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072015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6편] 이 참에 버르장머리를 고쳐줄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특정 이해관계자와의 갈등이 발생해 어제 위기관리위원회가 소집 되었습니다. 위기관리 컨설팅사나 로펌 모두 CEO께 ‘가능하면 만나 합의하시라’ 조언 했었지요. 근데 CEO께서는 ‘이렇게 된 이상 상대방 쪽 버르장머리를 고쳐주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으십니다. 실무임원인 저도 부담 되긴 하는데요, CEO께서 그리 결정 하셨으니까 일단 할 수 있는데 까지 밀어 부치려 합니다. 노이즈 없이 그 쪽(문제의 이해관계자)을 제압하는 게 가능할까요?”

[위기관리 컨설턴트의 답변]

아주 흔한 케이스입니다. 내부고발이나 언론 플레이를 하는 전직 직원 케이스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회사에서 해고 된 후 앙심을 품고 민감한 사내 정보를 언론에 흘리며 경영진을 압박하는 케이스입니다. 한 온라인 매체가 이 이슈를 아주 드라마틱하게 다루었지요. 물론 그 뒤에는 그 전직 직원이 있었습니다.

경영진들은 기사를 보고 발칵 했지요. 특히 CEO께서 대노(大怒) 하셨습니다. 근무 당시 얻은 업무 비밀을 그 자가 누설했다며 법무실에 소송 검토를 지시하고도 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홍보실에서 향후 대응 방향을 묻자 CEO께서는 “일단 기사가 이렇게 나가고 난 뒤 그자와 합의를 하겠어 뭐를 하겠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법적 조치를 하는 수 밖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일부 임원들은 CEO의 말씀에 공감 했습니다. “언론에 가기 전에 미리 자신의 언론 플레이 계획을 이야기했었으면 어떻게라도 챙겨 봤을 텐데, 자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니까 바로 언론 플레이를 했어요. 아주 나쁜 사람입니다”하면서 강력 대응을 지지했었지요.

이런 유형의 이해관계자 갈등(협박, 고소, 진정, 강한 불만제기, 피해주장 등)에서 해당 이해관계자를 관리하는 것을 ‘원점관리(原點管理)’라 부릅니다. 원점관리를 결정하는 기준은 대략 이렇습니다. 그 이해관계자가 회사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힘이 있는가? 주로 규제기관이나 관련된 인사와의 갈등이라면 이에 해당하겠지요.

영향력에 이어 최근 중요해진 기준이 ‘확산력’입니다. 이 이해관계자가 다른 이해관계자들의 주목을 끌거나 개입을 유도할 수 있는 확산 역량을 가지고 있느냐 하는 거죠. 예를 들어 기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퍼뜨리고 다니는 전직 직원 같은 경우입니다.

그 외 마지막 기준은 ‘심각성’입니다. 갈등의 주제가 아주 심각, 극적, 극단적인 경우입니다. 소비자가 피해를 입었다 주장하는데 그 피해 정도나 형태가 아주 독특한 경우를 상상해 보시지요.

이런 유형의 ‘원점’들은 아주 신중하게 선제적, 전향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대상입니다. 이런 기준에 충분히 부합하는 위험한 원점인데도, 기업들은 원점관리보다는 원점에 대적, 압박 해 공격성을 분쇄해보려 시도하다 위기관리에 실패합니다. 활활 타오르고 있는 원점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채 주변 이해관계자들에게만 커뮤니케이션 하는 오류들도 아주 흔합니다.

최근 기업과 이해관계자들간 관계에서 벌어진 많은 위기관리 실패 사례들도 ‘원점관리 실패’ 또는 ‘원점관리 의지부족’으로 벌어진 것입니다. 변호사들도 종종 소송 전에 ‘가능한 합의 하시라’ 조언 합니다. 언론 플레이를 통해 상호 난타전을 벌인 뒤 회사가 이겨도 별반 이득이 없다고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은 조언합니다. 상대 이해관계자 몇몇에게 말 그대로 ‘본때’를 보여 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과정이나 결과에서 회사가 얻는 재무적, 명성적, 규제적, 자산적, 인적 손실이 매우 크다면 이는 위기관리가 실패했다는 의미입니다.

일반적으로 기업과 이해관계자간 갈등 발생 시 해당 기업이 초기부터 ‘원점관리’에 적극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최고경영진의 ‘분노와 억울함’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내부적으로 내심 원점관리를 통해 빨리 합의 하거나, 회유 해 상호 좋게 마무리 하자는 의견이 공론화 되지 못하는 이유가 그 때문입니다.

이런 류의 이슈발생시에는 최고의사결정권자의 감정을 잘 관리해 합리적 원점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노력들이 필요합니다. 물론 어렵습니다. 자신의 감정관리도 힘든데, 대표이사의 감정관리가 쉽게 가능할 리 없지요. 여기에서 얻는 인사이트는 간단합니다. 화내고, 흥분하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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