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3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254편

기자와 통화하면 왜 위험하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예전에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았었는데 기자의 취재에 대응할 때는 창구를 일원화하라 더라구요. 대표이사라고 해도 기자와 직접 통화하지 말고 홍보실을 통해 기자와 대화하는 게 안전하다는 거지요.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기자와 통화할 기회가 종종 있는데, 이게 왜 위험한 건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미디어트레이닝에서 강조하는 기자와의 대화는 특정 한 맥락을 전제로 합니다. 아주 긍정적이고 상호 우호적인 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부정적이고 공격적인 기자의 취재 시도에 대응한다는 맥락을 전제로 합니다.

일상 홍보나 마케팅 관점에서 볼 때는 그런 방어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이 일면 갑갑해 보이기도 할 것입니다. 한명이라도 더 많은 기자들을 만나 대화하고 다양한 긍정기사를 양산해야 하는데, 자꾸 창구일원화를 하라 하니 답답한 것이지요.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 기자의 취재에 대한 대응에 있어 직접 대화가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해 설명 드리겠습니다. 일단 기자는 훈련되어 있습니다. 취재해 본 경험도 일반 회사 대표나 임원과는 비교할 수 없이 많습니다. 그렇게 훈련되고 경험 많은 기자의 공격적 취재에 기업 임원들이 대응하게 되면 어떤 결과가 벌어질까요? 말 그대로 백전백패입니다.

게다가 공격적 취재대응에 있어 상대적으로 아마추어인 기업 임원들은 갑작스럽게 기자의 전화를 받거나, 기자와 마주하게 되면 순간적으로 공황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아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니 그런 상태가 되는 것은 당연하지요. 그래서 전세계의 많은 미디어 트레이너들이 기업 임원들에게 “일단 시간을 벌라”는 조언을 합니다. 스스로 정신을 차리고, 질의응답을 머릿속에서 정리할 수 있는 짧은 시간이라도 얻어 내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현장에서 경험해 보면 임원들이 잠깐 시간을 벌 수는 있어도 안전한 답변을 금세 정리하지는 못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후 개인적 애드립이나 해석, 공식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메시지들이 기자에게 그대로 넘어가게 되지요. 그래서 가능한 기자와의 대화는 홍보실을 통한 창구일원화 원칙으로 대응하라는 조언을 하는 것입니다.

한번 상상해 보십시오. 지역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기술파트 임원의 휴대폰으로 어떤 기자가 전화를 걸어옵니다. 본사 홍보실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그 기술 임원이 전화를 받아 보니, OO일보 기자라고 하면서 갑작스럽게 민감한 내용을 질문합니다. 자,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이 기자는 우리 회사에 관해 긍정적 방향의 취재를 하고 있을까요? 부정적 방향의 취재를 하고 있을까요? 어떨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높을까요? 당연히 부정적 방향의 취재일 가능성이 매우 높지요.

그에 더해 해당 기술 임원이 기자의 여러 민감한 질문에 자세하게 답변을 해 준 경우를 상상해 보시지요. 구체적으로 해명하고, 문제에 대해 설명하고, 기술 임원으로서 해 줄 수 있는 말을 다 해주었습니다. 자, 그 다음날 OO일보 기사에는 제대로 해명된 코멘트가 게재될까요? 아니면 자극적이고 부정적인 코멘트가 편집되어 게재될까요? 네, 생각하시는 그대로입니다. 기자와의 대화는 그래서 종종 위험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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