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042021 0 Responses

[The PR 기고문]왜 VIP는 블라인드에서 곤경을 치룰까?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최근 들어 기업 홍보나 인사부서 임원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항상 언급되는 주제가 블라인드 이야기다. 특히나 VIP께서 MZ세대 직원들과 말그대로 허심탄회 한 대화를 나누고 난 뒤에 불거지는 블라인드 발 이야기들이 넘쳐난다. 각 케이스들 내용이 다르고, 문제가 된 계기도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결론은 하나다. “VIP께서도 그러시고 저희 임원들도 공히 앞으로 MZ 세대 직원들과 소통하는 것을 더욱 조심하기로 했습니다” 하는 것이 공통된 결론이다.

소통이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했다. 그래서 소통을 시도해 보았다. 그리고 나서는 소통을 아예 하지 않았던 것이 더 나았을 것이라는 결론을 낸다. 그 이후에는 오히려 불통의 미학을 이야기한다. 이런 현상은 무엇 때문일까?

진짜 소통이 문제인 것일까? 아니면 소통을 시도했던 그 주체가 문제인 것일까? 그 소통을 허심탄회 함으로 그냥 내버려 둔 홍보나 인사부서들의 불찰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일부 무분별한 MZ 세대 직원들이 문제일까? 혹시 블라인드가 문제는 아닐까?

기업 VIP와 블라인드 논란에서는 이상의 것들 어느 하나의 문제만으로 그 원인을 한정할 수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유사한 위기 케이스를 분석해 보면 공통적 문제 원인이 보이기는 한다. 그 원인과 그로 인한 논란의 이유를 대표적인 것들로 뽑아 정리해 본다. 주로 블라인드를 통해 논란을 경험한 VIP들과 그런 논란을 원치 않는 VIP들은 어떤 주제들을 좀 더 이해해야 할까?

첫째, 소통은 일단 고통이고 심지어 폭력이 될 수도 있다는 것에 공감해야 한다

소통에 대한 생각과 더 나아가 철학적 수준의 이해는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VIP가 가져야 할 기본 소양이다. 피상적으로 소통이 필요하다, 중요하다, 한번 해보자 해서는 곧 큰 문제를 경험하게 된다. 자신이 직접 성공시켜 본 개인적 소통의 경험이 부족한 상황에서 용기를 내어 시도하는 소통에서 문제는 발생된다. 스스로 자신이 얼마나 소통에 적절한 사람인지를 먼저 신중하게 살펴보는 것이 좋다.

일단 연령 차이, 문화 차이, 경험 차이, 라이프스타일의 차이, 성별의 차이 등을 전제로 하는 VIP와 MZ세대 직원 간에는 일반적 의미의 소통이 가능하다 보는 것이 오히려 더 이상한 것이다. 그런 전제를 무시한 채 시도되는 소통은 곧 폭력이 된다. 그 폭력은 이내 소통을 시도한 VIP에게 고통으로 되돌아 온다. 이제 시대가 그렇다. 그 거대한 격차의 전제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 것인가? 그 부분을 이해하고 극복을 위한 고민을 해 보는 것이 올바른 소통의 준비 운동이 된다.

둘째, 일단 VIP가 유명해야 문제 가능성이 낮아진다

VIP를 보면 가슴 두근거려 하는 직원들이 많아야 한다. VIP가 기존 언론이나 여러 사회적인 주제로 유명하다는 의미는 일단 장시간 동안 언론이나 사회적인 필터링을 거쳤다는 의미다. 공적인 인물이 되었다는 의미다. 공개적으로 소통하는 데에 있어서 상당한 경험을 지녔을 것이고, 이를 통해 해야 할 말과 하지 않아야 할 말을 가려 하는데 능숙한 분일 가능성이 높다. 해당 VIP는 안전하게 소통할 수 있는 기본 역량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다.

MZ세대 직원들 시각에서도 일단 좋은 의미로 유명한 VIP는 셀럽과 같은 좋은 느낌을 주기도 하고, 한번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전 같은 권위에 대한 무조건적인 복종이나, 시니어에 대한 과도한 이해에 대해 알러지를 일으키는 MZ세대 직원들도 일정 수준 이상 유명인으로 포지셔닝 해 온 VIP에게는 일단 호감을 전제로 하게 된다.

양측간 이러한 기본적인 토양 위에서 기업측에서 준비한 전략적 소통을 VIP가 리드하면 부정적인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은 확연하게 낮아진다. “일단 유명해져라, 그렇다면 사람들은 당신이 X을 싸도 박수를 쳐줄 것이다” 해외 어떤 아티스트가 한 말로 알려져 있는 논란의 이 문구가 지나친 감은 있지만,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셋째, VIP 다움을 찾아보자

VIP가 유명하지 않다면, 유명해질 기회가 없었다면, 또는 아직 유명해질 넉넉한 기간이 존재하지 않은 VIP라면 최소한 상대에게 어색한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살아가며 어색한 상대로부터 감동을 받거나, 우호적인 느낌을 받아본 적이 있나? 일단 상대가 어색하다면 일정 시간이 흐른 뒤에 그 자리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것이 일반적 인간의 반응이다.

이상하게 어색하고 불편한 상대와는 소통 과정과 메시지를 접하는 반응이 달라진다. 사람이 어색하고 불편하니 메시지도 어색하고 불편해만 진다. 맥락이 전혀 편하지가 않으니 문제가 된다. VIP가 웃어도 MZ 세대 직원들이 웃지 못하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VIP가 편하게 이야기하자 하면 더욱 더 불편함만 커진다.

