제나 논란이 불거졌을 때 급히 모아지는 정무감각은 완전한 것이 아닙니다. 기업이 중요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시기가 오면 적절한 시점에 해당 주제에 대해 홍보실과 법무, 대관, 소비자 만족, 마케팅, 영업 등 여러 이해관계자 접점 인력을 불러 모아 이야기 나누어 보십시오. 기업의 입장이나 시각이 아니라 이해관계자 입장에서 해당 주제를 최대한 바라보고 그들의 생각을 정리해 보는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기업이 기업의 이익을 위해 의사결정해야지, 사회적 이해관계자 입장에서 판단해 꼭 해야 하는 일을 못하게 되면 어쩌자는 것인가?”하는 반론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반론은 기본적으로 이해관계자 시각과 기업의 시각이 정반대로 충돌할 것이라는 전제를 포함하고 있어 정확하지 않은 주장입니다. 만에 하나 이해관계자와 기업의 시각이 정반대로 충돌하는 주제라면 그에 대한 의사결정은 회사를 위해 더욱 중요합니다. 회사의 존립을 해칠 수 있는 주제이기 때문입니다.
기업은 중요한 의사결정 이전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시각을 검토하고 감안해서 최대한 여론에 순응하는 방향으로 해당 주제를 ‘진화’시킨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이는 의사결정 품질과도 직결된 것입니다.
좋은 기업, 훌륭한 기업, 멋진 기업은 단편적 광고나 이미지, 이벤트로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닙니다. 지속적이고 일관된 정무 감각에 기반한 좋고, 훌륭하고, 멋진 의사결정들에 의해 쌓아져 가는 것입니다. 기억하십시오. 정무감각은 의사결정 이전에 발휘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품질 높은 의사결정이고, 이슈관리이며, 위기관리입니다. 그런 고품질의 정무감각이 회사를 살리고 키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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