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R 기고문]
2020 위기관리를 위한 10대 조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2020년 새해가 밝았다. 2019년 다사다난 했던 한 해가 가고 다시 더욱 더 다사다난 할 새해가 왔다. 위기관리를 하는 홍보담당자들은 매일 매일이 위기라 딱히 새로울 것이 없어 보일 것이다. 하지만, 캘린더 상으로 밝아 온 2020의 새해를 위해서는 어떤 위기관리 노력이 필요할까?
위기관리는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알아도 못한다는 말이 있다. 상당히 의미 있는 말이다. 위기관리라는 것을 책이나 이론으로 배워서 한다는 생각은 일단 버리자. 답은 현장에 있다. 위기관리를 알아도 못할 수밖에 없었다면 그 못할 수밖에 없던 이유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문제를 정확하게 알아야 해결책도 나오는 법이다.
위기관리는 사람이 핵심이다. 사람이 위기를 만든다. 위기가 스스로 터지는 경우는 없다. 위기관리를 하는 것도 사람이다. 사람의 관점에서 위기를 들여다보고, 사람을 중심으로 준비하고, 관제하자. 상시 변화하는 조직 체계와 인력들을 어떻게 지속 가이드하고 훈련시킬 것인지 고민해 보자. 새로운 90년대와 2000년대 출생 인력들과는 어떻게 위기관리를 해 나가야 할 것인지도 요즘의 화두다. 먼저 고민해 보자.
그 외 주요한 위기관리 관련 질문과 간단한 조언을 중심으로 새해 위기관리 노력에 대한 생각을 함께 정리해 보자.
- 위기관리는 위기가 발생하기 이전에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요?
위기관리를 위한 기업의 준비는 매우 다양하고, 긴 프로세스를 필요로 합니다. 경영진을 비롯한 여러 인력이 많은 시간을 투입해 진행해야 하는 지루한 작업이기도 합니다. 많은 기업이 위기관리에 대한 준비는 하고 싶은데, 이상과 같은 많은 투자와 투입의 부담 때문에 선뜻 준비 작업을 개시하지 못하곤 합니다.
현실적으로 딱 한가지 조언 드리면, 새해부터는 정기적으로 이슈 트래킹을 위한 경영진 미팅을 주선해 보시기 바랍니다. 홍보실이 중심이 되면 더욱 좋습니다. 한달에 한번이라도 감지되거나 당면한 이슈에 대해 경영진들의 생각과 의견을 모아 보는 노력을 해 보는 것입니다. 가장 먼저 이슈나 위기에 대한 부정적인 사내 느낌을 희석하는 것을 목표로 해 보십시오. 누구나 어떤 것이라도 이슈나 위기라고 부를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가장 중요한 첫 단추입니다. 물론 대표님이 먼저 그런 생각을 공유해 주셔야 하겠지요.
- 매뉴얼이 필요하다고들 이야기하는 데요. 위기관리 매뉴얼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요?
상식에 반하는 답변인지 모르겠지만, 위기관리 매뉴얼은 가장 나중에 만드시는 것을 권장 드립니다. 흔히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고, 그에 기반해서 훈련과 실행을 한다는 개념을 가진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그 개념이 틀린 개념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현실적인 개념은 아닙니다. 위기관리 매뉴얼은 백지로부터 수립되는 것이 절대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자사에서 누가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위기를 관리해 왔는지에 대해 정확한 분석과 공유가 있은 후, 그 체계를 그대로 기록해 보는 것이 매뉴얼의 첫걸음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부적으로 몇 번에 걸친 워크샵과 토론, 확인작업, 분석작업들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런 프로세스를 거쳐야 그나마 현실을 반영한 위기관리 매뉴얼이 만들어 집니다. 새해에는 우선 기존의 것들을 찾아 모으고, 정리해 보는 노력으로 첫 삽을 떠 보시기 바랍니다. 매뉴얼은 그 다음입니다.
- 흔히 생각하기로는 미디어트레이닝이 가장 중요한 위기관리 트레이닝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맞나요?
아닙니다. 흔히 그렇게 알고 계시지만, 사실 위기관리를 위한 미디어트레이닝은 진행 취지에 있어 일부 의미에 지나지 않습니다. 위기관리의 핵심이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정의하는 홍보실에게는 전부일 수 있겠지만, 전사적 위기관리 개념으로는 아주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실제 위기가 발생했을 때 어떤 어려움이 있나요? 그 부분을 잘 들여다보시면 답을 찾으실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 실제 위기관리 방식을 지켜보면, 가장 많은 문제는 의사결정그룹의 의사결정 지연과 불안함에서 기인합니다.
