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3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222편

첫 대응이 성패를 좌우한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문제가 터진 직후 기자들이 연락해 오면 그 때 대응이 참 어렵습니다. 사실관계 확인도 안된 상태에서 기자의 여러 질문을 받으니 매번 제대로 된 답을 하질 못해요. 그렇다고 전화를 안 받을 수도 없고. 첫 대응이 중요하다고는 알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잘 대응하는 걸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맞습니다. 문제를 취재하는 기자로부터 최초 전화를 받는 경우 회사의 언론 창구 역할을 하는 홍보담당자는 개인적으로 큰 위기에 봉착합니다. 말씀대로 사실관계 확인이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기자의 구체적인 질문을 받으면 금세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더구나 그 문제가 상당히 부정적인 것일 경우 그 어려움은 극에 달하게 됩니다.

일단 가장 기본은 해당 언론 창구가 완벽하게 훈련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적절하게 훈련 받지 못한 홍보담당자가 기자와 말을 섞게 되면 또 다른 문제가 시작됩니다. 적절하지 않은 메시지가 흘러 나가게 됩니다. 이런 애드립 성격의 메시지는 꼭 자극적으로 보도가 되고, 공중들은 황당함을 넘어 공분을 가지게 됩니다.

그 다음 기본은 적절하게 기자의 질문을 홀딩(holding)하는 자세입니다.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한 건이라면, 정확하게 확인해 우리의 입장을 밝히겠다는 커뮤니케이션을 하면 됩니다. 물론 그 이후 신속하게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입장을 정리한 뒤 기자와 재차 커뮤니케이션 해야만 합니다. 그러지 않고 일단 상식차원(?)에서 기자에게 애드립을 전달하고 이후 사실관계 확인을 해 보는 역순 대응을 해서는 절대 안됩니다.

가끔 홍보담당자가 상황의 심각성이나 여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기자에게 가볍거나 무시하는 투의 메시지를 전달해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그 다음 기본이 그와 관계된 것입니다. 언론 창구인 홍보담당자는 적절한 민감성과 함께 여론에 기반한 정무감각을 항상 유지해야 합니다. 홍보담당자가 여론을 매일 매일 체크하는 이유가 그 때문입니다.

언론 창구인 홍보담당자가 그 다음으로 중요하게 갖추어야 할 역량은 위로부터 의사결정을 빨리 이끌어 내는 정치력일 것입니다. 기자들은 취재 시 회사에게 무한한 시간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기사가 준비된 기자는 참을 성이 없습니다. 기자가 제기한 이슈에 대해 회사에서 적절한 시기에 입장을 내지 않으면 그 기사는 그냥 나갈 수 밖에 없습니다. 회사 차원에서는 그 기사에 자사의 메시지를 포함시킬 기회를 잃게 되고, 별도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부담까지 떠 안게 됩니다. 빠른 의사결정만큼 홍보담당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많은 준비와 역량이 요구되기 때문에 기업들은 문제 발생 시 최초 기자의 전화에 무너집니다. 제대로 훈련 받지 못한 창구가 기자 문의를 대충 처리합니다. 사실관계를 잘 모른 상태에서 홀딩하는 법을 알지 못하고 애드립을 전달합니다. 여론을 읽고 충분한 정무감각을 키우지 못한 담당자가 황당한 커뮤니케이션을 합니다. 신속한 의사결정을 이끌어 내는 역량을 채 갖추지 못한 담당자는 소중한 대응 기회를 매번 흘려 보내고 맙니다.

문제가 발생한 직후 언론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가를 보면 해당 기업의 위기관리 체계와 수준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제대로 갖추고 있는 기업은 절대 초기 대응에 있어 불필요한 문제를 만들지 않습니다. 문제는 기자가 취재하고 있는 그 문제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홍보담당자가 초기 커뮤니케이션에 실패해 또 다른 문제를 만들어서는 절대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 평소에 돌아보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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