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032018 0 Responses

[기업 위기관리 백팔수(百八手): 11편] 우군을 확보해 놓으라

[기업 위기관리 백팔수(百八手): 11편] 우군을 확보해 놓으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주변을 둘러 보라. 우리 회사에게 위기가 닥쳤을 때 어떤 이해관계자들이 도움을 줄 수 있을지 확인해 보라. 평시에는 여러모로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야기하는 이해관계자들이라 하더라도 특정 위기가 발생하면 그 손길을 선뜻 주기 어려워하게 되는 게 인지상정이다.

특히 위기 직후 해당 기업이 집중적으로 여론의 포화를 맞게 되면, 그 기업 임원들에 직접 전화를 받는 것도 꺼려하는 이해관계자들이 생겨난다. 공개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는 소문이 나지 않게 해 달라면서 비밀준수 계약을 맺고 위기의 기업을 돕는 컨설팅 회사들도 있을 정도다.

그렇게 친하던 기자들도 막상 우리 기업이 위기에 처하면, 운신의 폭이 좁아져 도움을 주기 어려워한다. 모두 문제를 지적하는데, 혼자 나서 그 기업을 두둔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규제기관이나 시민단체 그리고 국회 등도 대부분 위기 시에는 해당 기업과 일정 거리를 두려 한다.

위기가 발생 했을 때 기업 스스로 이렇게 질문 해 보자. ‘우리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이해관계자는 누구인가? 누가 우리편이 될 수 있을까?’ 만약 그 질문에 답을 선뜻 하기 힘들고, 대부분 주변 이해관계자들이 손사래를 친다면 위기관리 차원에서 새로운 결단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현재 상황에서는 이해관계자들이 개입하기 어려워한다면, 그들이 그렇게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면 되는 것이다. 우군 역할을 해 줄 이해관계자를 만드는 결단과 실행을 해야 한다. 적대적 원점 이해관계자나 상당히 부정적 태도를 보이는 이해관계자를 하루 아침에 우군으로 바꾸는 것은 어렵다고 쳐도 나머지는 다르다.

면밀하게 이해관계자들을 분석해서, 중립 또는 중립에 가까운 태도를 보이는 이해관계자를 위기관리 관점에서 관리해야 한다. 예를 들어 발생한 논란 때문에 특정 규제기관에게 사회적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면, 그 규제기관과 협의해 기관의 조사에 보다 적극적이고 전향적으로 협조하는 것이 한 수가 될 수 있다. 시민단체가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 기업측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그들에게 다가가 상황을 설명하고 의혹을 감소시키는 전향적 실행을 하는 것이 상호간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언론에게도 마찬가지다. 부정적 비난을 감수하고 버티기 보다, 기자회견을 열어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획기적 개선이나 재발방지책을 전달하는 것도 언론에게 기사거리를 주는 노력이 되겠다.

직원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그 가족까지 포함해 커뮤니케이션 할 수도 있다. 현재 회사에게 처한 위기상황을 솔직하게 전략적으로 설명하고 그에 대한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작업은 유효하다. 그들이 사회로 나가 회사를 위한 우군이 되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강력한 잠재적 우군은 사실 소비자나 고객들이어야 한다. 기업 위기관리 사례에서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통해 위기를 관리한 케이스들이 꽤 된다. 더욱 더 고객들과 커뮤니케이션을 늘리려 애쓰고, 그들에게 도움과 신뢰를 보여주길 요청하는 위기관리처럼 멋진 것이 없다.

위기 시 이런 우군 만들기 전략이 유효 하려면 먼저 해야 할 숙제가 있다. 평시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자산이 존재하도록 꾸준히 노력했어야 했다는 숙제다. 그런 숙제를 등한 시 했다면, 현실적으로 우군이 되어줄 이해관계자를 찾는 것은 불가능 할 것이다.

또한 주저해 하던 이해관계자가 이전보다 훨씬 부담을 덜 느끼며 도움의 손길을 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내는 것은 거의 예술에 가깝다. 상당한 수준의 정무감각과 최고의사결정권자의 강한 의지가 필수적이다. 정치적 수준의 제스츄어와 투자 그리고 관심이 필요충분 조건이다.

일정 기간 어려움을 겪은 기업 위기 케이스의 말미로 가면 대략 이런 이해관계자 반응들이 나오는 것을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제 비판은 그만하고 해당 기업에게 개선 기회를 주자” “사실 알고 보니 이 기업만의 책임은 아니었다” “깊이 사과하고 뉘우치고 있다. 과감한 결단을 통해 재발방지 의지를 보여주었다는 것을 참작한다” 등의 이해관계자가 태도변화 말이다.

이런 변화는 대부분 위기관리를 진행하는 기업의 전략적 우군 만들기 작업의 결과다. 그런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전반적 이해관계자 시각들이 변화하게 되면 그 때부터는 상황이 점차 소멸 수준으로 나아가게 된다. 일부에서는 이를 받아 너무 광적이었던 비판에 대한 반성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더 나아가 해당 기업이 일종의 사회적 부조리의 피해자인 것처럼 해석하는 시각도 나타난다. 희생양론이나 마녀사냥론이 그런 것이다.

이런 우군 만들기 전략이 얼핏 상당히 극적이고 어렵지 않은 것처럼 보일 것이다. 하지만, 실제 위기를 맞은 기업은 생각보다 훨씬 더 어렵고 힘든 숙제에 대한 부담과 그 숙제를 하지 않았음을 후회 하게 된다. 평소 숙제 하지 않는 학생은 시험을 잘 보기 어렵다는 단순한 교훈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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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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