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92022 0 Responses

[The PR 기고문]전략 커뮤니케이션, 무엇을 얻을 것인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이슈관리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흔히 전략 커뮤니케이션이라 부른다. 물론 PR이나 기업 커뮤니케이션 전반을 전략 커뮤니케이션이라 칭하기도 하지만, 특히나 첨예한 이슈와 위기 상황 속에서 ‘전략’이라는 개념은 커뮤니케이션의 아주 중요한 기반이 된다.

그러나 실무자들은 물론 경영자에게 까지도 이 ‘전략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개념에는 각자의 해석에 따른 주관성이 혼재되어 있다. 일부는 ‘내가 그렇게 하고 싶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전략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한다. 느낌이 왔고, 경험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 전략적이라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다양한 상황분석과 여러 케이스들을 통한 반면교사를 기반으로 이렇게 하는 것이 전략 커뮤니케이션이라 제안하기도 한다. 물론 앞의 경우와 같이 느낌이나 경험으로 판단하는 주관성 정도는 아니지만, 이 또한 그대로 전략 커뮤니케이션이라 부르기에는 아쉬움이 있다. 전략 주체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경우라면 더 그렇다.

일부에서는 결과가 좋다면 그것은 전략 커뮤니케이션이었기 때문이라는 결과론을 주장하기도 한다. 일단 무언가를 시도해 보았더니 생각보다 훨씬 더 나은 결과가 도출된 경우를 그렇게 부른다. 결국 그 시도 자체에 어떤 전략이 있었는지를 복기해 보면서, 그야말로 절묘한 전략 커뮤니케이션이었다고 안도하거나 평가한다. 그 중 또 일부는 반대로 결과가 좋지 않았을 경우에는 ‘노이즈 마케팅’의 성과도 있다는 사후 평가까지 한다. 어찌 보면 전략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것이라 기 보다는 실행 평가를 통한 생존 전략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혼란스러운 개념과 주장들을 뒤로하고, 경영적 또는 실무적으로 보다 간단하게 전략 커뮤니케이션을 추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주어진 상황에 대한 입체적 분석과 이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이해 노력이 전제되는 것은 다른 경우들과 똑같다. 이를 기반으로 현 상황에서 우리가(회사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누구를 대상으로 해야 하는가? 그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누가 언제 해야 하는가? 등과 같은 여러 논의가 시작될 때가 바로 하나의 핵심 질문이 필요한 때이다.

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인가?

이 질문이 전략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가장 중요한 뼈대이고 틀이 된다.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정확한 목적과 목표의 설정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망망대해로 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 배가 어디를 향해야 할 것인지를 적시에 설정하자는 것이다. 그래야 그 이후 우리의 배가 어디쯤 나아가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고, 그 목적지에 언제 도달할 수 있을지를 점검할 수 있게 된다. 중간 중간 어떤 노력을 더해야 보다 효과적으로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산적 고민도 이어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슈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는 실행을 구상할 때에 가장 먼저 “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인가?”의 질문을 반복해야 한다.

전략적 답변이 나와야 전략 커뮤니케이션도 가능

부정적인 상황에서 특정 언론을 통해 자사의 보다 구체적인 입장을 표명했으면 좋겠다 라는 내부 방향이 설정되고 있다면, 그 때 “이 OO신문을 통해 커뮤니케이션하여 우리는 무엇을 얻을 것인가?”는 질문을 해 보자.

OO신문의 경우 “국내에서 가장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우리 회사와 관련 한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가장 신뢰하고 있는 매체이기 때문에, 현재와 같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이 매체가 우리 회사 이슈를 다루어 준다면 보다 정확한 이해 도모와 프레임 설정이 가능 해 질 것이다” 라는 답이 나온다면 일단 그 시도는 전략적인 것이라 볼 수 있다.

전략적으로 실행하지 않는 것도 전략 커뮤니케이션

어떤 매체의 취재와 인터뷰 요청에 대표이사가 직접 대응해야 하겠다 라는 내부 의견이 있는 경우에도 그에 대한 질문은 동일하다. “대표이사께서 해당 매체의 취재에 대응하여 인터뷰 또는 코멘트를 한다면 이를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인가?”하는 질문이 필요하다.

그에 대해 “그 매체의 경우 기존 보도 성향을 분석해 보면 우리 회사와 대표이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강한 곳이기 때문에, 대표이사의 직접 컨택이나 인터뷰 또는 코멘트는 자칫 현 상황에서 위험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답이 나온다면, 그 실행은 하지 않는 것이 낫다. 이 결정 또한 전략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것이고 그 스스로도 전략 커뮤니케이션이다.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 것도 전략이다.