VIP는 상대의 어색함을 줄여 나가는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서도 반복하지만 상호간 어색함은 항상 기본 전제다. 어색함이 없는 것이 더 이상한 것이다. 그런 전제를 어떻게 이해하고 풀어나가야 하는지가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는 VIP ’스러움’ 보다 VIP ‘다움’에 대한 가치를 이해했으면 한다. ‘스러움’과 ‘다움’은 일견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의미다. ‘아저씨 스러움’과 ‘아저씨 다움’이라는 표현을 보면 알 수 있다. 있는 그대로의 좋고 익숙한 면을 보여주는 것이 ‘다움’이라면, 부정적으로 비춰지고 있는 면만 보여주는 것이 ‘스러움’일 것이다. VIP 스스로 자신 다움을 찾아보자. 소통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넷째, 마음이 열려야 이해가 된다. 이해가 되어 마음을 여는 것이 아니다

이 선후관계에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 인과관계에 대한 의미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소통을 많이 잘 하면 상대가 마음을 활짝 열 것이라는 상상을 한다. 영화나 여러 소설 등에서도 그런 인공적 인과관계를 보여준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전혀 다른 인관관계가 지배적이다. 자신이 상대에게 마음을 열 준비가 되었거나, 최소한 어떤 계기로 마음을 열었기 때문에 그 이후 소통이 잘 되고 의미 있는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소통만능론에는 이 부분이 빠져 있거나, 의도적으로 감추어 져 있어 문제가 된다.

VIP가 MZ세대 직원 들과의 소통에서 목적한 결과를 얻으려면 먼저 그들의 마음을 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좀더 고민해 보아야 한다. 일단 상당수 마음을 열어야 VIP의 메시지가 소통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야 VIP의 메시지가 이해 가고, 공감에까지 이룰 수 있다. 상대의 마음을 열려는 부단한 노력은 행동이 필수다. 상대의 마음을 열기 위한 행동을 여러 번 지속해 성공하게 되면, 이후 소통이 성공할 가능성은 따라 훨씬 높아진다. 최소한 블라인드에서 논란이 되는 일은 곧 사라진다.

다섯째, VIP의 소통은 독백으로 시작해서, 방백을 거치며 성장한다

VIP가 스스로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방향을 지향하는지,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에 대한 독백은 진정한 소통을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그런 독백은 사내 이메일이나 게시글, 메모, 서적을 통한 것일 수도 있고, 블로그나 소셜미디어를 통한 것일 수도 있다. 기업 철학과 비전의 인간화 된 모습이 VIP라고 할 때 이러한 살아있는 VIP의 독백은 여러 대상과의 소통을 위한 중요한 밑거름이다.

이후 상당한 독백의 시간과 분량이 쌓이면 VIP의 독백은 점점 더 많은 사람들에게 방백의 의미로 다가간다. 기업 구성원을 넘어 사회적 이해관계자 그리고 공중들이 VIP의 방백을 더 많이 접하게 된다. 공감대라는 것이 형성되고, 검증의 단계를 거치고, VIP가 인정받게 되는 수순을 거친다.

현재도 일부 VIP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여러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데, 이런 독백과 방백을 왔다 갔다 하는 노력들이 좀 더 제대로 된 소통을 성취하는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 물론 일부 과정에서의 논란과 해프닝들은 이어지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철학과 비전을 현시화 한 VIP의 독백과 방백 노력은 소통에 있어 매력적인 가치다. PI를 위해서도 가장 목마른 자산이다.

마지막, 기업 스스로도 이상의 가치를 이해해야 한다.

기업 VIP만 유명해지고, 스스로 ‘다움’을 찾고, 상대의 마음을 먼저 열어야 하고, 독백과 방백의 노력을 지속해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기업도 그와 마찬가지로 똑 같은 소통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면 기업 홍보는 물론 이슈나 위기도 한결 쉽게 관리될 수 있을 것이다.

상대에게 가슴두근거림을 주자 하는 전략을 가지고 기업 이슈나 위기를 바라보면 어떤 대응이 떠오를까? 자사에게 발생된 부정 이슈나 위기를 바라보는 이해관계자들과 공중의 가슴을 계속 두근거리게 하려면 현재 무엇을 해야 할까? 그들을 실망시키고, 공감 못하게 하고, 마음을 닫아 걸게 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관리 활동을 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더 나아가 자사에게 가슴 두근거려 하는 이해관계자들과 공중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잠재 이슈나 위기 요소들은 어떻게 사전 관리해 나가는 것이 더 나은 것일까? 종전 같이 해서 그들을 현재와 같이 관리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더 노력해야 할까? 정상 기업에게는 이런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본다.

소통의 걸림돌은 그 이외에도 낯 설음, 이질성, 심미적 제약, 우호성 부족, 감정적 공감 부족, 따분함, 전형성, 분노유발, 무관심 같은 것으로 이로 인한 부정적 논란은 일상적으로 여기 저기 반복된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과 VIP는 이러한 여러 걸림돌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이해를 위한 노력을 우선 해야 한다.

소통을 잘하고, 소통을 통해 기업의 목적을 달성하는 기업과 VIP는 소통 자체를 아주 힘겹고 어렵고 까다로운 것이라 간주하는 공통점이 있다.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주제가 아니라는 주장에도 공감한다. 함부로 나섰다가는 크게 다칠 수 있고, 그 상처는 자칫 되돌리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이를 관리해야 하는 홍보실과 인사 부서에서는 그렇기 때문에 적절한 준비와 연습의 기회를 VIP에게 제공하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VIP 개인 스스로도 이번 편에서 언급한 가치들과 주제들에 대한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 좋다. 소통은 기술이 아니라 인간 본연에 대한 것이고, 사람과 사람 간의 것이고, 노력과 경험과 진실함이 성패를 가르는 행위라는 점을 이해했으면 한다. 전략 없이 마음을 비우는 허심탄회가 소통을 더욱 더 어렵게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뼈아픈 교훈이자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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