의사결정 훈련이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하고 효과적인 위기관리 트레이닝이라는 것이죠.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시뮬레이션을 해보시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일단 위기발생을 전제로 한 의사결정만 제대로 진행되면, 미디어트레이닝이나 대변인 트레이닝,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트레이닝과 같은 커뮤니케이션 실행 트레이닝은 쉽게 이루어집니다.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 내용이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새해에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도 관심을 가져 보시지요.
- 최근 들어 온라인과 소셜미디어가 대세가 되면서, 대언론 위기관리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어지는 느낌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마케팅이나 영업, 홍보나 위기관리 어떤 기업의 활동 분야에서도 A or B라는 개념은 위험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떤 분야 건 A and B가 되어야 하고, 더 나아가서 A and B and C and D가 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봅니다.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가 대세라고 해서 기존 언론을 통한 위기관리를 등한시 한다면 위기는 관리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기존과 같이 오프라인 언론에만 온 신경을 쓰고 온라인과 소셜미디어에 귀를 막고 있다면 그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미디어는 늘어납니다. 이해관계자들의 다양성도 늘어만 갑니다. 발생되는 위기와 이슈의 다양성도 나날이 늘어 가기만 합니다. 문제는 그런 환경의 변화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기업의 위기관리 체계입니다. 물론 실무자들께서는 한정된 인력과 시간과 예산에서 어떻게 변화를 따라 갈수 있는가 라는 하소연을 합니다. 하지만, 효율적 위기관리 방식이던가, 좀더 프로세스를 가다듬는다던가 하는 노력은 최소한 하셔야 합니다. 새해에는 빠르게 변화하고 확장되는 위기관리 환경을 먼저 깊이 있게 들여다 보시기 바랍니다. 그 속에서 통합적인 대응의 길을 찾아 보려 노력 하셔야 합니다.
- 일단 위기가 발생하게 되면 아무것도 통제가능한 것이 없는 세상이 된 것 같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위기관리를 통해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은 뭘까요?
너무 단순한 답변 같지만, 먼저 통제가능한 것들을 찾아 보시기 바랍니다. 아무 것도 통제되지 않는 세상이라지만, 그 속에서도 스스로 통제할 수 있거나, 조금만 노력하면 어느정도 통제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위기나 이슈 발생 시 창구일원화 입니다. 이 체계는 가장 기본이기도 하지만, 조금만 노력하면 만들어 지는 것입니다.
보고와 의사결정의 단순화도 마찬가지입니다. 경험 있는 의사결정의 효율화도 그렇습니다. 어느 정도 노력을 하면 갖추어 질 수 있는 통제가능한 분야입니다. 간단하게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가이드라인과 원칙에 대한 반복적 강조도 좋습니다. 사전적 위기관리라는 것은 사실 통제가능한 분야를 최대한 찾아 그 부분들을 관리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새해에는 우리가 스스로 통제가능한 것은 뭘 까 찾아 고민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 우리에게 어떤 위기가 발생할 것인지 몰라 항상 불안하기만 합니다. 주변을 보면 여기저기 위기로 쓰러지는 경영진과 기업이 늘어가고요. 어떻게 이런 불안감을 잠재울 수 있을까요?
일단 불안하시다면 어느정도는 위기관리를 위한 준비는 되신 것입니다. 위기관리에 대한 관심이 없으면 불안하거나 두려운 마음도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조언을 드리면, 말씀하신 것과 같이 주변에서 발생되는 위기와 이슈들을 꼼꼼하게 챙겨 분석하고, 그 내용을 경영진과 공유해 보시기 바랍니다.
반면교사도 좋고 타산지석이라 해도 좋습니다. 어떤 위기도 하늘 아래 새로운 위기는 없습니다. 이미 발생 했던 일종의 기출문제와 같은 것이 위기입니다. 문제는 그런 새롭지도 않은 기출문제 같은 뻔한 위기를 낯설어 하는 기업일 것입니다. 위기에서 배우십시오. 그렇게 되면 두려움이나 불안함은 상당히 줄어들 것입니다. 새해에는 다른 여러 위기사례들을 들여다보고, 그로부터 배우는 노력을 시작해 보시기 바랍니다.
- 예전에는 문제가 아니던 이슈도 최근에는 큰 이슈가 됩니다. 기업의 내부 관행이나 문화가 하루 아침에 바뀌는 것도 아니고, 특히 VIP께서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시는 데 위기관리팀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까요?
맞습니다. 위기관리라는 것이 발생할 수도 있는 위기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인데, 그런 방지의 가능성이 많이 제한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기업문화나 VIP개인의 습관을 위기관리팀이라고 변화시킬 수 있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종종 위기가 발생하면 올 것이 왔다 라거나, 언제 일까 했는데 결국…이런 후담이 나오는 것이죠.