더 나은 실행을 선택하는 것도 전략 커뮤니케이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매체가 대표이사 출퇴근 시 매복 인터뷰를 시도하고, 언젠가는 대표이사의 가는 길을 막아 설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가 있다고 해 보자. 그런 경우에도 질문은 필요하다. “매복 인터뷰를 끝까지 무시하고 강하게 반발한다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변이 필요 해 진다.

대표이사가 취재하는 기자에 대해 공격성을 드러내거나, 무시하거나, 회피하거나 하는 모습들이 그대로 보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취재 시도가 있다면 보다 매너 있는 현장 핸들링은 필요하며 준비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해당 이슈에 대해 우리 회사가 떳떳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는 답변이 있다면 보다 안전한 사후 실행이 가능해진다. 전략 커뮤니케이션이다.

일단 대다수가 전략적으로 일치한다면 전략 커뮤니케이션

특정 매체가 우리 회사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악의적 보도를 이어 나가고 있는데, 이에 대한 강력한 법적 대응이 필요할 것 같다 라는 내부 의견이 있을 때는 또 어떻게 해야 할까? 이때도 마찬가지로 ”우리가 그 매체를 대상으로 명예훼손 소송을 하여 궁극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를 질문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우리 회사와 관련된 진실이 밝혀 질 것이고, 그로 인한 회사의 손해도 어느 정도 회복되고, 추가 손해도 방지할 수 있게 될 것이다”라는 답변이 있을 수 있다. 그러한 답변이 대부분이라면 그렇게 실행하는 것이 우리 회사에게는 전략 커뮤니케이션일 수 있다.

그럼에도 실행 후 득과 실을 정확하게 따져야 전략 커뮤니케이션

반면 다른 일부에서 “만약 우리가 그 매체에 소송을 한다면, 그들은 우리에 대한 더 심도 있는 다양한 논란들을 취재해 보도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 주제와 관련하여 검찰이나 국세청 조사가 개시될 가능성이 높다. 추후 소송에 이긴다고 해도 그를 포함 사후 전반적 손해에 대한 복구는 거의 불가능 해 질 것으로 보인다.”라는 의견이 있다면 그 소송의 실행은 득보다 실이 많은 것이다. 실행해서 얻을 수 있는 실질적 소득이 없다. 따라서 소송하지 않는 것이 우리회사에게는 전략 커뮤니케이션이 된다.

문제를 예상 해 사전에 개선할 수 있어야 전략 커뮤니케이션

사회적 논란으로 시끄러워진 상황에서 우리 회사 대표이사가 직접 기자회견을 마련하여 해명하고, 기자들의 다양한 질문에 대해 답해 논란을 일격에 해소시켜야 하겠다는 내부 의견이 있는 경우를 상상해 보자. 그에 대해 질문이 따라온다. “대표이사가 주도하는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 회사가 얻을 것은 무엇인가?”

이에 대해 “대표이사가 현 상황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앞으로 나서서 해명하지 않으면 상황은 더욱 더 악화되어 극단적 단계에까지 이를 수 있으므로 대표이사가 기자회견을 하는 게 좋겠다”라는 답변이 나올 수 있다. 일부에서는 “대표이사가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좋은데, 대표이사께서 사실 질의응답이 가능할 정도로 준비되어 있지 않다. 만약 이 상태에서 대표이사가 기자들의 여러 질문을 받으면 더 큰 문제가 발생될 가능성이 높다”는 답변도 더 해 질 수 있다.

그 후 추가 논의를 거쳐 대표이사가 기자회견을 통해 해명은 하되, 구체적 질의 응답은 실무 고위 임원이 대표이사와 함께 대응하는 것으로 마무리 짓는다면 이 실행은 보다 전략 커뮤니케이션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전략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울까?

이상과 같은 일반적이고 단순한 내부 논의가 이어질 수 있음에도 왜 현실에서는 기업의 전략 커뮤니케이션이 힘들고 어려울까? 어떤 장애물이 있기 때문일까?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하지 못하는 기업에게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첫째, 핵심 질문에 대한 답변이 실제로는 전략적이지 않다.

‘우리가 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인가?’ 질문에 대해 대부분의 답변은 있지만, 그럴 듯할 뿐 실제로는 전략적이지 않은 답변인 경우가 있다. “우리가 OO 온라인TV에 명예훼손 소송을 해서 무엇을 얻을 것인가?”하는 질문에 대해 “우리가 이번 기회를 통해 강력하게 OO 온라인 TV에게 소송 대응한다면, 다른 언론들이 우리 회사를 두려워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다른 매체에서 기획 중인 추가 보도는 상당수 제한될 것입니다.”와 같은 답변이 나오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실제로 해당 온라인 방송은 특정 정파성을 나타내며 소송에 굴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곳이다. 이전 사례들을 보아도 다른 기업들이 다양하게 소송 대응을 해도 공격성을 늦추지 않는다. 또한 그들이 연속 보도하는 내용이 다른 다양한 방송과 신문에서 계속 중계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렇다면 앞과 같은 답변은 피상적일 뿐 실질적인 전략적 답변은 되지 못한다. 더 나아가 답변이 ‘우리나라 저널리즘의 정상화를 위하여…’ 또는 ‘이번에 본때를 보여주어야…” 등과 같은 동떨어진 답변들로 이어 지면 전략 커뮤니케이션과는 점점 멀어져 가게 된다.

둘째, 내부적으로 전략보다 VIP의 의지가 더 중하다.

전략적 질문과 전략적 답변은 다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VIP께서 그 실행을 간절하게 원하시기 때문에 어떻게 든 실행해야 한다. 실행해야 하므로 그 실행에 대한 왈가왈부는 하지 말자. 이런 경우에도 전략 커뮤니케이션은 불가하다.

실무 차원에서는 그 실행이 진행되고 나서 추후 반응과 결과를 예측하고, 그에 대한 사후 데미지 컨트롤을 준비하는 것이 최선이다. 만약 그 결과가 예상보다 좋다면 이는 VIP의 선견지명이고, 결과가 좋지 않다면 이는 우리의 전략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이해관계자들의 문제라고 프레임을 짜는 것과 같은 경우다.

셋째, 당연한 것을 두고 왜 전략적 질문과 답변을 반복하나?

문제가 발생되면 당연히 기자회견을 하는 것이고, 대표이사가 앞으로 나가 고개 숙여 사과하는 것이고, 정해진 대로 리콜 해야 하고, 다른 기업들과 똑같이 사과문을 업로드 해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일반적 생각을 하는 경우다.

이슈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 더 나아가 전략 커뮤니케이션 전반에서 ‘무조건’ ‘당연히’ ‘정해진 대로’ ‘남들과 똑같이’와 같은 전제는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전략 커뮤니케이션에서는 다양한 상황, 대상, 주체, 메시지, 자산, 실행 역량, 실행자, 실행 방식. 실행 시기, 그 외 많은 변수 등에 대한 다각적 고민과 검토가 전제되어야 한다. 이를 게을리하고 당연히를 외치지 말자.

넷째, 무언가는 어떻게 든 해야 하니까

VIP께서 현재와 같은 상황에 대해 화를 내고, 억울해하고, 슬퍼 하고 하니, 빨리 실무선에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상황도 현장에서는 흔하다.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냐며 계속 질문이 내려온다. 임원들께서는 어떻게 든 해 보라며 다그친다. 실무진에서는 어쩔 수 없다. 무언가를 어떻게 든 실행해야 한다.

이 상황에서 전략적 질문? 전략적 답변? 토론과 고민과 논의? 다 의미 없다. 일단 해보고 나중에 생각해도 생각을 하자 한다. 회사의 위기를 관리하기 전에 실무진 자신에 대한 위기가 더 크게 다가온 셈이다. 무언가를 어떻게 든 해 내지 못하면 자신에게 재앙이 될 꼴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략 커뮤니케이션은 쉽게 무시될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이 전략 커뮤니케이션은 어떻게 보면 쉽고, 또 어떻게 보면 불가능해 보이기도 하다. 그것이 쉽게 느껴지는 기업과 그것이 전혀 말도 안 되는 불가능으로 느껴지는 기업간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그에 대한 대응을 ‘착, 착, 착’하는 기업이 있는 반면, 말 그대로 대응을 ‘호떡집에 불 난 듯’하는 기업이 있다. 앞의 기업은 평소 여러 번 준비와 훈련을 해 본 곳일 것이고, 뒤의 기업은 그와 관련해서는 아무런 준비와 훈련이 없었던 곳일 것이다.

전략 커뮤니케이션은 그렇게 준비와 훈련의 반복으로 점차 쉬워져 가는 역량이고 자산이다. 누군가가 뇌는 근육이라고 했다. 근육을 계속해서 쓰면 강해지듯, 뇌도 계속해서 집중적으로 써야 강해진다는 의미다. 기업의 전략 커뮤니케이션 근육도 그와 같다고 생각한다. 이슈나 위기가 닥쳐서 쓰려 하다 보면 전략에 힘이 안 들어 가고 마비가 오고 쥐가 난다. 짜증도 난다. 하지만, 무엇이든 계속해서 해 보면 는다. 이슈나 위기관리를 위한 전략 커뮤니케이션도 그렇다.

# # #


Communications as Ikor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댓글 남기기

Communications as Ikor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