가장 좋은 것은 기업과 VIP가 스스로 문제를 깨닫고 문제가 될 수 있는 관행과 문화를 바꾸어 나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차선책이라고 하면 문제 발생을 전제로 하고 실무그룹 차원에서 위기관리 할 수 있는 방법을 미리 갖추어 놓는 노력일 것입니다. 그런 노력은 여러가지 일 수 있습니다. 가장 핵심은 발생할 것이라는 전제를 공유하는 것입니다. 새해에는 스스로 개선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보십시오. 그와 함께 발생에 대한 전제를 정확하게 공유해 보십시오.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 홍보담당자로서 위기관리에 대한 개념과 영역이 상당히 광범위해서 고민이 많습니다. 예전에는 기자들만 많이 알고 하면 되었는데, 최근에는 온라인, 소셜미디어, 법, 여론 등 무한한 이해와 역량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정말 실질적인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우리 회사에 어떤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먼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런 후에 각각의 위기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면서, 그 위기관리에 필요한 지식과 역량을 찾아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예를 들어 VIP의 개인적 법적 이슈가 예상된다면, 그 형식과 관련된 공부를 해보시는 겁니다. 관련 형법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거나, 수사부터 최악의 상황인 구속에 이르는 프로세스를 이해해 놓는 것도 방법입니다.
고객정보보안 이슈가 예상된다면, 기술적으로는 아니더라도 해당 분야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필요할 것입니다. 우리의 보안 수준이 어떤 수준이었는지에 대한 이해. 위기가 발생했을 때 관련 되는 기관이나 수사 프로세스, 배상 프로세스, 타사 사례들에 대한 이해 등도 사전에 필요합니다. 새해부터는 말 그대로 언론관계를 넘어 위기에 대한 공부를 시작 하시기 바랍니다. 위기 각각에 따라 필요한 대응 역량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시고, 미리 챙겨 보시기를 권장 드립니다. 피가 되고 살이 됩니다.
- 전사적으로 너무 위기관리에 대한 관심이 없어서요. 올해부터는 위기관리에 대한 전사적 관심을 고취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기로 했습니다. 여러 강의나 스터디 그룹 등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위기 의식을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을까요?
다 좋습니다. 어떤 어프로치라도 의미는 있습니다. 문제는 순서입니다. 대부분 기업이 전사적 위기 의식 고취를 목적으로 하면서 일선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의식 고취 프로그램을 먼저 실행합니다. 그런데, 그 순서가 틀렸습니다. 일선 직원들이 발생시키는 위기가 많을까요? 아니면 경영진과 그들의 의사결정에 의해 발생되는 위기가 더 많을까요? 둘 중에서 어떤 위기가 더 심각한 것일까요?
위기의식 고취의 가장 첫 대상은 경영진이어야 합니다. 대표이사를 비롯한 경영진이 먼저 위기를 알고, 위기관리를 공부하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국내기업과 외국기업이 위기관리를 접하는 가장 큰 차이가 이 부분입니다. 외국기업은 위기관리에 대한 강의나 워크샵을 대표이사와 임원들이 듣습니다. 국내기업은 신입사원들과 주니어 직원들이 듣습니다. 일종의 사내강의나 교양일 뿐이죠. 새해부터는 경영진을 대상으로 하는 위기 의식 고취에 좀더 노력을 기울이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첫 단추입니다. 그 다음은 좀더 순조롭게 진행될 것입니다.
- 위기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무엇일까요?
당연히 준비입니다. 준비하고 준비하고 준비한다. 위기관리의 변하지 않는 모토입니다. 준비하면 달라집니다. 준비하면 나아집니다. 준비하면 쉬워집니다. 위기관리가 항상 똑같고, 나아지지 않으며, 어렵기만 한 이유가 뭡니까? 준비하지 않았고, 제대로 준비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가장 어려운 것이 준비라는 것입니다. 시험도 매일 매일 준비하면 쉬운데, 전날 벼락치기를 하거나, 시험날 운에 맡기려 하니 결과가 좋지 않은 것도 그 때문입니다. 해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하기는 어렵고 힘듭니다. 홍보실이 그런 준비 노력을 리드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정치적으로 지는 게임인 위기관리와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것입니다.
앞부분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준비를 할 수 없는, 제대로 준비되지 않을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먼저 확인해 보십시오. 그 이유를 가지고 경영진이나 컨설턴트들과 토론해 보십시오. 조금이라도 변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새해부터는 시작해 보십시오. 바로 시작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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